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D, 첨단 패키징에서 양품 다이 보증이 중요한 이유
여덟 명이 함께 해외 단체 여행을 떠나는데, 공항 카운터에서 한 사람의 여권 유효 기간이 모자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해 봅시다. 나머지 일곱 명은 아무 문제가 없어도 일정 전체가 꼬이고, 이미 낸 항공권과 숙소 비용까지 날아갈 수 있죠. 그래서 노련한 인솔자는 출발 며칠 전에 모든 사람의 서류를 미리 확인합니다.
여러 개의 칩을 하나의 패키지에 담는 첨단 패키징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칩 하나만 불량이어도 함께 실린 멀쩡한 칩과 비싼 기판까지 버려야 하죠. 이 글에서는 패키지에 넣기 전에 양품임이 확인된 다이, 즉 KGD가 왜 중요해졌는지와 이를 확보하는 방법을 정리합니다.
KGD란 무엇인가
KGD(Known Good Die)는 패키지에 조립하기 전 다이 상태에서 이미 기능과 성능, 신뢰성이 검증된 칩을 말합니다. 다이는 웨이퍼에서 잘라 낸 낱개의 칩을 뜻하죠. 핵심은 조립 전에 양품을 보증한다는 데 있습니다.
단일 칩 패키지 시절에는 웨이퍼 테스트로 명백한 불량만 거르고, 나머지는 패키징 뒤 최종 테스트와 번인에서 꼼꼼히 걸러도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불량 칩이 나와도 버리는 것은 그 칩 하나와 값싼 패키지 재료 정도였기 때문이죠. 하지만 웨이퍼 테스트를 통과했으면 곧 양품 다이라는 생각은 여러 칩을 한데 묶는 구조에서는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다이가 많아질수록 수율이 곱해지는 구조
칩렛 구조나 HBM처럼 여러 다이를 한 패키지에 넣으면, 패키지가 정상이려면 모든 다이가 동시에 정상이어야 합니다. 각 다이의 양품 확률이 서로 독립이라고 보면, 패키지 수율은 다이 수율을 다이 개수만큼 곱한 값이 되죠. 이를 복합 수율(Compound Yield)이라고 부릅니다.
다이 8개를 담은 패키지의 수율다이 수율 95%: 0.95⁸ ≈ 0.66, 패키지 약 66%만 정상
다이 수율 99%: 0.99⁸ ≈ 0.92, 패키지 약 92% 정상
다이 수율 99.9%: 0.999⁸ ≈ 0.99, 패키지 약 99% 정상
조립 공정 자체의 수율은 빼고 다이만 따진 단순 계산이다.
다이 하나만 보면 95%도 괜찮은 숫자처럼 보이지만, 여덟 개를 묶으면 세 개 중 하나꼴로 패키지 전체가 불량이 됩니다. 반대로 다이 단계에서 불량을 더 걸러 내 99.9%에 가깝게 만들면 패키지 수율이 크게 올라가죠. 다이가 늘어날수록 다이 한 개의 품질 보증 수준이 전체 결과를 좌우하는 이유입니다.
손실의 크기도 다릅니다. 첨단 패키지에는 실리콘 인터포저나 고가의 패키지 기판, 여러 개의 고성능 로직 다이와 메모리 스택이 함께 들어가죠. 불량 다이 하나 때문에 이 전부를 버리게 되며, 언더필로 굳히거나 직접 접합한 다이는 떼어 내 바꾸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웨이퍼 테스트만으로 부족한 이유
그렇다면 웨이퍼 테스트를 더 꼼꼼히 하면 되지 않을까 싶지만, 다이 상태의 검사에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첫째는 접촉 문제입니다. 첨단 패키징용 다이는 수십 µm 이하 간격의 마이크로 범프로 연결되는데, 이 범프 하나하나에 탐침을 대기 어렵고 대더라도 범프가 손상될 수 있죠.
둘째는 실제 속도 검사(At-speed Test)의 어려움입니다. 프로브 카드를 거치는 신호 경로는 길고 복잡해, 패키지에서 쓰는 수준의 고속 신호와 큰 전류를 그대로 주기가 어렵습니다. 셋째는 온도와 스트레스 조건인데, 초기 불량을 끌어내는 번인을 웨이퍼나 낱개 다이 상태에서 하려면 별도의 장비와 비용이 들죠.
여기에 다이끼리 신호를 주고받는 인터페이스는 조립하기 전에는 상대가 없어 완전하게 검사하기 어렵습니다. 얇게 간 다이나 TSV가 뚫린 다이는 다루는 과정에서 깨질 위험도 크고요. 이런 이유로 KGD는 웨이퍼 테스트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단계의 검사와 설계 기법을 조합해 확보합니다.
양품 다이를 보증하는 방법
양품 다이를 확보하는 흐름은 제품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아래처럼 단계를 쌓아 불량을 미리 걸러 냅니다.
다이 품질을 높이는 단계 예시
- 강화된 웨이퍼 테스트: 미세 피치용 프로브 카드와 별도 검사 패드로 더 많은 항목을 검사한다.
- 웨이퍼 레벨 번인: 웨이퍼 상태에서 열과 전압 스트레스를 걸어 초기 불량을 끌어낸다.
- 다이 레벨 테스트: 잘라 낸 다이를 캐리어에 담아 패키지에 가까운 조건으로 다시 검사한다.
- 적층 후 검사: 메모리 스택처럼 여러 다이를 쌓은 묶음을 먼저 검사해 양품 스택만 다음 단계로 보낸다.
- 최종 조립과 리페어: 패키지 조립 후에도 예비 회로로 불량 셀이나 연결을 대체한다.
쌓은 묶음을 미리 검사하는 개념을 KGS(Known Good Stack)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HBM은 여러 장의 D램 다이와 베이스 다이를 쌓은 스택을 로직 칩 옆에 붙이므로, 스택 단계의 검사가 특히 중요하죠.
설계 쪽의 대비도 함께 갑니다. 칩 안에 자체 검사 회로와 다이 간 연결을 시험하는 경로를 넣어 두면, 탐침이 닿기 어려운 부분도 조립 전후에 검사할 수 있죠. 메모리처럼 예비 행과 열을 넣어 두고 불량 부분을 대체하는 리던던시와 리페어는 다이 수율 자체를 끌어올리는 방법입니다.
테스트 비용과 폐기 비용의 저울질
다이 단계 검사를 늘리면 테스트 장비와 시간, 번인 비용이 그만큼 늘어납니다. 그래서 KGD 수준을 얼마나 높일지는 늘어나는 테스트 비용과 줄어드는 패키지 폐기 비용을 비교해 정하죠. 값싼 다이를 값싼 패키지에 담는 제품이라면 웨이퍼 테스트 수준으로 충분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고가의 AI 가속기처럼 다이와 기판 모두 비싼 제품일수록 다이 단계에 투자할 이유가 커집니다. 첨단 패키징이 확산될수록 테스트가 공정의 끝이 아니라 조립 전후 곳곳에 배치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죠.
단일 칩과 멀티 다이 패키지 비교 표
| 구분 | 단일 칩 패키지 | 멀티 다이 첨단 패키지 |
|---|---|---|
| 패키지 수율 구조 | 다이 하나의 수율에 좌우 | 다이 수율이 개수만큼 곱해짐 |
| 불량 시 손실 | 칩 하나와 패키지 재료 | 함께 실린 양품 다이와 고가 기판까지 |
| 재작업 가능성 | 보통 필요 없음 | 다이 교체가 매우 어려움 |
| 웨이퍼 테스트의 역할 | 명백한 불량 선별 | 양품 보증 수준까지 요구됨 |
| 주요 검사 과제 | 최종 테스트에서 대부분 처리 | 미세 범프 접촉, 실제 속도 검사, 다이 단계 번인 |
| 보완 기법 | 최종 테스트, 패키지 번인 | 다이 레벨 테스트, 적층 후 검사, 리페어 |
핵심 정리
KGD는 패키지에 넣기 전에 양품임이 검증된 다이를 말합니다. 여러 다이를 담는 첨단 패키지에서는 수율이 다이 개수만큼 곱해지고, 불량 다이 하나가 양품 다이와 비싼 기판을 함께 버리게 만들죠. 웨이퍼 테스트만으로는 접촉, 고속 검사, 스트레스 조건에 한계가 있어 다이 레벨 테스트와 적층 후 검사, 리페어를 함께 씁니다.
단체 여행에서 출발 전에 모두의 여권을 확인하는 수고가 공항에서의 큰 손실을 막듯, 조립 전 검사에 들이는 비용은 패키지 전체의 폐기를 막는 보험입니다. 첨단 패키징 기술을 볼 때 접합 방식만큼 그 앞단의 다이 검증 전략도 함께 살펴보는 습관을 들이면 좋습니다.
면접 대비 질문
면접 대비 질문다이 8개가 들어가는 패키지에서 다이 수율이 95%라면 패키지 수율은 어느 정도이며, 이를 높이기 위해 어떤 방법을 쓸 수 있는지 설명해 보세요.
[답변 포인트] 다이 불량이 서로 독립이라고 보면 패키지 수율은 0.95의 8제곱으로 약 66%이며, 조립 수율까지 곱하면 더 낮아진다고 계산합니다. 불량 다이 하나가 양품 다이와 인터포저, 기판까지 버리게 만들기 때문에 조립 전에 다이 품질을 보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합니다. 개선 방법으로 미세 피치 프로브와 검사 패드를 활용한 웨이퍼 테스트 강화, 웨이퍼 레벨 번인, 다이 레벨 테스트, 스택 단위 검사, 리던던시와 리페어를 들고, 테스트 비용과 폐기 비용의 균형으로 수준을 정한다고 마무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