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동사 목적어 동사, 세 갈래로 나눈 목록과 원리

준동사 목적어 동사, 세 갈래로 나눈 목록과 원리

우체국 분류실에서는 직원이 편지 봉투의 우편번호를 보고 지역별 칸에 한 통씩 꽂아 넣습니다. 우편번호 하나만 정확히 읽으면 편지가 어느 칸으로 가야 할지 바로 정해지죠.

영어 동사 뒤의 목적어 자리도 이런 분류 칸과 닮았습니다. 어떤 동사는 to부정사만, 어떤 동사는 동명사만 받고, 둘 다 받는 동사도 있죠. 오늘은 준동사 목적어 동사를 세 갈래 목록으로 정리하고, 동사가 어느 칸을 고르는지 정하는 원리를 함께 살펴봅니다.

칸을 잘못 찾아간 목적어

동사마다 받는 형태를 외우지 않고 우리말 뜻만 떠올려 영작하면, to부정사와 동명사가 서로 자리를 바꿔 들어갑니다. 형태가 틀린 경우도 있고, 형태는 맞는데 뜻이 엉뚱해지는 경우도 있죠.

틀린 문장We can’t afford buying a new car this year. (틀림)
She keeps to check her phone during meetings. (틀림)

어색한 문장My doctor told me to cut down on caffeine, so I stopped to drink coffee. (어색함)

afford는 to부정사만, keep은 동명사만 목적어로 받는 동사라서 첫 두 문장은 비문입니다. ‘살 여유가 없다’, ‘계속 확인한다’라는 우리말에는 형태의 단서가 없으니 실수가 생기기 쉽죠.

세 번째 문장은 문법적으로 가능하지만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stopped to drink는 ‘마시려고 하던 일을 멈췄다’라는 뜻이라, 카페인을 줄이라는 의사의 말과 이어 읽으면 앞뒤가 어긋나죠. 커피를 끊었다고 말하려면 stopped drinking을 써야 합니다.

준동사 목적어 동사가 갈리는 원리

to부정사의 to는 본래 ‘~쪽으로’라는 방향을 품은 말입니다. 그래서 to부정사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향해 마음이 움직이는 동사와 잘 어울린다고 설명할 수 있죠.

동명사는 동사에 -ing를 붙여 활동 하나를 명사처럼 붙잡은 형태입니다. 이미 하고 있거나 실제로 떠올릴 수 있는 활동을 다루는 동사, 그 활동을 즐기거나 멈추거나 피하는 동사가 동명사를 받죠.

to부정사만 받는 동사

to부정사만 받는 동사want, hope, wish, expect, plan, decide, choose, agree, promise, refuse, offer, afford, manage, fail, pretend, learn

We can’t afford to take a taxi every day.

After three hours, she finally managed to fix the leaking pipe.

“우린 그럴 여유가 없어. (무슨 여유?) 매일 택시를 탈 여유 말이야.” 바람, 계획, 결정, 약속, 거절은 모두 앞으로 할 일을 머릿속에 그린 상태입니다. manage와 fail도 ‘해내려고 애쓴 결과’를 말하는 동사라 to부정사 칸에 들어가죠.

동명사만 받는 동사

동명사만 받는 동사enjoy, mind, finish, quit, keep, give up, avoid, put off, postpone, delay, deny, admit, consider, suggest, recommend, practice, imagine, risk, miss

Would you mind turning down the music?

The suspect denied taking the money.

부정한다는 것은 이미 거론된 행위를 놓고 ‘안 했다’고 말하는 것이고, 꺼린다는 것도 상대가 떠올린 활동을 놓고 하는 말입니다. 활동을 하나의 덩어리로 앞에 놓고 판단하는 동사라서 동명사가 자연스럽죠.

다만 consider, suggest, postpone처럼 앞으로의 일을 다루는데도 동명사를 받는 동사가 있습니다. 이 동사들은 ‘아직 안 한 일’보다 ‘검토할 대상으로 놓인 활동’에 초점이 있다고 이해하면 기억하기 쉽죠.

둘 다 받는 동사

like, love, hate, prefer, begin, start, continue는 둘 다 받으면서 뜻도 거의 같습니다. 반면 remember, forget, regret, try, mean은 어느 쪽을 받느냐에 따라 뜻이 갈리죠.

뜻이 갈리는 동사I’ll never forget seeing the ocean for the first time. (본 일을 잊지 못한다)
Don’t forget to water the plants. (물 줄 일을 잊지 마라)

Try restarting your computer. (시험 삼아 다시 켜 봐라)
I tried to open the jar, but the lid was too tight. (열려고 애썼다)

Missing the bus means walking to school. (걸어가야 함을 뜻한다)
I didn’t mean to hurt your feelings. (상처 줄 생각은 없었다)

준동사 목적어 동사 가운데 뜻이 갈리는 동사에서도 방향의 원리는 살아 있습니다. to부정사 쪽은 언제나 ‘앞으로 할 일, 하려는 일’이고, 동명사 쪽은 ‘이미 한 일’이거나 ‘실제로 해 보는 활동’이죠.

전치사로 끝나는 동사와 need ~ing

동사 뒤에 전치사가 붙어 하나의 동사처럼 쓰이는 표현은 준동사 목적어 동사 목록에 따로 넣어 외울 필요가 없습니다. 전치사 뒤는 명사 자리이고, 준동사 가운데 명사 자리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은 동명사뿐이기 때문이죠.

전치사로 끝나는 동사I’m looking forward to hearing from you.

She finally gave up trying to repair the old printer.

Many workers object to working on Sundays.

look forward to와 object to의 to는 부정사 표시가 아니라 전치사입니다. give up, put off, keep on처럼 부사가 붙은 구동사도 목적어로는 동명사를 받으니 함께 묶어 두면 편하죠. 다만 turn out to be처럼 뒤에 to부정사가 이어지는 표현도 있어서, 구동사라면 무조건 동명사라고 외우지는 않는 것이 좋습니다.

need와 want 뒤의 동명사는 조금 특별합니다. The walls need painting.은 ‘벽이 칠해질 필요가 있다’는 수동의 뜻으로, The walls need to be painted.와 같은 의미죠.

need ~ing의 수동 의미My shoes need cleaning. = My shoes need to be cleaned.

This report needs checking before Friday.

학생들이 자주 틀리는 경우

첫째, suggest와 recommend 뒤에 to부정사를 쓰는 경우입니다. 우리말 ‘~하자고 제안하다’가 to부정사처럼 느껴지지만, 이 동사들은 동명사나 that절을 받죠.

suggestShe suggested to go to the beach. (틀림)

She suggested going to the beach. / She suggested that we go to the beach.

둘째, hope 뒤에 동명사를 쓰는 경우입니다. hope는 앞으로 일어나길 바라는 일을 가리키므로 to부정사만 받죠.

hopeI hope seeing you again soon. (틀림)

I hope to see you again soon.

셋째, begin과 start가 진행형일 때 동명사를 또 붙이는 경우입니다. -ing가 연달아 나오면 리듬이 무거워져서, 이때는 to부정사를 쓰는 것이 자연스럽죠.

진행형 startIt’s starting raining. (어색함)

It’s starting to rain. / The kids are beginning to understand the rules.

준동사 목적어 동사 세 갈래 비교 표

구분대표 동사예문판단 기준
to부정사만want, decide, afford, manage, refuseShe refused to sign the contract.앞으로 할 일로 향함
동명사만enjoy, avoid, finish, deny, suggestThey postponed opening the store.활동을 덩어리로 붙잡음
둘 다 (뜻 같음)like, begin, continue, preferIt began to snow. / It began snowing.방향 차이가 작음
둘 다 (뜻 다름)remember, forget, regret, try, meanI regret telling him the secret.ing는 한 일·해 보는 일, to는 할 일·하려는 일
전치사·부사가 붙은 구동사look forward to, object to, give up, put offHe put off replying to the email.전치사 뒤는 명사 자리, 구동사도 대개 동명사

핵심 정리

준동사 목적어 동사는 세 갈래로 나뉩니다. 앞으로 할 일로 향하는 동사는 to부정사, 활동을 덩어리로 붙잡아 즐기거나 멈추거나 피하는 동사는 동명사를 받고, 둘 다 받는 동사 가운데 일부는 형태에 따라 뜻이 갈리죠.

우체국 직원이 우편번호를 보고 칸을 정하듯, 영작할 때도 동사 하나를 먼저 확인하면 뒤의 형태가 정해집니다. 의미로 큰 흐름을 잡고, consider나 suggest처럼 흐름에서 벗어나는 동사와 전치사로 끝나는 동사만 따로 표시해 두면 목록이 훨씬 가벼워집니다.

예상 문제

문제. 다음 중 어법상 틀린 문장을 고르시오. (고1 어법)① She avoided making eye contact with him.
② We can’t afford to repair the roof this year.
③ Would you mind waiting a few more minutes?
④ He promised helping me with the move.
⑤ I’ll always remember meeting her at the airport.

[해설] promise는 앞으로 할 일을 약속하는 동사라 to부정사만 목적어로 받으므로 ④는 He promised to help me with the move.로 고쳐야 합니다. ①의 avoid와 ③의 mind는 동명사, ②의 afford는 to부정사를 받고, ⑤의 remember meeting은 ‘만난 일을 기억한다’는 바른 문장입니다.

[정답] 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