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 패터닝, 더블과 쿼드 패터닝으로 해상도를 넘는 법
나무 울타리에 페인트를 칠하는데 붓이 너무 굵어서 판자 사이 틈까지 칠해진다고 해 봅시다. 이럴 때 쓸 수 있는 요령이 있습니다. 판자를 하나 건너 하나씩 먼저 칠하고, 마른 뒤에 남은 판자를 칠하는 것이죠. 한 번에 칠하면 뭉개지는 간격도 두 번에 나누면 깔끔하게 칠할 수 있습니다.
반도체 노광에도 같은 요령이 있습니다. 노광 장비가 한 번에 그릴 수 있는 간격보다 더 촘촘한 패턴이 필요할 때, 패턴을 여러 번에 나눠 만드는 멀티 패터닝이죠. 이 글에서는 더블 패터닝과 쿼드 패터닝이 어떤 원리로 해상도의 한계를 넘는지, 그리고 그 대가는 무엇인지 정리합니다.
멀티 패터닝이란 무엇인가
멀티 패터닝(Multiple Patterning)은 한 층의 미세 패턴을 노광과 식각, 증착을 여러 번 조합해 만드는 기술입니다. 패턴 간격을 절반으로 만드는 것을 더블 패터닝(Double Patterning), 4분의 1로 만드는 것을 쿼드 패터닝(Quadruple Patterning)이라고 부르죠.
핵심은 노광 장비의 해상도를 바꾸지 않고도 더 촘촘한 패턴을 얻는다는 점입니다. 붓은 그대로 두고 칠하는 순서와 방법을 바꿔 더 가는 간격을 만드는 셈이죠. 그래서 이 기술은 장비의 한계를 공정의 지혜로 넘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번의 노광으로 부족해진 이유
포토 공정이 한 번에 그릴 수 있는 선 간격은 빛의 파장과 렌즈의 개구수로 정해집니다. ArF 액침 노광의 경우 파장 193nm, 개구수 1.35에 이론적 하한인 k1 0.25를 넣으면 반 피치 약 36nm가 한 번의 노광으로 그릴 수 있는 이론적 한계죠. 실제 양산에서는 이보다 여유를 둡니다.
그런데 공정이 미세해지면서 이보다 촘촘한 배선과 트랜지스터 간격이 필요해졌습니다. 더 짧은 파장의 EUV가 양산에 쓰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업계는 기존 ArF 액침 장비로 더 미세한 패턴을 만들 방법이 필요했죠. 그 해답이 패턴을 나눠 만드는 방법이었습니다.
LELE와 자기 정렬 방식의 원리
LELE: 두 번 찍고 두 번 깎는다
가장 직관적인 방법은 LELE(Litho-Etch-Litho-Etch)입니다. 패턴을 두 개의 마스크로 나눠, 첫 번째 패턴을 노광하고 식각한 뒤 두 번째 패턴을 그 사이에 노광하고 다시 식각하죠. 울타리를 하나 건너 하나씩 두 번에 칠하는 방법과 같습니다.
이 방식은 설계 패턴을 두 개의 마스크로 나누는 작업이 필요한데, 이를 색을 나눠 칠한다는 뜻에서 컬러링이라고 부릅니다. 가장 큰 약점은 두 번의 노광 사이의 정렬 오차, 곧 오버레이가 그대로 패턴 간격의 오차가 된다는 점이죠.
SADP와 SAQP: 스페이서로 간격을 쪼갠다
정렬 오차를 줄이기 위해 나온 것이 자기 정렬 방식입니다. 대표적인 SADP(Self-Aligned Double Patterning)는 노광은 한 번만 하고, 그 패턴의 옆벽에 막을 입혀 간격을 쪼개는 방법이죠.
SADP의 흐름
- 넓은 간격의 기준 패턴(맨드릴)을 한 번의 노광과 식각으로 만든다.
- 그 위에 얇은 막을 고르게 증착해 맨드릴 옆벽을 감싼다.
- 위와 바닥의 막을 식각해 옆벽에 붙은 막(스페이서)만 남긴다.
- 맨드릴을 제거하면 스페이서만 남아 원래 간격의 절반인 패턴이 된다.
- 스페이서를 가림막으로 아래 막을 식각해 최종 패턴을 만든다.
맨드릴 하나에서 양쪽 옆벽에 스페이서가 하나씩 생기므로 선의 수가 두 배가 되고 간격은 절반이 됩니다. 스페이서의 폭은 노광이 아니라 증착 두께로 정해지기 때문에 원자층 증착으로 매우 정밀하게 맞출 수 있죠. 이 과정을 한 번 더 반복하면 간격이 4분의 1이 되는 SAQP(Self-Aligned Quadruple Patterning)가 됩니다.
비용과 공정 난도
이 방식의 대가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마스크와 공정 단계가 늘어 비용과 생산 기간이 증가합니다. 둘째, 여러 단계의 오차가 쌓여 선폭과 간격을 관리하기 어려워지죠. 셋째, 설계에 제약이 생깁니다. 스페이서 방식은 같은 간격의 줄무늬를 만드는 데 강하지만 복잡한 모양을 직접 만들기는 어려워, 만든 줄무늬를 필요한 곳에서 잘라 내는 별도의 컷 마스크가 필요하죠.
흔히 멀티 패터닝을 쓰면 노광 장비만 있으면 얼마든지 미세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나누는 횟수가 늘수록 비용과 오차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커집니다. 이것이 더 짧은 파장의 EUV가 필요해진 직접적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EUV 시대의 멀티 패터닝
EUV가 양산에 들어오면서 ArF 액침으로 여러 번 나눠 만들던 층 일부를 한 번의 노광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공정 단계와 마스크 수가 줄고, 패턴 모양도 설계에 더 가깝게 나오죠. 하지만 공정이 더 미세해지면서 EUV로도 두 번 나눠 찍거나 스페이서 방식과 결합하는 경우가 다시 생기고 있습니다.
또 메모리처럼 같은 줄무늬가 반복되는 구조에서는 스페이서 방식의 정밀도와 비용 효율이 여전히 큰 강점입니다. 그래서 이 기술은 EUV의 등장으로 사라진 기술이 아니라, 노광 장비와 함께 조합해 쓰는 기본 도구로 남아 있죠.
멀티 패터닝 방식 비교 표
| 구분 | LELE | SADP | SAQP |
|---|---|---|---|
| 원리 | 패턴을 두 마스크로 나눠 두 번 노광·식각 | 스페이서로 간격을 절반으로 | 스페이서 과정을 두 번 반복 |
| 간격 축소 | 약 1/2 | 1/2 | 1/4 |
| 노광 횟수(핵심 패턴) | 2회 | 1회 (+컷 마스크) | 1회 (+컷 마스크) |
| 간격 오차의 주원인 | 두 노광 사이의 오버레이 | 스페이서 두께, 맨드릴 선폭 | 여러 단계의 누적 편차 |
| 설계 자유도 | 비교적 높음 (컬러링 필요) | 줄무늬 위주로 제한 | 줄무늬 위주로 강하게 제한 |
| 울타리에 비유하면 | 하나 건너 두 번 칠하기 | 판자 옆면만 남기기 | 그 과정을 한 번 더 |
핵심 정리
멀티 패터닝은 노광 장비의 해상도 한계보다 촘촘한 패턴을 노광, 식각, 증착의 조합으로 만드는 기술입니다. 두 번 노광하고 식각하는 LELE는 오버레이 오차가 약점이고, 스페이서로 간격을 쪼개는 SADP와 SAQP는 정렬 오차가 적고 정밀하지만 설계 제약과 컷 마스크가 필요하죠. 공정 단계와 비용이 늘어나는 한계 때문에 EUV가 필요해졌지만, 이 기술은 지금도 EUV와 함께 쓰입니다.
굵은 붓으로도 판자를 나눠 칠하면 가는 간격을 만들 수 있듯, 같은 노광 장비로도 순서를 바꾸면 더 미세한 패턴을 얻습니다. 공정 기술 소식을 볼 때 ‘이 패턴은 몇 번에 나눠 만들었는가’를 물어보면 그 뒤의 비용과 난도가 함께 보입니다.
면접 대비 질문
면접 대비 질문LELE와 SADP의 차이를 설명하고, SADP가 정렬 오차에 강한 이유를 말해 보세요.
[답변 포인트] LELE는 패턴을 두 마스크로 나눠 노광과 식각을 두 번 반복하므로 두 노광 사이의 오버레이 오차가 곧 패턴 간격 오차가 된다는 점을 먼저 설명합니다. SADP는 한 번 노광한 맨드릴의 옆벽에 막을 증착해 스페이서를 만들고 맨드릴을 제거하는 방식이라, 간격이 노광 정렬이 아니라 증착 두께로 정해져 정렬 오차가 들어갈 여지가 적다고 정리합니다. 대신 줄무늬 위주의 설계 제약과 컷 마스크, 공정 단계 증가라는 대가가 있다는 점을 덧붙이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