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L Wafer란 무엇인가? 개념부터 와이어 본딩 난이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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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RDL 반도체 패키징 기술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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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칩은 매년 더 작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칩이 작아진다고 해서 그 칩을 외부와 연결하는 ‘전기적 통로(I/O Pad)’의 크기까지 무한정 줄일 수는 없습니다.
물리적인 연결 통로가 너무 작으면 납땜을 하거나 전선을 연결할 공간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핵심 기술이 바로 RDL(Redistribution Layer) Wafer, 즉 재배선층 웨이퍼입니다.
오늘은 RDL Wafer가 도대체 무엇인지, 왜 필요한지, 그리고 엔지니어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RDL Wafer 위에서의 Wire Bonding’은 왜 까다로운지에 대해 기술적인 관점에서 정리해보겠습니다.
RDL Wafer의 정의
RDL은 Redistribution Layer의 약자입니다. 한국어로는 ‘재배선층’이라고 부릅니다.
일반적으로 웨이퍼 공정이 끝난 칩의 I/O Pad(입출력 단자)는 칩의 가장자리나 특정 위치에 고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패키징 단계에서 이 위치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너무 촘촘해서 밖으로 선을 뺄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이때 칩 위에 절연체와 금속선(주로 구리)을 한 층 더 깔아서, 기존의 Pad 위치를 원하는 새로운 위치로 옮겨주는 기술이 적용된 웨이퍼를 RDL Wafer라고 합니다. 쉽게 말해, 집의 콘센트 위치가 쓰기 불편해서 멀티탭을 이용해 원하는 위치로 콘센트 구멍을 옮겨 놓은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왜 RDL Wafer를 사용하는가?
반도체 제조사들이 비용을 들여가며 굳이 재배선(RDL) 공정을 추가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1. I/O 배치 자유도 증가 (Fan-Out)
칩 사이즈가 너무 작아지면 칩 위에 솔더볼(Solder Ball)을 올릴 공간이 부족해집니다. RDL을 사용하면 칩 바깥쪽까지 회로를 연장해서 솔더볼을 배치할 수 있습니다. 이를 Fan-Out Wafer Level Package (FO-WLP)라고 하며, 여기서 RDL은 필수입니다.
2. 고성능 칩의 신호 경로 최적화
기존 와이어 본딩 방식은 선이 길어지면 전기적 신호가 늦게 전달되거나 노이즈가 낄 수 있습니다. RDL을 통해 최단 거리로 배선을 다시 깔면 전기적 특성이 훨씬 좋아집니다.
3. 다양한 패키지 디자인 수용
칩의 설계는 그대로 둔 채, 패키지 모양만 바뀌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때 칩 설계를 다시 하는 건 엄청난 비용이 듭니다. 대신 RDL 층만 살짝 바꿔서 패키지 핀(Pin) 위치를 맞춰주는 것이 훨씬 경제적입니다.
RDL Wafer의 Wire Bonding
많은 현장 엔지니어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입니다. “RDL Wafer에 Wire Bonding을 하는 것이 일반 Wafer보다 어려운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습니다. 조건이 까다롭고 난이도가 높습니다.”
그 이유는 바닥이 푹신하기 때문입니다. 이 현상을 이해하려면 단면 구조를 알아야 합니다.
Wire Bonding이 어려운 기술적 이유
일반적인 웨이퍼의 Pad는 딱딱한 실리콘(Si) 기판 위에 얇은 산화막과 금속(Al)이 올라간 형태입니다. 바닥이 단단하기 때문에 위에서 와이어를 누르고 초음파(Ultrasonic) 진동을 가하면, 그 에너지가 온전히 접합부에 전달되어 용접이 잘 됩니다.
하지만 RDL Wafer는 다릅니다.
1. 쿠션 효과 (Cushioning Effect)
RDL 배선을 만들기 위해서는 금속선 아래와 위에 절연체가 필요합니다. 이때 주로 Polyimide(PI)나 PBO 같은 고분자 물질(Polymer)을 사용합니다. 이 물질들은 실리콘보다 훨씬 부드럽고 탄성이 있습니다.
본딩 장비(Capillary)가 와이어를 누르고 진동을 줄 때, 바닥에 깔린 이 고분자 층이 진동 에너지를 흡수해 버립니다. 마치 딱딱한 책상 위에서 망치질을 하는 것과, 푹신한 침대 위에서 망치질을 하는 것의 차이입니다. 침대 위에서는 힘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죠.
2. 표면 거칠기 및 산화
RDL Pad는 주로 도금(Plating) 방식으로 형성된 구리(Cu) 혹은 그 위에 금(Au)을 입힌 형태입니다. 일반적인 알루미늄 Pad보다 표면이 거칠거나, 도금 과정의 유기물 오염이 남아있을 확률이 높아 본딩이 잘 붙지 않는(Non-stick) 현상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일반 Wafer vs RDL Wafer 본딩 비교
이해를 돕기 위해 일반 웨이퍼와 RDL 웨이퍼의 본딩 조건을 표로 정리했습니다.
| 구분 | 일반 Wafer (Standard) | RDL Wafer |
| Pad 하부 재질 | Silicon / SiO2 (단단함) | Polyimide / PBO (부드러움) |
| 에너지 전달 효율 | 높음 (Energy 손실 적음) | 낮음 (쿠션 효과로 에너지 흡수) |
| 본딩 파라미터 | 표준 조건 사용 가능 | 더 높은 파워(USG) 또는 압력(Force) 필요 |
| 주요 불량 유형 | Pad Cratering (너무 세서 깨짐) | Non-Stick (안 붙음), Lift-off |
| 난이도 | 보통 | 높음 (공정 최적화 필수) |
공정 최적화 포인트
따라서 RDL Wafer에 Wire Bonding을 진행할 때는 다음과 같은 조건 변경을 고려해야 합니다.
- USG Power 증가: 고분자 층에 흡수되는 에너지를 보상하기 위해 초음파 출력을 높여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높이면 아래층의 배선이 손상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 Bond Force 조절: 초반에 와이어를 꽉 눌러주는 힘을 조절하여 접촉 면적을 확실히 확보해야 합니다.
- 온도(Temperature) 상승: 열을 더 가해서 금속의 결합을 돕는 방식을 쓰기도 하지만, RDL에 쓰인 폴리머가 열에 약할 수 있으므로 한계가 있습니다.
RDL 기술의 전망
RDL 기술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모바일 AP부터 고성능 AI 반도체까지, 칩의 성능을 극대화하고 크기를 줄이는 데 있어 RDL Wafer는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특히 TSMC의 InFO(Integrated Fan-Out) 같은 기술이 대성공을 거두면서, 패키징 업계에서 RDL 공정 능력은 곧 기술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비록 후공정 엔지니어 입장에서는 다루기 까다로운 녀석이지만, 그만큼 높은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기술임은 분명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