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PM, 백만 개 중 불량 수로 읽는 출하 품질

DPPM, 백만 개 중 불량 수로 읽는 출하 품질

관객 백만 명이 본 영화에서 환불 요청이 세 건 들어왔다면, 극장은 이 숫자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비율로 바꾸면 0.0003%라서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그 세 사람에게는 그날의 관람 전체가 실패였죠. 극장이 정말 궁금한 것도 세 건이라는 숫자보다 왜 그 세 건이 생겼는지입니다.

반도체 업계는 이런 작은 비율을 DPPM이라는 단위로 셉니다. 이 글에서는 정의와 계산식, 수율과의 차이, 숫자가 만들어지는 경로, 그리고 응용 분야에 따라 목표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차례로 정리합니다.

DPPM의 정의와 계산식

DPPM(Defective Parts Per Million)은 제품 100만 개당 불량품이 몇 개인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반도체에서는 보통 출하한 칩 가운데 고객 쪽에서 불량으로 확인된 수를 기준으로 계산하죠.

계산식과 예시불량 수 ÷ 전체 수 × 1,000,000

예시: 한 분기에 200만 개를 출하하고 고객 불량이 6개 확인되었다면 6 ÷ 2,000,000 × 1,000,000 = 3

계산 자체는 단순하지만, 분자와 분모에 무엇을 넣느냐가 숫자를 크게 바꿉니다. 같은 6개라도 고객이 불량이라고 알려 온 수인지, 분석으로 칩 자체의 불량이 확인된 수인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죠.

퍼센트 대신 백만 단위를 쓰는 이유

앞의 예시를 퍼센트로 쓰면 0.0003%입니다. 소수점 아래 0이 길어지면 값 사이의 차이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고, 0.0003%와 0.003%를 헷갈리기도 쉽죠.

백만 단위로 바꾸면 3과 30처럼 정수로 비교할 수 있습니다. 칩은 대량으로 팔리고 완제품 한 대에 여러 개가 들어가므로, 아주 작은 비율의 차이도 고객 쪽에서는 의미 있는 불량 건수로 바뀌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완제품 한 대에 같은 칩이 10개 들어가고 칩의 불량률이 백만 개당 10개라면, 단순 계산으로 완제품 100만 대 가운데 약 100대에서 그 칩 때문인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칩 단위로는 작아 보이는 숫자가 완제품 단위에서는 열 배로 커지는 셈입니다.

수율과 출하 불량률은 무엇이 다른가

흔히 수율이 높으면 출하 품질도 저절로 좋다고 생각하지만, 두 지표는 보는 대상이 다릅니다. 수율(Yield)은 공장 안의 테스트에서 불량을 걸러 낸 뒤 남은 양품의 비율이고, DPPM은 그 테스트를 통과해 나간 칩 가운데 불량이 섞인 정도죠.

그래서 테스트가 촘촘할수록 수율은 조금 낮아질 수 있어도 출하 품질은 좋아집니다. 반대로 테스트 항목을 줄이면 수율 숫자는 좋아 보이지만 불량이 고객에게 넘어갈 수 있죠. 수율은 잡아낸 불량을, 출하 불량률은 놓친 불량을 비추는 지표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물론 둘은 이어져 있습니다. 결함이 애초에 적은 공정은 수율도 높고, 테스트를 빠져나갈 불량의 모집단 자체도 작아지죠. 그래서 출하 품질을 높이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여전히 공정에서 결함을 줄이는 것입니다.

불량이 빠져나가는 경로

테스트를 통과해 버린 불량을 테스트 이스케이프(Test Escape)라고 부릅니다. 테스트 패턴이 닿지 않는 회로 영역, 상온에서만 검사해 놓친 온도 의존 불량, 판정 한도가 넓어 통과한 경계선의 칩이 대표적인 경로죠.

출하할 때는 정상이었다가 고객의 조립 공정이나 사용 초기에 드러나는 잠재 결함(Latent Defect)도 있습니다. 미세한 금속 잔여물이나 약한 절연막처럼 스트레스를 받아야 고장으로 바뀌는 결함이라, 번인이나 고온 테스트 같은 스크리닝으로 미리 드러내려고 하죠.

어디서 세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숫자

같은 이름의 지표라도 세는 지점이 다르면 다른 숫자가 됩니다. 고객이 입고 검사나 보드 조립 라인에서 찾은 불량, 완제품 검사에서 찾은 불량, 시장에서 사용 중 생긴 불량을 따로 나눠 보는 경우가 많죠.

계산 기준도 정해야 합니다. 돌려받은 칩을 다시 검사했더니 문제가 재현되지 않는 NTF(No Trouble Found)를 포함할지, 고객의 취급 과정에서 생긴 정전기 손상을 뺄지에 따라 값이 달라지죠. 그래서 공급사와 고객이 맺는 품질 협약에는 계산 기준을 함께 적어 둡니다.

이름이 비슷한 DPMO(Defects Per Million Opportunities)는 다른 개념입니다. 제품 하나에서 결함이 생길 수 있는 기회의 수까지 분모에 넣어 백만 기회당 결함 수를 세는 지표라, 불량품 개수를 세는 지표와 섞어 쓰면 안 되죠.

업계 목표 수준은 어떻게 정해지나

DPPM 목표는 하나의 업계 공통 숫자로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칩이 들어가는 제품, 고객사, 제품의 성숙도에 따라 공급사와 고객이 합의해 정하죠.

다만 경향은 분명합니다. 소비자용 전자 제품은 상대적으로 너그러운 목표를 쓰는 경우가 많고, 생명과 안전에 관련된 차량용 반도체는 한 자릿수 수준이나 그보다 낮은 값을 요구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동차 업계는 목표 자체를 무결점(Zero Defect)에 두고, 불량 한 건 한 건을 개선의 출발점으로 삼는 문화를 강조하죠.

아래 숫자는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든 가상의 예시이고 업계 기준이 아닙니다. 실제 목표는 고객과의 품질 협약과 제품 등급에 따라 크게 다르죠.

목표를 정하는 방식의 예시 (가상)소비자용 제품 A: 연간 고객 불량 백만 개당 수십 개 이하를 목표로 하고, 신제품 초기에는 따로 집중 관리
차량용 제품 B: 백만 개당 한 자릿수 이하를 목표로 하고, 불량 한 건마다 원인과 대책을 정해진 보고서로 회신

숫자가 아주 작아지면 10억 개당 개수인 PPB(Parts Per Billion)로 말하기도 합니다. 단위가 작아질수록 불량 한 건이 지표에 주는 무게가 커지고,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판단을 하려면 그만큼 많은 출하량과 긴 관찰 기간이 필요하죠.

출하 불량률을 낮추는 방법

첫째는 공정에서 결함을 줄이는 것입니다. 테스트로 걸러야 할 불량의 모집단이 작아지면, 그물을 빠져나가는 수도 함께 줄어들죠.

둘째는 테스트의 그물을 촘촘하게 하는 것입니다. 테스트 커버리지를 높이고 고온과 저온 조건을 더하며, 같은 웨이퍼의 다른 칩들과 비교해 통계적으로 튀는 칩을 걸러 내는 방식이 쓰이죠. 마지막 방법은 규격 안에 있어도 이웃과 다르게 행동하는 칩을 잠재 불량으로 의심하는 발상입니다.

셋째는 고객 불량에서 배우는 것입니다. 돌아온 칩 하나를 끝까지 분석해 그 불량을 잡을 테스트 조건을 추가하면, 같은 유형의 다음 불량은 공장 안에서 걸러지죠.

수율과 DPPM, DPMO 비교 표

구분수율DPPMDPMO
세는 대상테스트를 통과한 양품 비율백만 개당 불량품 수백만 기회당 결함 수
주로 보는 곳공장 안의 테스트출하 이후 고객 쪽공정이나 업무의 결함 기회
좋은 방향높을수록 좋음낮을수록 좋음낮을수록 좋음
주된 쓰임원가, 생산 계획출하 품질, 고객 품질 협약6시그마 개선 활동
한계놓친 불량을 보여 주지 않음계산 기준에 따라 값이 달라짐기회의 정의가 회사마다 다름

핵심 정리

DPPM은 백만 개당 불량 수로 출하 품질을 나타내는 지표이고, 공장 안에서 걸러 낸 불량을 보는 수율과 달리 테스트를 빠져나간 불량을 봅니다. 목표 수준은 하나의 표준이 아니라 응용 분야와 고객 합의로 정해지며, 차량용처럼 안전과 이어진 분야일수록 엄격해지죠.

극장에 들어온 환불 요청 세 건이 결국 왜라는 질문을 남기듯, 고객 불량 하나하나가 개선의 단서입니다. 실무에서 이 지표를 볼 때는 값보다 먼저 분자와 분모를 어떤 기준으로 셌는지부터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면접 대비 질문

면접 대비 질문웨이퍼 테스트와 최종 테스트 수율이 모두 높은데 고객 DPPM이 높게 나온다면, 어떤 원인을 의심하고 어떻게 대응하겠습니까?

[답변 포인트] 수율은 테스트로 걸러 낸 불량을, DPPM은 테스트를 빠져나간 불량을 본다는 차이부터 설명합니다. 원인으로 테스트 커버리지 공백, 온도 조건 누락, 판정 한도 문제 같은 테스트 이스케이프와 스트레스 후 드러나는 잠재 결함을 꼽고, 고객 취급 손상이나 NTF 포함 여부처럼 계산 기준에 따른 차이도 확인한다고 말합니다. 대응으로 반품 칩을 양산 프로그램으로 재검하고 고장 분석으로 메커니즘을 확인한 뒤, 그 불량을 잡을 테스트 조건을 추가하고 공정 쪽 원인도 함께 개선한다고 정리하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