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6세대 HBM4 및 7세대 HBM4E 성능 목표 공개 (2.8 TB/s, 3.25 TB/s)


인공지능(AI)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그래픽 처리 장치(GPU)의 성능은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데이터를 GPU로 공급하는 메모리의 속도가 병목 현상을 일으키는 문제가 지속되어 왔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고대역폭 메모리(HBM)입니다.

최근 HBM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2025년 10월 연이어 열린 주요 행사에서 차세대 HBM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공개했습니다. 6세대 HBM4와 그 다음 세대인 7세대 HBM4E의 목표 성능이 핵심입니다.

삼성전자 6세대 HBM4 성능 목표

2025년 10월 2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25’에서 삼성은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4)의 실물과 구체적인 성능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HBM4의 핵심 사양은 AI 연산에 직결되는 ‘대역폭’과 ‘I/O 속도’입니다.

  • 최대 대역폭: 초당 2.8 TB (TB/s)
  • 최대 I/O 속도: 초당 11 Gb (Gbps)

이는 현재 시장의 주력인 HBM3E(5세대)의 성능을 크게 뛰어넘는 수치입니다. 특히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가 설정한 HBM4의 표준 가이드라인과 비교할 때, 삼성의 목표치가 얼마나 공격적인지 알 수 있습니다.

항목JEDEC HBM4 표준삼성전자 HBM4 목표
최대 대역폭2.0 TB/s2.8 TB/s (표준 대비 +40%)
최대 I/O 속도8.0 Gbps11.0 Gbps (표준 대비 +37.5%)

이처럼 높은 성능 목표는 엔비디아(NVIDIA)와 같은 주요 AI 칩 고객사들의 요구에 맞추기 위한 전략입니다. AI 모델이 복잡해질수록 GPU는 한 번에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빨리 처리해야 하므로 메모리 대역폭 상향 요구가 거셌습니다. 삼성은 11 Gbps라는 속도 목표를 제시하며 시장의 요구에 정면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HBM4의 핵심 기술과 공정

단순히 속도만 빠른 것이 아니라, HBM4는 이전 세대와 다른 근본적인 기술 변화를 포함합니다.

첫째, D램 공정입니다. 6세대 HBM4에는 업계에서 가장 앞선 10나노급 6세대(1c) D램 공정이 적용됩니다. 더 미세한 공정을 사용하면 동일한 면적에 더 많은 용량을 구현하거나 전력 효율을 높이는 데 유리합니다.

둘째, 로직 다이(Base Die) 공정입니다. HBM은 D램 칩을 수직으로 쌓아 올리고, 가장 아래에 이 D램들을 제어하는 로직 다이를 배치합니다. 삼성은 이 로직 다이에 자사의 4나노(nm) 파운드리 공정을 적용할 계획입니다. 이는 HBM을 단순한 메모리가 아닌, 일부 연산 기능까지 수행할 수 있는 ‘프로세싱 인 메모리(PIM)’로 발전시키는 기반이 됩니다.

구분HBM4 적용 기술 (삼성전자)
D램 공정10나노급 6세대 (1c) D램
로직 다이 공정4나노 (nm) 파운드리 공정
적층 구조12단 (12-Hi) 적층 실물 공개

삼성전자는 이미 HBM4 샘플을 주요 고객사(엔비디아 등)에 전달해 성능 검증을 진행 중이며, 이르면 2025년 말 양산을 시작할 준비가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차세대 로드맵: 7세대 HBM4E

삼성은 HBM4 발표 직전, 미국 산호세에서 열린 ‘오픈 컴퓨트 프로젝트(OCP) 글로벌 서밋 2025’에서 한발 더 나아간 7세대 HBM4E의 로드맵을 공개했습니다.

HBM4E의 ‘E’는 ‘Extended(확장)’를 의미하며, HBM3 다음 HBM3E가 출시된 것과 동일한 명명법입니다.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하는 HBM4E는 HBM4를 뛰어넘는 극한의 성능을 목표로 합니다.

  • 목표 양산 시점: 2027년
  • 최대 대역폭: 초당 3.25 TB (TB/s)
  • 최대 I/O 속도: 초당 13 Gbps 이상
  • 전력 효율: 현 HBM3E 대비 2배 향상

대역폭 3.25 TB/s는 현재 5세대 주력 제품(HBM3E)의 1.3 TB/s(추정) 대비 약 2.5배 빠른 속도입니다. 또한 6세대 HBM4의 목표치(2.8 TB/s)보다도 약 16% 더 높은 수치입니다.

세대제품명목표 대역폭 (TB/s)목표 I/O 속도 (Gbps)목표 양산
6세대HBM42.811.02025년 말
7세대HBM4E3.2513.0 이상2027년

이러한 공격적인 로드맵 발표는 차세대 HBM 시장에서 ‘속도’와 ‘성능’으로 경쟁의 판도를 바꾸겠다는 삼성의 의지를 보여줍니다.

미래 기술: 하이브리드 본딩 도입

HBM4와 HBM4E로 가면서 D램을 12단, 16단으로 계속 쌓아 올려야 합니다. 하지만 기존의 방식(TC-NCF)으로는 D램 칩 사이에 범프(Bump)를 넣어 연결하기 때문에 두께가 두꺼워지고, 칩 사이의 간격으로 인해 발열 제어가 어려워집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본딩(Hybrid Bonding)’ 기술이 차세대 패키징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범프 없이 D램 칩과 로직 다이의 구리(Cu) 배선을 직접 맞붙이는 기술입니다. 칩 사이의 간격이 사라져 HBM 전체의 두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고, I/O(신호 통로)를 더 촘촘하게 배치할 수 있으며, 열 방출에도 훨씬 유리합니다.

삼성전자는 16단 HBM4E 제품부터 이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을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AI 반도체의 성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핵심 기술이 될 것입니다.

AI 시대를 좌우할 메모리 기술

삼성전자가 제시한 HBM4와 HBM4E의 로드맵은 AI 시대의 메모리 ‘속도 전쟁’이 본격화되었음을 의미합니다. 2.8 TB/s의 HBM4와 3.25 TB/s의 7세대 HBM4E 사양은 AI가 요구하는 데이터 처리 속도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입니다.

1c D램 공정, 4나노 로직 공정, 그리고 하이브리드 본딩에 이르는 차세대 기술들이 실제 양산품에 어떻게 적용되어 AI 반도체의 성능을 끌어올릴지, 앞으로 2~3년간 HBM 시장의 기술 경쟁이 더욱 주목됩니다.

※ 최신글 목록 – ROOTCAMP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