모야모야병이란 무엇인가? 원인부터 증상, 치료 방법까지 총정리
Contents Table
참조 (네이버 백과사전 / 사전) : 모야모야병
함께읽으면 좋은 글
‘모야모야(もやもや)’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모양’을 뜻하는 일본어에서 유래했습니다. 뇌 사진을 찍었을 때, 막힌 뇌혈관 주변으로 가늘고 비정상적인 미세혈관들이 자라난 모습이 마치 담배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모야모야병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모야모야병은 특별한 원인 없이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주요 혈관인 내경동맥(속목동맥)의 끝부분과 그 분지인 전대뇌동맥, 중대뇌동맥이 점차 좁아지다가 결국 막히는 만성 진행성 뇌혈관 질환입니다. 우리 몸은 부족한 뇌 혈류를 보충하기 위해 막힌 혈관 주변으로 가느다란 비정상 혈관들을 만드는데, 이 혈관들이 바로 ‘모야모야 혈관’입니다.
하지만 이 혈관들은 매우 가늘고 약해서 필요한 만큼의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거나, 반대로 쉽게 터져 뇌출혈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모야모야병은 뇌경색과 뇌출혈, 두 가지 형태의 뇌졸중 위험을 모두 안고 있는 심각한 질환입니다. 주로 동아시아인, 특히 한국인과 일본인에게서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뇌혈관의 변화
모야모야병에서 나타나는 뇌혈관의 변화를 정상적인 뇌혈관과 비교하면 그 차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정상 뇌혈관]
- 구조: 굵고 튼튼한 내경동맥이 뇌의 깊은 부분까지 혈액을 원활하게 공급합니다. 혈관벽은 매끄럽고 혈류의 흐름에 방해가 없습니다.
- 혈류: 뇌의 각 부분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분이 안정적으로 전달됩니다.
- 결과: 뇌 기능이 정상적으로 유지됩니다.
[모야모야병 환자의 뇌혈관]
- 구조:
- 혈관 협착: 뇌로 들어가는 굵은 내경동맥의 끝부분이 점차 좁아집니다 (협착).
- 혈류 감소: 좁아진 혈관 때문에 뇌로 가는 전체 혈류량이 크게 줄어듭니다.
- 비정상 혈관 생성: 부족한 혈류를 보상하기 위해 뇌 바닥 부분에 가늘고 약한 혈관들(모야모야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자라납니다.
- 혈류: 모야모야 혈관은 매우 취약하여 혈류 공급이 불안정합니다. 작은 혈전에도 쉽게 막혀 뇌경색을 일으키거나, 약한 혈관벽이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터져 뇌출혈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결과: 반복적인 뇌 허혈 증상(일과성 허혈 발작)이나 심각한 뇌졸중(뇌경색, 뇌출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모야모야병의 원인
모야모야병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연구를 통해 몇 가지 주요 요인이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유전적 요인: 모야모야병 환자 중 약 10~15%는 가족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동아시아 환자들에게서는 ‘RNF213’이라는 특정 유전자의 변이가 높은 빈도로 발견되어, 이 유전자가 질병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 후천적 요인: 드물게 다운 증후군, 신경섬유종증 1형, 갑상선 기능 항진증과 같은 다른 질환이나 두부 방사선 치료 후에 모야모야병과 유사한 혈관 변화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모야모야 증후군’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모야모야병은 위와 같은 특정 원인을 찾을 수 없는 ‘특발성’으로 분류됩니다.
연령에 따라 다른 증상
모야모야병은 10세 이하의 소아와 30~40대의 성인, 두 연령대에서 발병률이 높은 ‘쌍봉형’ 분포를 보입니다. 나타나는 증상도 연령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1. 소아 모야모야병의 증상
소아 환자에게서는 주로 뇌 혈류 부족으로 인한 ‘뇌허혈’ 증상이 주로 나타납니다.
- 일과성 허혈 발작 (TIA): 가장 흔한 증상으로, 일시적으로 뇌 혈류가 부족해져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지고, 발음이 어눌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가 수 분에서 수 시간 내에 회복됩니다.
- 유발 요인: 뜨거운 음식을 식히려고 ‘후후’ 불거나, 라면을 먹을 때, 심하게 울거나, 격렬하게 운동하는 등 과호흡을 유발하는 상황에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호흡은 혈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춰 뇌혈관을 수축시키기 때문입니다.
- 발작 및 경련: 뇌 혈류 부족이 뇌의 특정 부위를 자극하여 발작이나 경련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 두통: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두통을 호소할 수 있습니다.
- 지적 발달 저하: 반복적인 뇌허혈은 장기적으로 뇌 기능에 영향을 미쳐 학습 능력이나 지적 발달이 저하되는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2. 성인 모야모야병의 증상
성인 환자에게서는 소아와 같은 뇌허혈 증상과 함께, 약해진 모야모야 혈관이 터져 발생하는 ‘뇌출혈’의 위험이 더 높습니다.
- 뇌출혈: 갑작스러운 의식 저하, 심한 두통, 구토, 반신 마비 등 심각한 증상을 동반하며, 생명을 위협하거나 영구적인 장애를 남길 수 있습니다. 성인 모야모야병 환자의 약 50%는 뇌출혈로 처음 진단됩니다.
- 뇌경색: 뇌허혈 증상이 회복되지 않고 영구적인 손상으로 이어져 뇌경색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두통: 만성적인 두통은 성인 환자에게서도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입니다.
정확한 진단 방법
모야모야병이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하게 신경과 또는 신경외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진단은 다음과 같은 영상 검사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 자기공명영상 (MRI) & 자기공명혈관조영술 (MRA): MRI는 뇌의 구조적 이상이나 뇌경색의 흔적을 확인하고, MRA는 뇌혈관의 모양을 직접 확인하여 내경동맥의 협착 여부를 평가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검사입니다. 비침습적이라 환자에게 부담이 적습니다.
- 컴퓨터단층촬영 (CT) & CT혈관조영술 (CTA): CT는 특히 뇌출혈 여부를 신속하게 확인하는 데 유용하며, CTA를 통해 3차원적인 혈관 영상을 얻을 수 있습니다.
- 뇌혈관 조영술 (TFCA): ‘골드 스탠다드’로 불리는 가장 정확한 진단 방법입니다. 사타구니의 대퇴동맥을 통해 가느다란 도관을 뇌혈관까지 삽입한 후 조영제를 주입하며 X-ray 사진을 찍습니다. 이를 통해 내경동맥의 협착 정도, 모야모야 혈관의 발달 정도, 전체적인 뇌 혈류 상태를 매우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어 치료 계획, 특히 수술 방법을 결정하는 데 필수적인 정보를 제공합니다.
- 뇌혈류 검사 (SPECT, Perfusion MRI): 뇌의 각 영역에 혈액이 얼마나 공급되고 있는지 기능적으로 평가하는 검사입니다. 수술 전후의 혈류 개선 효과를 객관적으로 비교하는 데 사용됩니다.
모야모야병의 치료
모야모야병 치료의 핵심 목표는 뇌졸중을 예방하여 환자의 신경학적 기능을 보존하고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치료는 크게 약물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뉩니다.
1. 약물 치료
약물 치료는 모야모야병 자체의 진행을 막을 수는 없지만, 증상을 관리하고 뇌졸중의 위험을 낮추는 보조적인 역할을 합니다.
- 항혈소판제 (아스피린 등): 혈관이 좁아진 부위에서 혈전(피떡)이 생겨 뇌경색이 발생하는 것을 예방합니다.
- 혈관확장제 (칼슘채널차단제 등): 두통이나 일과성 허혈 발작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 항경련제: 발작이나 경련 증상이 있는 경우 사용합니다.
2. 수술적 치료 (혈관문합술)
현재까지 모야모야병의 진행을 막고 뇌 혈류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법은 수술입니다. 수술의 목표는 뇌 바깥의 건강한 혈관을 뇌 안의 혈관과 연결하여 새로운 혈류 공급 통로를 만들어주는 ‘혈관문합술(revascularization surgery)’입니다.
- 직접 혈관문합술: 두피를 지나는 혈관(얕은측두동맥, STA)을 뇌 표면의 혈관(중대뇌동맥, MCA)에 직접 미세현미경으로 연결하는 방법입니다. 수술 즉시 풍부한 혈류를 공급할 수 있어 효과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고속도로에 새로운 진출입로를 바로 만들어주는 것과 같습니다.
- 간접 혈관문합술: 혈관이 풍부한 두피의 조직이나 근육을 뇌 표면에 덮어주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새로운 혈관들이 스스로 자라나 뇌 안으로 파고들어가도록 유도하는 방법입니다. 주로 혈관이 너무 가늘어 직접 연결이 어려운 소아 환자에게 사용됩니다. 척박한 땅에 비옥한 흙을 덮어 새로운 식물이 자라나게 하는 것과 비유할 수 있습니다.
- 병합 혈관문합술: 직접 문합술과 간접 문합술을 동시에 시행하여 즉각적인 혈류 개선과 장기적인 혈관 발달을 함께 도모하는 방법입니다.
수술의 성공률은 매우 높으며, 수술을 받은 모야모야병 환자는 뇌졸중 발생 위험을 현저히 낮출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모야모야병은 평생 관리가 필요한 희귀 난치성 질환입니다. 하지만 조기에 정확히 진단하고, 특히 혈관문합술과 같은 적극적인 수술적 치료를 받는다면 뇌졸중의 위험을 크게 줄이고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유를 알 수 없는 반복적인 두통이나, 과호흡 시 일시적으로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등의 의심 증상이 나타난다면 주저하지 말고 신경과 전문의를 찾아 상담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모야모야병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빠른 대처가 환자의 예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열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