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ND NOR 차이점 : 직렬과 병렬의 이해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 노트북, USB 메모리 안에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핵심 부품, ‘플래시 메모리’가 들어있습니다. 전원이 꺼져도 정보를 잊지 않는 이 기특한 반도체 덕분에 우리의 디지털 라이프는 유지됩니다. 그런데 이 플래시 메모리에는 이름이 비슷한 두 형제, ‘낸드(NAND)’와 ‘노어(NOR)’가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이름은 비슷할지 몰라도, 이 둘은 태생부터 목적까지 완전히 다른 길을 걷는, 아주 다른 존재입니다.

NAND NOR 차이점을 명쾌하게 파헤쳐 보고자 합니다. 왜 어떤 기기는 낸드를, 다른 기기는 노어를 선택할까요? 이 근본적인 차이점이 어떻게 우리 손에 들린 기기의 성능과 가격, 그리고 용도를 결정짓게 되는지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NAND 와 NOR 의 Spec 에 대해서 : JEDEC 참조

한눈에 보는 NAND NOR 차이점 : 결정적인 차이

본격적인 탐구에 앞서, NAND NOR 차이점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표로 정리했습니다. 이 표만 보아도 두 메모리가 각자 어떤 분야의 전문가인지 명확히 드러납니다.

구분낸드(NAND) 플래시노어(NOR) 플래시
핵심 역할대용량 데이터 저장빠른 코드 실행 및 부팅
읽기 속도상대적으로 느림매우 빠름 (코드 직접 실행 가능)
쓰기/지우기 속도블록 단위로 빠름셀 단위로 느림
셀 접근 방식순차적 접근 (Sequential Access)임의 접근 (Random Access)
회로 구조직렬 구조 (높은 집적도)병렬 구조 (낮은 집적도)
용량 및 가격대용량화 유리, 비트당 가격 저렴대용량화 불리, 비트당 가격 비쌈
대표 사용처SSD, eMMC, UFS, USB 메모리BIOS 펌웨어, 임베디드 시스템, IoT

이처럼 NAND NOR 차이점은 단순히 속도뿐만 아니라 구조, 가격, 용량 등 모든 면에 걸쳐 나타납니다. 이제 이 모든 차이를 만들어내는 근본적인 원인, 바로 회로 설계의 차이를 살펴보겠습니다.

NAND NOR 차이점

모든 차이의 근원: 셀(Cell) 설계 구조

두 메모리의 운명을 가른 것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최소 단위인 ‘셀’을 어떻게 연결했는지에 대한 설계 사상입니다.

노어(NOR)의 병렬 설계: ‘속도’를 위한 선택

노어 플래시는 각 셀이 데이터 통로(비트 라인)에 개별적으로, 그리고 병렬로 연결된 구조입니다. 이는 마치 아파트의 모든 세대가 복도로 향하는 개별 현관문을 가진 것과 같습니다. 덕분에 시스템은 어떤 주소의 셀이든 한 번에 직접 접근(Random Access)하여 데이터를 매우 빠르게 읽어올 수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은 시스템의 코드를 메모리에서 RAM으로 옮기지 않고 직접 실행(XIP, eXecute-In-Place)하는 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부팅처럼 즉각적인 반응 속도가 생명인 작업에 노어 플래시가 사용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모든 셀이 개별 접점을 가져야 하므로 회로가 차지하는 면적이 넓어지고, 이는 집적도를 떨어뜨려 가격 상승의 원인이 됩니다. 즉, ‘속도’를 얻는 대신 ‘공간 효율성(가격)’을 희생한 것입니다.

NOR의 회로 (병렬구조)

구조적 특징:

  • 각각의 메모리 셀(트랜지스터)이 개별적으로 비트 라인(Bit Line)에 직접 연결되어 있습니다.
  • 다른 한쪽은 모두 공통의 소스 라인(Source Line, 접지)에 연결됩니다.
  • 가로로 지나가는 워드 라인(Word Line)은 특정 줄의 셀들을 선택하는 역할을 합니다.

동작 방식 (읽기):

  1. 읽고 싶은 셀이 있는 **워드 라인(WL2)**만 활성화(High)시킵니다.
  2. 나머지 워드 라인(WL0, WL1, WL3)은 비활성화(Low)합니다.
  3. 그러면 **비트 라인(BL1)**에는 오직 선택된 셀 하나(WL2와 BL1이 만나는 지점)의 상태만이 전달됩니다.
  4. 이처럼 어떤 셀이든 한 번에 직접 접근할 수 있어 임의 접근(Random Access) 속도가 매우 빠릅니다.

낸드(NAND)의 직렬 설계: ‘용량’을 위한 선택

낸드 플래시는 정반대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수십 개의 셀을 하나의 긴 끈처럼 직렬로 묶어(스트링 구조),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개별 접점을 최소화했습니다. 이는 셀의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여 같은 면적에 훨씬 더 많은 셀을 집어넣을 수 있게 했습니다.

이러한 고집적 설계 덕분에 낸드 플래시는 저렴한 비용으로 대용량화가 가능해졌고, 오늘날 SSD나 스마트폰 저장소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직렬 구조의 특성상 특정 셀 하나에 접근하려면 스트링 전체를 활성화해야 하므로, 셀 단위의 임의 접근 속도는 노어보다 느릴 수밖에 없습니다. 대신 여러 셀을 묶은 ‘블록’ 단위로 데이터를 쓰고 지우는 데에는 매우 효율적입니다. 이는 ‘공간 효율성(가격)’을 위해 ‘임의 접근 속도’와 타협한 결과입니다.

NAND의 회로도 (직렬구조)

구조적 특징:

  • 여러 개의 메모리 셀(8개, 16개, 32개 등)이 직렬로 연결되어 하나의 스트링을 형성합니다.
  • 이 스트링의 양 끝단만이 선택 트랜지스터(SSL, GSL)를 통해 비트 라인(Bit Line)과 소스 라인(Source Line)에 연결됩니다.
  • 개별 셀마다 비트 라인에 직접 연결되지 않아 회로가 매우 단순하고 집적도를 높이는 데 유리합니다.

동작 방식 (읽기):

  1. 읽고 싶은 셀이 있는 **워드 라인(예: WL1)**에만 특정 읽기 전압을 가합니다.
  2. 나머지 **모든 워드 라인(WL0, WL2, WL3…)**에는 통과(Pass) 전압을 가해 모든 셀을 ‘스위치 ON’ 상태로 만듭니다.
  3. 데이터는 이 직렬로 연결된 셀들을 모두 통과해야만 비트 라인으로 전달될 수 있습니다.
  4. 이러한 구조 때문에 특정 셀 하나만 읽으려 해도 스트링 전체가 동작해야 하므로 임의 접근 속도는 NOR보다 느립니다.

성능과 가격, 차이가 현실이 되다

구조적 차이는 결국 우리가 체감하는 성능과 가격의 차이로 이어집니다.

  • 읽기 속도의 차이: 노어는 코드를 즉시 실행할 만큼 빠르지만, 낸드는 대용량 데이터를 순차적으로 읽는 데 더 적합합니다. NAND와 NOR의 차이점 중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입니다.
  • 쓰기 속도의 차이: 낸드는 페이지 또는 블록이라는 큰 단위로 데이터를 한 번에 쓰기 때문에 대용량 파일 저장 시 매우 빠른 속도를 보입니다. 반면 노어는 바이트 단위로 써야 해 훨씬 느립니다.
  • 가격과 용량의 차이: 낸드는 고집적 설계를 바탕으로 비트당 제조 단가가 매우 저렴하여 테라바이트(TB)급의 대용량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만들 수 있습니다. 노어는 저집적 구조로 인해 용량은 작고 가격은 비쌉니다.

실생활 적용의 차이점 NAND와 NOR의 차이

이러한 명확한 차이는 실제 전자제품에서 어떻게 활용될까요? 제조사들은 기기의 목적에 맞춰 두 메모리를 최적의 위치에 배치합니다.

사례 1: 스마트폰 – 차이점을 활용한 완벽한 협업

스마트폰은 NAND NOR 차이점을 가장 지능적으로 활용하는 기기입니다.

  • 부팅 (NOR의 영역): 전원 버튼을 누르면, AP는 즉시 노어 플래시에 저장된 최소한의 부팅 코드를 읽어 시스템을 깨웁니다. 0.1초의 지연도 허용하고 싶지 않은, 속도가 생명인 영역입니다.
  • 데이터 저장 (NAND의 영역): 부팅이 완료되면, 운영체제(iOS/Android), 수많은 앱, 그리고 수천 장의 사진과 동영상은 모두 낸드 플래시(eMMC, UFS)에 저장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동작합니다. 대용량과 합리적 가격이 필수적인 영역입니다.

사례 2: PC & 노트북 – BIOS와 SSD의 명확한 분업

PC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 펌웨어 (NOR의 영역): 메인보드의 작은 칩(BIOS/UEFI)에는 노어 플래시가 사용됩니다. 하드웨어를 제어하고 운영체제를 깨우는 핵심 코드가 담겨 있으며, 안정성과 빠른 실행 능력이 요구됩니다.
  • 주 저장장치 (NAND의 영역): 운영체제와 모든 사용자 데이터를 담는 SSD는 100% 낸드 플래시로 만들어집니다. NNAND NOR 차이점 덕분에 우리는 수백 기가바이트의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저장하고 불러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무리하며

지금까지 우리는 NAND NOR 차이점에 대해 다각도로 살펴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둘은 ‘경쟁자’가 아니라 각자의 전문 분야를 가진 ‘파트너’에 가깝습니다.

노어 플래시는 빠른 실행 속도를 무기로 시스템의 심장을 뛰게 하는 역할을, 낸드 플래시는 압도적인 저장 용량과 경제성을 무기로 우리의 디지털 추억과 정보를 담는 역할을 합니다. NAND NOR 차이점은 결국 ‘속도’와 ‘용량’이라는 두 가지 가치 사이에서의 전략적 선택이며, 이 선택 덕분에 현대의 고도화된 전자 기기가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 스마트폰을 켜거나 SSD의 빠른 속도에 감탄할 때, 그 안에서 각자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는 두 메모리, 낸드와 노어를 한번 떠올려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 작은 반도체에 담긴 기술적 차이를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기술을 더욱 깊이 있게 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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