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세대별 스펙, HBM부터 HBM4까지 달라진 것
새 스마트폰이 나오면 사양표부터 찾아보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화면 크기, 카메라 화소, 배터리 용량을 나란히 놓고 보면, 숫자가 커진 항목과 그대로인 항목이 섞여 있죠. 어느 칸이 바뀌었는지를 보면 그 세대가 무엇을 해결하려 했는지가 드러납니다.
HBM 세대별 스펙도 같은 방식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1세대 HBM부터 HBM4까지 인터페이스 폭, 핀당 속도, 적층 높이 가운데 어느 숫자를 키웠는지를 따라가면, 메모리 업계가 대역폭과 용량 문제를 어떤 순서로 풀어 왔는지 보이죠. 이 글은 세대마다 달라진 숫자와 그 숫자가 바뀐 이유를 정리합니다.
HBM 스펙표를 읽는 세 가지 축
HBM 스택 하나의 대역폭은 간단한 곱셈으로 나옵니다. 데이터가 지나는 길의 폭에 신호선 한 가닥의 속도를 곱하고, 비트를 바이트로 바꾸기 위해 8로 나누면 되죠.
스택당 대역폭 계산스택당 대역폭(GB/s) = 인터페이스 폭(비트) × 핀당 전송 속도(Gb/s) ÷ 8
예: 1,024비트 × 6.4 Gb/s ÷ 8 = 819.2 GB/s
여기에 용량을 정하는 적층 높이와 다이 용량이 세 번째 축으로 더해집니다. 몇 장의 D램 다이를 쌓는지, 다이 한 장이 몇 기가비트인지에 따라 스택 하나의 용량이 정해지죠. 이 세 축에 내부 구조인 채널(Channel) 수를 함께 보면 세대별 변화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HBM과 HBM2, 넓은 길을 처음 깔다
1세대 HBM은 JEDEC이 2013년에 표준으로 정했습니다. 스택당 1,024비트라는 넓은 인터페이스를 128비트 채널 8개로 나눠 쓰고, 핀당 1 Gb/s 속도로 스택당 128 GB/s를 냈죠. 핀당 속도는 낮았지만 길의 폭으로 대역폭을 확보한다는 HBM의 기본 철학이 이때 정해졌습니다.
HBM2는 같은 1,024비트 폭을 유지하면서 핀당 속도를 2 Gb/s로 올려 스택당 256 GB/s를 냈고, 이후 개정으로 2.4 Gb/s, 약 307 GB/s까지 높아졌습니다. 적층도 최대 8단으로 늘었죠. 또 128비트 채널 하나를 64비트 두 개로 나눠 따로 다루는 의사 채널(Pseudo Channel) 방식이 도입되어, 작은 단위의 접근을 더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HBM2E와 HBM3, 속도와 채널의 재설계
HBM2E는 HBM2 규격을 확장한 세대로, 적층을 최대 12단까지 허용해 용량을 늘렸습니다. 핀당 속도는 제조사 제품 기준으로 3.2~3.6 Gb/s 수준까지 올라가 스택당 약 410~460 GB/s를 냈죠.
2022년에 발표된 HBM3는 구조를 크게 손봤습니다. 핀당 속도가 6.4 Gb/s로 높아져 스택당 약 819 GB/s가 되었고, 128비트 채널 8개였던 구성을 64비트 채널 16개로 바꿨죠. 채널마다 다시 의사 채널 두 개를 두므로, 사실상 32개의 통로로 데이터를 주고받습니다.
채널을 잘게 나눈 이유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한 번에 큰 덩어리로 주고받는 것보다 여러 요청을 동시에 처리하는 편이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적층은 12단까지 정했고, 16단은 앞으로 확장할 수 있는 여지로 남겨 두었습니다.
HBM3E, 같은 폭에서 속도를 끌어올리다
HBM3E는 HBM3의 구조와 1,024비트 폭을 그대로 두고 핀당 속도를 더 높인 확장 세대입니다. 제조사 발표 기준으로 핀당 8~9.6 Gb/s 수준이 제시되어 스택당 약 1.0~1.2 TB/s의 대역폭이 나오죠.
적층은 8단과 12단 제품이 중심이고, 16단 제품도 발표되었습니다. 다만 같은 폭에서 핀당 속도만 올리는 방식은 신호 품질과 전력 부담이 빠르게 커진다는 한계가 있어서, 다음 세대도 핀당 속도만 계속 올리면 된다고 보기는 어렵게 되었죠.
HBM4, 인터페이스 폭을 두 배로
2025년 4월 JEDEC이 발표한 HBM4 표준(JESD270-4)은 방향을 바꿔 인터페이스 폭을 2,048비트로 두 배 넓혔습니다. 채널도 HBM3의 16개에서 32개로 늘었고, 채널마다 의사 채널 두 개를 두는 구조는 이어졌죠.
표준이 정한 핀당 속도는 최대 8 Gb/s로 HBM3E와 비슷하지만, 폭이 두 배라서 스택당 대역폭은 약 2 TB/s에 이릅니다. 핀당 속도를 무리하게 올리지 않고 폭으로 대역폭을 늘린 셈이니, 1세대 HBM의 철학으로 다시 돌아간 선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적층은 4단부터 16단까지, 다이 용량은 24 Gb와 32 Gb가 거론되어 스택 하나가 최대 64 GB까지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HBM3 컨트롤러와의 하위 호환도 고려되었죠. 또 신호선이 두 배로 늘면서 맨 아래 베이스 다이의 역할이 커져, 이 다이를 로직 공정으로 만들거나 고객 요구에 맞춰 설계하려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HBM 세대별 스펙 비교 표
아래 표의 HBM, HBM2, HBM3, HBM4 값은 JEDEC 표준의 기준값이고, HBM2E와 HBM3E 값은 제조사들이 발표한 대표적인 범위입니다. 실제 제품의 속도와 적층 수는 제조사와 출시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 구분 | 스택당 인터페이스 폭 | 핀당 전송 속도 | 스택당 대역폭 | 최대 적층 | 채널 구성 |
|---|---|---|---|---|---|
| HBM | 1,024비트 | 1 Gb/s | 128 GB/s | 4단 | 128비트 × 8 |
| HBM2 | 1,024비트 | 2 Gb/s (개정 후 2.4 Gb/s) | 256 GB/s (약 307 GB/s) | 8단 | 128비트 × 8, 의사 채널 도입 |
| HBM2E | 1,024비트 | 약 3.2~3.6 Gb/s | 약 410~460 GB/s | 12단 | HBM2와 같음 |
| HBM3 | 1,024비트 | 6.4 Gb/s | 약 819 GB/s | 12단 (16단 확장 여지) | 64비트 × 16 |
| HBM3E | 1,024비트 | 약 8~9.6 Gb/s | 약 1.0~1.2 TB/s | 12단 중심, 16단 제품 발표 | HBM3와 같음 |
| HBM4 | 2,048비트 | 최대 8 Gb/s | 약 2 TB/s | 16단 | 64비트 × 32 |
표를 세로로 읽으면 패턴이 보입니다. HBM3E까지는 폭을 고정하고 핀당 속도를 올려 왔고, HBM4에서 처음으로 폭을 넓혔죠. 같은 기간 적층은 4단에서 16단으로 높아지며 용량을 키웠습니다.
숫자 밖에서 봐야 할 것
HBM 세대별 스펙표에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제품의 실제 경쟁력을 가르는 요소가 있습니다. 첫째는 전력 효율로, 같은 대역폭을 내더라도 비트 하나를 옮기는 데 드는 에너지가 낮아야 데이터센터에서 쓸 수 있죠.
둘째는 열과 높이입니다. 다이를 더 많이 쌓으면서도 패키지 높이는 크게 늘릴 수 없으므로, 다이를 더 얇게 갈고 다이 사이 간격을 줄이는 접합 기술이 필요합니다. 쌓을수록 가운데 다이의 열을 빼내기 어려워지는 문제도 함께 풀어야 하죠.
셋째는 수율과 테스트입니다. 스택에 다이가 늘수록 하나만 불량이어도 전체를 버리게 될 위험이 커지고, 신호선이 두 배로 늘어난 HBM4에서는 고속 신호를 검증하는 테스트도 더 어려워집니다.
핵심 정리
HBM 세대별 스펙의 변화는 넓은 폭으로 시작해, 핀당 속도와 적층 높이를 올리다가, HBM4에서 다시 폭을 두 배로 넓힌 흐름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채널은 8개에서 16개, 32개로 잘게 나뉘며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요청을 늘려 왔죠.
스마트폰 사양표에서 바뀐 칸을 보면 그 세대의 고민이 보이듯, HBM도 어느 숫자가 바뀌었는지를 보면 업계가 부딪힌 한계가 보입니다. 새 세대 소식을 접할 때는 대역폭 숫자 하나보다 폭, 핀당 속도, 적층, 전력 효율 중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나눠 읽어 보세요.
면접 대비 질문
면접 대비 질문HBM4가 핀당 속도를 크게 높이는 대신 인터페이스 폭을 2,048비트로 넓힌 이유를 설명해 보세요.
[답변 포인트] 스택당 대역폭은 인터페이스 폭과 핀당 속도의 곱이라는 점에서 출발합니다. 핀당 속도를 계속 올리면 신호 무결성 확보가 어려워지고 비트당 전력과 발열이 커지므로, 속도는 비슷하게 두고 폭을 두 배로 늘리는 편이 전력 효율과 신뢰성 면에서 유리하다고 설명합니다. 이어서 신호선과 채널이 늘어나 베이스 다이와 인터포저 배선, 패키징과 테스트의 난이도가 높아지는 대가가 있다는 점을 함께 언급하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