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파괴 분석, X-ray와 초음파로 칩 속을 들여다보는 법

비파괴 분석, X-ray와 초음파로 칩 속을 들여다보는 법

병원에서 배가 아프다고 하면 의사는 바로 수술하지 않습니다. 먼저 초음파로 장기 사이의 경계를 살피고, 필요하면 CT로 몸속을 단층 영상으로 찍어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확인하죠. 몸을 열지 않고도 상당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칼은 그다음에 듭니다.

불량 칩을 다룰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몰드 수지 안에 숨은 와이어, 솔더 볼, 계면을 자르지 않고 보는 기술을 통틀어 비파괴 분석이라고 부르죠. 이 글에서는 대표 기법인 X-ray와 초음파 현미경이 각각 어떤 물리 원리로 내부를 보여 주는지, 무엇을 잘 보고 무엇을 놓치는지 정리합니다.

비파괴 분석을 먼저 하는 이유

패키지를 한 번 열거나 자르면 내부 상태가 바뀝니다. 수지를 녹이는 과정에서 박리된 틈이 사라지거나, 자르는 과정에서 새로운 균열이 생길 수도 있죠. 그러면 원래 있던 결함과 분석이 만든 흔적을 구분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비파괴 분석은 고장 분석의 앞 단계에서 어디를 자를지 정하는 지도 역할을 합니다. 같은 칩을 신뢰성 시험 전후로 반복해 찍어 변화를 비교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죠. 양산에서는 표본을 골라 공정이 정상인지 확인하는 모니터링 도구로도 쓰입니다.

X-ray 검사, 밀도 차이로 그리는 그림자

2D 투과 영상의 원리

X선은 물질을 지나면서 일부가 흡수되는데, 원자 번호가 크고 밀도가 높으며 두꺼운 재료일수록 더 많이 흡수됩니다. 금이나 구리 와이어, 주석 계열 솔더는 X선을 많이 막아 영상에서 진하게 보이고, 몰드 수지나 기판의 유기 재료는 거의 투명하게 지나가죠. 결국 X-ray 영상은 밀도 차이로 만든 그림자입니다.

시료를 비스듬히 기울여 찍으면 위아래로 겹친 구조를 어느 정도 나눠 볼 수 있습니다. 그래도 2D 영상은 모든 층이 한 장에 겹쳐 보이기 때문에, 적층 구조가 복잡한 패키지에서는 어떤 그림자가 어느 층에 있는지 헷갈리기 쉽죠.

3D CT, 단층으로 나눠 보기

X선 컴퓨터 단층 촬영(X-ray CT, Computed Tomography)은 시료를 돌려 가며 여러 각도에서 투과 영상을 얻은 뒤, 계산으로 3차원 구조를 복원합니다. 원하는 높이의 단면을 잘라 보듯 꺼내 볼 수 있어서, 수많은 범프 중 하나에 생긴 문제를 찾을 때 유용하죠.

대신 촬영과 복원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시료가 클수록 같은 장비에서 얻을 수 있는 해상도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병원 CT처럼 해상도와 범위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셈이죠.

X-ray로 찾는 대표 불량

X-ray는 금속 구조의 모양과 연결 상태를 보는 데 강합니다. 몰딩 때 흘러 들어간 수지에 밀려 와이어가 휘는 와이어 스윕(Wire Sweep), 이웃 와이어끼리 닿는 단락, 끊긴 와이어가 대표적이죠.

솔더 접합에서는 솔더 안에 기포가 남은 보이드(Void), 이웃 볼끼리 붙은 브리지(Bridge), 볼과 패드가 제대로 녹아 붙지 않은 접합 불량을 확인합니다. 보이드는 열이 빠져나가는 길을 막고 균열의 출발점이 될 수 있어서, 면적 비율로 기준을 정해 관리하는 경우가 많죠.

반면 X-ray는 아주 얇은 틈에는 약합니다. 계면이 떨어져 생긴 공기층은 두께가 매우 얇아 X선 흡수에 차이를 거의 만들지 못하죠. 흔히 X-ray로 보이지 않으면 내부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박리처럼 얇은 결함은 다음에 볼 초음파가 훨씬 잘 찾습니다.

초음파 현미경 SAT, 계면에서 돌아오는 소리

음향 임피던스와 반사의 원리

초음파 현미경(SAT, Scanning Acoustic Tomography)은 높은 주파수의 초음파를 시료에 쏘고, 재료의 경계에서 되돌아오는 소리를 분석합니다. 장비 이름을 따 C-SAM이라고도 부르죠. 초음파는 공기 중에서 잘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시료를 물에 담가 물을 매질로 사용합니다.

소리가 얼마나 반사되는지는 두 재료의 음향 임피던스(Acoustic Impedance) 차이가 정합니다. 수지와 실리콘처럼 단단히 붙은 계면에서는 일부만 반사되지만, 공기층이 끼면 임피던스 차이가 매우 커서 소리가 거의 전부 되돌아오죠. 게다가 공기층에서 반사된 신호는 위상이 뒤집혀 돌아오기 때문에, 반사 세기와 위상을 함께 보면 정상 계면과 박리를 구분할 수 있습니다.

주파수 선택은 트레이드오프입니다. 주파수가 높을수록 파장이 짧아 작은 결함까지 보이지만, 재료 안에서 빨리 감쇠해 깊이 들어가지 못하죠. 얇은 칩 근처를 정밀하게 볼 때는 높은 주파수를, 두꺼운 패키지 깊은 곳을 볼 때는 낮은 주파수를 고릅니다.

A-scan, B-scan, C-scan

SAT 영상은 같은 신호를 어떻게 펼쳐 보느냐에 따라 이름이 달라집니다. 한 지점에서 시간에 따른 반사 파형을 그린 것이 A-scan이고, 한 줄을 따라 훑어 세로 단면처럼 보여 주는 것이 B-scan, 특정 깊이의 반사만 골라 평면 영상으로 만든 것이 C-scan이죠. 실무에서 가장 많이 보는 박리 사진은 대부분 C-scan입니다.

반사가 아니라 시료를 통과한 소리를 반대편에서 받는 투과 방식도 있습니다. 경로 어디에든 공기층이 있으면 소리가 막혀 어둡게 보이므로, 깊이 정보는 없지만 박리가 있는지 빠르게 걸러 내는 데 쓰이죠.

그 밖의 비파괴 분석 기법

가장 먼저 하는 것은 광학 현미경 외관 검사와 핀별 I-V 곡선 측정입니다. 외관에서 균열이나 변색을 찾고, I-V 곡선으로 어느 핀이 끊겼거나 단락되었는지 확인하면 X-ray와 SAT로 어디를 집중해서 볼지 정할 수 있죠.

TDR(Time Domain Reflectometry)은 아주 빠른 전기 펄스를 핀에 보내고 돌아오는 반사 신호의 시간을 재서, 신호 경로의 어느 지점에서 임피던스가 바뀌었는지 찾습니다. 정상 칩과 파형을 비교하면 끊김이 기판 쪽인지 다이 쪽인지 대략 구분할 수 있어, 초음파의 원리를 전기 신호로 옮긴 방법이라고 볼 수 있죠.

적외선 열화상은 전원을 넣은 칩의 표면 온도 분포를 찍어 단락으로 뜨거워진 지점을 찾습니다. 패키지 상태에서도 발열 위치를 대략 짚을 수 있어, 이후 고장 분석에서 다이를 열 위치를 정하는 데 도움이 되죠.

기법을 고르는 순서와 한계

각 기법은 보는 대상이 다르므로, 증상에 맞춰 순서를 정합니다. 일반적으로는 정보를 가장 넓게 얻는 방법에서 좁은 방법으로 진행하죠.

패키지 내부 검사의 일반적인 순서

  1. 외관 검사: 광학 현미경으로 패키지 표면의 균열, 변색, 이물을 확인한다.
  2. 전기 확인: 핀별 I-V 곡선으로 개방, 단락, 누설이 있는 핀을 찾는다.
  3. X-ray 검사: 의심 핀과 연결된 와이어, 범프, 솔더 볼의 모양을 확인한다.
  4. SAT 검사: 칩 표면, 다이 접착층, 기판 계면의 박리와 균열을 확인한다.
  5. 보조 기법: 필요하면 TDR이나 열화상으로 끊김과 발열 위치를 좁힌다.
  6. 결과 종합: 결함 후보 위치를 정리해 단면 분석이나 디캡 위치를 정한다.

한계도 분명합니다. 비파괴 분석의 해상도는 대략 μm 수준이어서, 다이 안의 nm 크기 결함은 직접 볼 수 없죠. X선에 민감한 일부 메모리 소자는 누적 조사량을 관리해야 하고, SAT를 위해 물에 담근 시료는 이후 시험 전에 충분히 건조해야 합니다.

X-ray와 SAT 비교 표

구분X-ray (2D·CT)초음파 현미경 (SAT)
원리재료별 X선 흡수 차이계면의 음향 임피던스 차이에 따른 반사
잘 보는 것와이어 스윕·단락, 솔더 보이드, 브리지계면 박리, 내부 균열, 접착층 보이드
약한 것얇은 공기층, 박리계면이 많이 겹친 깊은 곳, 금속 형상
매질과 준비준비 거의 없음물에 담가 측정, 측정 후 건조 필요
3차원 정보CT로 단층 복원 가능반사 시간으로 깊이 선택, B-scan 단면
주의할 점민감 소자의 누적 조사량주파수에 따른 해상도와 투과 깊이 균형

핵심 정리

비파괴 분석은 X-ray로 금속 구조의 모양과 연결을, SAT로 계면의 박리와 균열을 확인하고, 외관 검사, I-V 곡선, TDR, 열화상으로 그 사이를 메우는 조합입니다. X-ray는 밀도 차이를, SAT는 음향 임피던스 차이를 보기 때문에 서로 놓치는 부분을 채워 주죠.

초음파와 CT로 몸속을 먼저 살핀 뒤 수술 부위를 정하는 진료처럼, 칩도 자르기 전에 볼 수 있는 것은 모두 보는 것이 원칙입니다. 분석 사진을 볼 때는 어떤 원리의 영상인지부터 확인하면, 보이지 않는 결함이 왜 보이지 않는지도 함께 읽을 수 있습니다.

면접 대비 질문

면접 대비 질문신뢰성 시험 후 패키지 박리가 의심됩니다. X-ray와 SAT 중 어느 쪽을 쓰겠으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답변 포인트] 박리는 얇은 공기층이라 X선 흡수 차이를 거의 만들지 못하므로 SAT가 적합하다고 답합니다. 공기층에서는 음향 임피던스 차이가 커서 초음파가 거의 전부 반사되고 위상이 뒤집히므로, 반사 세기와 위상으로 박리를 구분할 수 있다는 원리를 설명합니다. 원하는 깊이의 계면을 C-scan으로 보고, 해상도와 투과 깊이를 고려해 주파수를 고른다는 점, 와이어나 솔더 손상이 함께 의심되면 X-ray로 보완한다는 점을 덧붙이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