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다 레이더 반도체, 빛과 전파로 거리를 재는 두 방식

라이다 레이더 반도체, 빛과 전파로 거리를 재는 두 방식

산 정상에서 “야호” 하고 외치면 잠시 뒤 맞은편 절벽에서 메아리가 돌아옵니다. 돌아오기까지 걸린 시간에 소리의 속도를 곱하고 둘로 나누면 절벽까지의 거리를 알 수 있죠.

자동차와 로봇의 거리 센서도 같은 발상에서 출발합니다. 오늘 다룰 라이다 레이더 반도체는 빛이나 전파를 내보내 돌아온 신호로 거리를 재는 센서 안에서 신호를 만들고, 받고, 계산하는 칩들을 말합니다.

메아리와 다른 점도 있습니다. 빛과 전파는 소리보다 훨씬 빨라서 시간 차이가 나노초 단위이고, 시간을 직접 재는 대신 보낸 신호의 주파수를 일부러 바꿔 가며 그 차이로 거리를 알아내는 방법까지 쓰입니다.

라이다와 레이더가 거리를 재는 서로 다른 재료

라이다(LiDAR, Light Detection and Ranging)는 근적외선 레이저를 쏘고 반사된 빛을 받아 거리를 재는 센서입니다. 레이더(Radar, Radio Detection and Ranging)는 전파를 쓰며, 자동차용은 보통 77 GHz 부근의 밀리미터파 대역을 씁니다.

같은 일을 해도 재료가 달라 성격이 갈립니다. 빛은 파장이 짧아서 물체의 윤곽을 촘촘한 점들로 그려 내기에 좋고, 전파는 파장이 길어 비나 안개 같은 환경에 비교적 덜 흔들리며 움직이는 물체의 속도를 직접 읽는 데 강합니다.

그래서 라이다가 레이더보다 항상 더 정확하다는 생각은 오해입니다. 어느 쪽이 낫다기보다 서로 다른 물리량을 잘 읽기 때문에 함께 쓰거나 용도를 나눠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ToF 방식, 신호가 돌아오는 시간을 재는 원리

ToF(Time of Flight, 비행 시간) 방식은 신호를 쏜 순간부터 반사된 신호가 돌아오는 순간까지의 시간을 재고, 빛의 속도로 거리를 계산합니다. 왕복 시간이므로 구한 거리를 절반으로 나눠야 합니다.

가상 계산 예시, ToF의 시간과 거리빛의 속도를 초속 3억 m로 놓고, 150 m 앞의 물체에서 반사되어 돌아오는 경우를 계산합니다. 왕복 거리는 300 m이므로 걸리는 시간은 300 ÷ 300,000,000 = 0.000001초, 곧 1 µs입니다.

거꾸로 시간을 1 ns만 잘못 재면 거리 오차는 3억 × 0.000000001 ÷ 2 = 0.15 m, 곧 15 cm입니다. 센티미터 단위로 거리를 재려면 칩이 100 ps 안팎의 시각 차이까지 구별해야 한다는 뜻이고, 100 ps는 약 1.5 cm에 해당합니다.

이 방식에서 라이다 레이더 반도체의 핵심 과제는 정확한 시각 측정입니다. 도착 시각을 디지털 값으로 바꾸는 TDC(Time-to-Digital Converter)나 고속 ADC가 쓰이고, 쏜 신호와 받은 신호가 같은 기준 시계로 비교되어야 합니다.

라이다는 대체로 이 ToF를 펄스로 구현하고, 레이더도 펄스 방식이 있지만 자동차용은 다음에 볼 FMCW가 널리 쓰입니다.

FMCW 방식, 주파수 차이로 거리를 읽는 원리

FMCW(Frequency Modulated Continuous Wave, 주파수 변조 연속파)는 펄스를 한 번 쏘는 대신, 주파수가 시간에 따라 직선으로 올라가는 신호를 계속 내보내는 방식입니다. 이 한 번의 상승 신호를 처프(chirp)라고 합니다.

돌아온 신호는 거리만큼 늦게 도착하므로, 같은 순간에 보낸 신호와 받은 신호의 주파수에 차이가 생깁니다. 두 신호를 믹서로 곱해서 이 차이를 뽑아내면 비트 주파수가 되고, 비트 주파수가 높을수록 멀리 있는 물체입니다.

가상 계산 예시, FMCW의 비트 주파수처프가 50 µs 동안 주파수를 1 GHz만큼 올린다고 가정합니다. 이는 1 µs마다 20 MHz씩 올라가는 기울기입니다.

75 m 앞의 물체라면 왕복 시간이 150 ÷ 300,000,000 = 0.5 µs이므로 비트 주파수는 20 MHz × 0.5 = 10 MHz입니다. 이때 거리 분해능은 빛의 속도를 대역폭 1 GHz의 두 배로 나눈 값인 0.15 m, 곧 15 cm입니다.

이 방식에는 두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77 GHz에 이르는 신호 자체를 샘플링하는 대신 훨씬 낮은 비트 주파수만 ADC로 읽으면 되고, 속도는 연속된 처프 사이에서 신호의 위상이 변하는 정도로 함께 구할 수 있습니다.

이 설명은 레이더를 기준으로 했지만, 라이다에도 주파수가 변하는 빛을 쓰는 FMCW 방식이 있어서 연구와 제품화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레이더 RF 트랜시버와 밀리미터파 칩

자동차 레이더 칩 안에는 처프를 만드는 PLL과 발진기, 신호를 키워 내보내는 전력 증폭기(PA), 약한 반사 신호를 받는 저잡음 증폭기(LNA), 송신과 수신을 섞는 믹서, 필터와 ADC가 한 줄로 이어져 있습니다. 이 송수신 채널을 여러 개 두어 물체의 방향까지 구분합니다.

밀리미터파는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주파수가 높아서 배선과 소자의 손실이 크고, 처프의 기울기가 정확해야 하며, 특히 발진기의 위상 잡음이 중요합니다. 위상 잡음이 크면 가까이 있는 큰 물체의 반사 신호가 멀리 있는 작은 물체의 신호를 가려 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정으로는 과거에 SiGe 같은 특수 공정이 많이 쓰였고, 최근에는 일반 CMOS 공정으로도 집적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안테나는 보드 위에 두거나 패키지 안에 넣는 방식이 있으며, 이후의 FFT 같은 계산은 DSP나 전용 가속기가 맡습니다.

라이다 광원과 수광 소자, APD와 SPAD

라이다의 광원은 보통 레이저 다이오드입니다. 아주 짧고 강한 펄스를 내려면 드라이버가 나노초 단위로 큰 전류를 켜고 꺼야 해서, 빠르게 스위칭하는 전력 소자가 쓰이고 GaN 소자가 그 후보로 자주 거론됩니다. 눈에 안전하도록 출력과 펄스 길이도 제한됩니다.

파장은 905 nm 부근이 널리 쓰이는데 이 대역은 실리콘 수광 소자로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1550 nm 부근은 InGaAs 같은 다른 소재가 필요하지만 눈에 대한 안전 여유가 더 크다고 알려져 있어 선택지로 검토됩니다.

수광 소자는 반사되어 돌아온 아주 약한 빛을 전기 신호로 바꿔야 합니다. APD(Avalanche Photodiode, 애벌랜치 포토다이오드)는 높은 역방향 전압에서 전자가 연쇄적으로 충돌하며 불어나는 현상으로 신호를 내부에서 키웁니다. 그 뒤에는 전류를 전압으로 바꾸는 TIA(Transimpedance Amplifier)가 이어집니다.

SPAD(Single-Photon Avalanche Diode, 단일 광자 애벌랜치 다이오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광자 하나에도 큰 전류 펄스가 생기게 만든 소자입니다. 결과가 거의 디지털 펄스라서 CMOS 공정으로 SPAD를 격자 모양으로 배열하고 시각 측정 회로를 옆에 두는 구성이 가능합니다.

SPAD에는 대가가 있습니다. 한 번 반응하고 나면 회복할 때까지 광자를 받지 못하고, 햇빛 같은 배경광의 광자도 똑같이 반응합니다. 그래서 같은 방향으로 여러 번 쏘아 반사 광자가 도착한 시각을 모으고, 매번 같은 시각에 쌓이는 신호를 배경 잡음과 구분하는 방식이 쓰입니다.

신호 처리를 센서 안에서 할까 밖에서 할까

라이다 레이더 반도체가 센서에서 얻는 원시 데이터는 양이 매우 많습니다. 레이더는 처프마다 ADC 값이, 라이다는 점마다 도착 시각이 쌓이므로 이를 처리해 거리와 속도, 방향이 담긴 점이나 물체 목록으로 줄여야 합니다.

이 처리를 센서 안의 칩에서 끝내 결과만 중앙으로 보내면 통신 대역폭과 중앙의 부담이 줄지만 센서 칩이 커지고 비싸집니다. 원시 데이터를 중앙으로 보내 한꺼번에 처리하면 센서는 단순해지고 여러 센서를 융합하기 쉽지만 전송량이 크게 늘죠.

어느 쪽이 맞는지는 차량의 전자 구조와 비용에 달려 있어서 정답이 하나로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라이다 레이더 반도체 비교 표

구분라이다(주로 ToF)레이더(주로 FMCW)
쓰는 신호근적외선 레이저 펄스밀리미터파 처프
거리를 얻는 법왕복 시간을 직접 측정비트 주파수에서 계산
핵심 반도체레이저 드라이버, APD와 SPAD, TIA, TDCPLL, PA, LNA, 믹서, ADC
대체로 강한 점촘촘한 점으로 그리는 윤곽속도 측정과 날씨에 대한 둔감함
반도체의 어려움배경광 속 약한 신호, 눈 안전, 정밀한 시각 측정위상 잡음, 밀리미터파 손실, 다채널 집적
처리 부담점군 생성과 잡음 제거FFT로 거리와 속도 지도 생성

핵심 정리

라이다 레이더 반도체는 신호를 만들고, 받고, 시간이나 주파수 차이로 바꿔 거리를 계산하는 칩들의 묶음입니다. 라이다는 레이저 드라이버와 APD, SPAD, 시각 측정 회로가 중심이고, 레이더는 PLL과 송수신 RF 회로, ADC가 중심입니다.

메아리 비유로 돌아가면 소리 대신 빛이나 전파를 쓰고, 돌아온 시간이나 주파수의 변화로 거리를 재는 이야기입니다. 비유와 달리 신호가 아주 빠르고 약해서 시각과 주파수를 극도로 정밀하게 다뤄야 하고, 두 센서의 장단점이 달라 대체보다는 보완 관계에 가깝습니다.

면접 대비 질문

면접 대비 질문ToF 방식과 FMCW 방식의 거리 측정 원리 차이를 설명하고, 각각에서 반도체가 풀어야 할 핵심 과제를 말해 보세요.

[답변 포인트] ToF는 펄스가 왕복한 시간을 직접 재서 빛의 속도로 거리를 구하고, FMCW는 주파수가 변하는 신호를 보내 송신과 수신 신호의 비트 주파수에서 거리를 구한다고 대비합니다. ToF에서는 도착 시각을 정밀하게 재는 TDC와 약한 신호를 받는 APD와 SPAD, 배경광 속에서 신호를 구분하는 방법이 과제입니다. FMCW에서는 처프 기울기가 정확한 PLL과 낮은 위상 잡음, 밀리미터파 대역의 송수신 회로, 비트 주파수를 읽는 ADC와 FFT 처리가 과제입니다. 마지막으로 FMCW가 속도를 함께 구한다는 점과 두 방식이 서로 다른 센서에서 주로 쓰이지만 라이다에도 FMCW가 있다는 점까지 덧붙이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