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AD 시뮬레이션, 공정과 소자를 가상으로 먼저 돌리는 도구
새로운 시약을 쓰기 전에 연구실에서는 시험관에 소량을 덜어 반응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먼저 살펴봅니다. 본 실험은 시간도 재료도 많이 들기 때문에, 예비 실험으로 방향을 정한 뒤에 들어가는 것이죠.
반도체 개발에서 이 시험관 역할을 하는 도구가 TCAD 시뮬레이션입니다. 웨이퍼를 실제로 가공하기 전에 공정과 소자를 컴퓨터 안에서 먼저 돌려 보는 방법입니다.
특정 소프트웨어의 사용법이 아니라, TCAD가 무엇을 계산하고 어디에 쓰이며 어디까지 믿어도 되는지를 개념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TCAD 시뮬레이션이 필요한 이유, 웨이퍼 한 장의 값비싼 실험
공정 개발은 웨이퍼를 수십 단계에 걸쳐 가공해야 결과를 알 수 있습니다. 조건 하나를 바꿔 보려고 웨이퍼를 새로 돌리면 시간도 비용도 많이 듭니다.
더 어려운 점은 소자 안쪽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접합 근처의 도핑 분포나 전기장의 세기는 측정으로 직접 얻기가 어렵고, 단면을 잘라 보는 분석은 시료를 파괴해야 합니다.
TCAD(Technology Computer-Aided Design)는 공정 과정과 소자 동작을 물리 방정식으로 계산해, 이런 보이지 않는 부분을 숫자와 그림으로 보여 주는 도구입니다. 다만 결과는 어디까지나 모델이 만든 예측이라는 점을 뒤에서 다시 짚겠습니다.
공정 시뮬레이션과 소자 시뮬레이션, 두 단계의 역할
TCAD는 크게 두 단계로 나뉩니다. 앞 단계가 구조를 만들고, 뒤 단계가 그 구조의 전기적 성질을 계산합니다.
공정 시뮬레이션, 구조와 도핑을 만든다
공정 시뮬레이션(Process Simulation)은 이온 주입, 열처리에 따른 확산, 산화, 식각과 증착 같은 단계를 순서대로 계산해 최종 구조와 도핑 분포를 얻는 단계입니다. 실제 공정이 웨이퍼 위에서 하는 일을 가상으로 따라가는 셈이죠.
예를 들어 열처리 온도와 시간을 바꾸면 주입한 불순물이 얼마나 퍼지는지가 계산으로 나옵니다. 그 결과가 접합의 깊이와 모양을 정합니다.
소자 시뮬레이션, 전기적 특성을 계산한다
소자 시뮬레이션(Device Simulation)은 앞에서 얻은 구조를 작은 격자로 나누고, 각 격자점에서 전위를 구하는 푸아송 방정식과 전자와 정공의 흐름을 다루는 연속 방정식을 함께 풉니다. 이렇게 하면 인가 전압에 따른 전류, 문턱 전압, 항복 특성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기본 수송 모델로는 전자와 정공의 드리프트와 확산을 다루는 방식이 널리 쓰이고, 필요하면 양자 효과나 고전계 효과를 보정하는 모델을 더합니다. 어떤 모델을 얼마나 켜느냐가 결과의 성격을 좌우합니다.
TCAD 작업 흐름, 구조 정의에서 결과 해석까지
실제 작업은 대체로 아래와 같은 순서로 진행됩니다. 도구가 달라도 사고의 흐름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TCAD 작업 흐름의 예
- 목적 정하기: 문턱 전압, 항복 전압, 누설 전류처럼 무엇을 알고 싶은지 먼저 정합니다.
- 구조 만들기: 공정 시뮬레이션으로 만들거나, 치수와 도핑을 직접 정의합니다.
- 격자 설정: 접합과 채널처럼 변화가 급한 곳은 촘촘하게, 나머지는 성기게 나눕니다.
- 물리 모델 선택: 확인하려는 현상에 필요한 모델만 골라 켭니다.
- 바이어스 해석: 전압을 한 단계씩 올려 가며 수렴하는지 확인합니다.
- 해석과 보정: 결과를 실측과 대조하고, 어긋나면 모델 계수를 조정합니다.
여기서 가장 손이 많이 가는 부분은 격자와 보정입니다. 격자가 너무 성기면 급한 변화를 놓치고, 너무 촘촘하면 계산 시간이 크게 늘어납니다.
보정(Calibration)은 모델의 계수를 실측 데이터에 맞춰 조정하는 일입니다. 레시피의 오븐 온도를 자기 오븐의 특성에 맞게 다시 맞추는 것과 비슷하게, 보정을 해야 같은 모델이 실제 공정의 경향을 따라갑니다.
TCAD가 쓰이는 곳, 개발 단계와 불량 원인 추정
가장 대표적인 쓰임새는 신공정과 새 소자 구조의 탐색입니다. 실험계획법과 함께 조건을 여러 개 훑어 유망한 후보를 먼저 줄이면, 실제 웨이퍼 실험의 횟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전력 소자에서는 항복 전압과 전계가 몰리는 위치를 확인하는 데 많이 쓰입니다. 어디에서 전기장이 집중되는지 그림으로 보면 구조를 어떻게 고칠지 방향이 잡힙니다.
불량 원인을 좁힐 때도 가설을 점검하는 도구가 됩니다. 예를 들어 도핑이 의도보다 조금 달랐다는 가정이 관찰된 문턱 전압 이동을 설명하는지 시뮬레이션으로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TCAD의 결과는 회로 설계로도 이어집니다. 소자의 특성에서 뽑아낸 값이 회로 시뮬레이션용 소자 모델의 계수가 되는 흐름이 일반적입니다.
TCAD 시뮬레이션의 한계, 보정이 신뢰를 정하는 이유
첫 번째 한계는 계산 비용입니다. 2차원보다 3차원 구조가 훨씬 무겁고, 구조가 복잡해질수록 수렴이 까다로워집니다.
두 번째는 모델의 범위입니다. 모델은 그것이 만들어진 조건 안에서 잘 맞고, 그 밖으로 나가면 오차가 커질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입력의 불확실성입니다. 공정 장비의 실제 상태와 계수가 맞지 않으면 아무리 정교하게 계산해도 결과가 현실과 달라지므로, 절대값보다 조건을 바꿨을 때의 변화 방향과 경향을 읽는 데 더 강합니다.
TCAD를 둘러싼 흔한 오해
첫째는 TCAD는 회로 시뮬레이터와 같은 도구라는 이해입니다. 회로 시뮬레이터는 소자를 모델로 간주하고 회로 수준을 다루지만, TCAD는 소자 내부의 물리를 푼다는 점이 다릅니다.
둘째는 시뮬레이션만 하면 웨이퍼 실험이 필요 없다는 기대입니다. 시뮬레이션은 실험의 횟수와 방향을 줄여 줄 뿐이고, 최종 확인과 모델 보정에는 실측이 필요합니다.
셋째는 격자를 촘촘히 할수록 항상 더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생각입니다. 필요한 곳에 촘촘히 하는 것이 요점이며, 전체를 무작정 촘촘히 하면 계산 시간만 늘고 수렴이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회로 시뮬레이션과 TCAD와 웨이퍼 실험 비교 표
| 구분 | 회로 시뮬레이션(SPICE) | TCAD | 웨이퍼 실험 |
|---|---|---|---|
| 다루는 대상 | 부품을 연결한 회로 | 공정 단계와 소자 내부 구조 | 실제 웨이퍼와 소자 |
| 계산하는 것 | 회로의 전압과 전류 | 도핑 분포, 전계, 전류 특성 | 측정 가능한 전기적 특성과 단면 |
| 입력 | 부품 모델과 연결 | 공정 조건, 구조, 물리 모델 | 실제 공정 조건 |
| 비용과 시간 | 비교적 가벼움 | 구조에 따라 무거울 수 있음 | 가장 큼 |
| 핵심 역할 | 회로 수준 검증 | 보이지 않는 내부 예측 | 최종 사실 확인 |
핵심 정리
TCAD 시뮬레이션은 공정 시뮬레이션으로 구조와 도핑을 만들고 소자 시뮬레이션으로 전기적 특성을 계산하는, 웨이퍼 실험 앞의 예비 실험입니다. 격자는 필요한 곳에 촘촘하게, 모델은 목적에 맞게, 보정은 실측에 맞추는 것이 결과의 신뢰를 정합니다.
시험관 예비 실험이 본 실험을 대신하지 못하듯, TCAD도 실제 웨이퍼를 대신하지 않고 어디에 어떤 실험을 할지 정하는 데 쓰입니다. 결과를 절대값이 아니라 경향으로 읽는 습관이 가장 중요합니다.
면접 대비 질문
면접 대비 질문TCAD 시뮬레이션은 무엇을 계산하는 도구이며, 결과를 해석할 때 주의할 점은 무엇인가요?
[답변 포인트] 공정 시뮬레이션으로 도핑 분포와 구조를 얻고, 소자 시뮬레이션으로 푸아송 방정식과 연속 방정식을 풀어 전기적 특성을 계산한다고 설명합니다. 결과는 모델과 보정 상태에 좌우되므로 실측과 대조해 계수를 맞추고, 절대값보다 조건 변화에 따른 경향을 읽는다고 말합니다. 격자 설정과 계산 비용, 회로 시뮬레이션과의 차이까지 덧붙이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