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BT와 MOSFET 선택 기준, 손실 균형으로 가르는 법
정비소에서 큰 트럭의 바퀴 너트를 풀 때는 임팩트 렌치를 쓰고, 작은 나사를 빠르게 박을 때는 가벼운 전동 드라이버를 씁니다. 임팩트 렌치는 힘이 세지만 방아쇠를 놓은 뒤에도 잠깐 더 돌고, 드라이버는 힘은 작아도 켜고 끄는 반응이 빠릅니다.
전력 반도체에서 IGBT와 MOSFET 선택 기준도 이와 비슷한 구도로 시작합니다. 큰 전류를 낮은 손실로 흘리는 데 강한 쪽과 빠르게 켜고 끄는 데 강한 쪽이 있고, 어느 쪽이 맞는지는 전압과 주파수와 부하가 정합니다.
비유와 다른 점도 있습니다. 공구는 크기와 힘만 보고 고르면 되지만 소자는 도통 손실과 스위칭 손실을 함께 계산해야 하고, 두 소자가 모두 후보가 되는 겹치는 영역도 넓습니다. 이 글은 BJT와 MOSFET의 일반 비교가 아니라 전력 소자 수준에서 무엇을 보고 고르는지에 집중합니다.
IGBT와 MOSFET 선택 기준, 손실이 어디서 나오느냐의 문제
전력 소자는 켜져 있는 동안 소자 양단에 전압이 걸려 열을 내는 도통 손실(Conduction Loss)과, 켜고 끄는 순간 전압과 전류가 겹쳐 열을 내는 스위칭 손실(Switching Loss)을 만듭니다. 두 소자의 차이는 결국 이 두 손실이 서로 다른 비율로 나온다는 데 있습니다.
MOSFET은 전류가 흐르는 길이 저항처럼 동작해서 도통 손실이 전류의 제곱에 비례합니다. IGBT는 저항 성분에 더해 일정한 오프셋 전압이 있어서 도통 손실이 전류에 가깝게 비례합니다.
켜고 끄는 쪽에서는 반대로 MOSFET이 빠르고 IGBT가 느립니다. 이 교차를 만드는 구조를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파워 MOSFET, 다수 캐리어의 속도와 고전압의 대가
파워 MOSFET(Metal-Oxide-Semiconductor Field-Effect Transistor, 금속 산화막 반도체 전계효과 트랜지스터)은 대부분 수직형입니다. 소스와 게이트는 웨이퍼 윗면에, 드레인은 아랫면에 있어서 전류가 위에서 아래로 흐릅니다.
윗면과 아랫면 사이에는 드리프트 층(Drift Region)이라 부르는 두껍고 옅게 도핑된 n형 층이 있습니다. 꺼진 상태에서 높은 전압을 떠받치는 것이 이 층이어서, 전압을 더 견디려면 더 두껍고 더 옅게 만들어야 합니다.
문제는 켜졌을 때입니다. 이 층이 그대로 전류 경로에 남아 저항이 되므로 온저항(Rds(on), 켜진 상태의 드레인-소스 저항)이 커지고, 같은 면적에서는 견디는 전압이 오를수록 온저항이 대략 2제곱에서 2.5제곱의 속도로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상으로 2제곱 관계만 가정해도 견디는 전압이 3배가 되면 단위 면적당 온저항은 9배입니다.
그래서 수십 V에서 수백 V 영역의 낮은 전압에서는 MOSFET이 유리하지만, 전압이 높아질수록 칩 면적을 크게 잡아야 온저항을 맞출 수 있고 가격도 오릅니다. 수백 V 영역에서는 드리프트 층에 n형과 p형 기둥을 번갈아 세워 이 한계를 완화한 슈퍼정션(Super-Junction) 구조가 쓰이기도 합니다.
대신 전류를 나르는 캐리어가 전자 한 종류뿐인 다수 캐리어(Majority Carrier) 소자여서 꺼질 때 정리할 전하가 적습니다. 스위칭 속도는 게이트의 입력 커패시턴스를 얼마나 빨리 채우고 비우느냐로 정해지고, 그래서 MOSFET의 스위칭 손실은 작고 짧습니다.
다만 0은 아닙니다. 전압과 전류가 겹치는 짧은 구간과, 출력 커패시턴스를 충전하고 방전하는 에너지가 여전히 손실로 남습니다.
IGBT, MOS 게이트 아래에 정공을 주입한 구조
IGBT(Insulated Gate Bipolar Transistor, 절연 게이트 양극성 트랜지스터)를 한 줄로 쓰면 MOSFET이 구동하는 BJT입니다. 구조로 보면 수직형 MOSFET의 아랫면 n형 드레인 자리에 p형 컬렉터 층을 넣은 모양이고, 게이트는 MOSFET처럼 전압으로 제어합니다.
켜지면 이 p형 층에서 드리프트 층으로 정공이 주입되고, 전기적 중성을 맞추려고 전자도 따라 들어옵니다. 드리프트 층이 전자와 정공으로 가득 차면 저항이 크게 낮아지는데, 이를 전도도 변조(Conductivity Modulation)라고 부릅니다.
덕분에 IGBT는 높은 전압을 견디도록 두꺼운 드리프트 층을 쓰면서도 도통 때의 전압 강하를 낮게 유지합니다. 대가로 p-n 접합을 지나야 하므로 1 V 안팎의 오프셋 전압이 생기고, 전류가 작은 구간에서는 이 오프셋이 오히려 MOSFET보다 손해를 만듭니다.
MOSFET은 구조상 소스와 드레인 사이에 바디 다이오드가 내장되어 있지만, IGBT에는 이런 역방향 도통 경로가 없습니다. 그래서 인버터 모듈에는 IGBT 옆에 역병렬 다이오드를 따로 붙이는 구성이 일반적입니다.
테일 전류가 스위칭 손실을 키우는 이유
꺼질 때 게이트는 채널을 닫아 전자의 공급을 끊습니다. 하지만 드리프트 층에 가득 찬 전자와 정공은 갈 곳이 없어서, 빠져나가거나 재결합으로 사라질 때까지 남고 그 사이 전류가 곧바로 0이 되지 않고 꼬리처럼 이어집니다.
이 꼬리를 테일 전류(Tail Current)라 하고, 문제는 이 시점에 소자 양단 전압이 이미 높은 값으로 올라가 있다는 점입니다. 높은 전압과 남은 전류가 곱해지는 시간이 길어지니 턴오프 손실이 크게 늘어납니다. 게이트로는 이 전하를 직접 끌어낼 수 없다는 점도 MOSFET과 다릅니다.
테일을 줄이려면 소수 캐리어의 수명을 짧게 만들면 되지만, 그러면 전도도 변조가 약해져 도통 전압이 오릅니다. IGBT 설계는 이처럼 도통 손실과 스위칭 손실을 맞바꾸는 일이어서, 같은 IGBT라도 낮은 주파수용과 높은 주파수용이 따로 나뉩니다.
도통 손실과 스위칭 손실로 계산해 보는 교차점
손실이 어느 쪽에서 갈리는지 간단한 가상 모델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실제 데이터시트 값이 아니라 흐름을 보기 위한 숫자입니다.
가상 계산 예시, 같은 전압 등급과 비슷한 칩 면적의 두 소자
- 공통 조건: 켜진 동안의 전류 20 A, 전체 시간 중 도통하는 비율 50%
- MOSFET: 온저항 0.4 Ω, 켜고 끄는 한 쌍의 스위칭당 에너지 0.5 mJ
- IGBT: 도통 전압 1.8 V, 켜고 끄는 한 쌍의 스위칭당 에너지 2 mJ
- 도통 손실: MOSFET = 0.5 × 20 × 20 × 0.4 = 80 W, IGBT = 0.5 × 1.8 × 20 = 18 W
- 10 kHz에서 총손실: MOSFET = 80 + 10,000 × 0.0005 = 85 W, IGBT = 18 + 10,000 × 0.002 = 38 W
- 100 kHz에서 총손실: MOSFET = 80 + 50 = 130 W, IGBT = 18 + 200 = 218 W
- 총손실이 같아지는 주파수: 80 + f × 0.0005 = 18 + f × 0.002 에서 f = 62 ÷ 0.0015 ≈ 41 kHz
이 가상 모델에서는 약 41 kHz를 넘기면 MOSFET이 유리해집니다. 높은 전압 등급의 MOSFET은 온저항이 크다는 가정이 도통 손실에 그대로 반영된 결과입니다.
전류를 낮추면 순서가 뒤집히는 구간도 생깁니다. 도통 전압이 일정하다고 단순화하면 두 도통 손실이 같아지는 전류는 도통 전압 ÷ 온저항, 곧 1.8 ÷ 0.4 = 4.5 A이고, 이보다 가벼운 전류에서는 MOSFET의 도통 손실이 더 낮습니다.
실제로는 전류와 온도에 따라 스위칭 에너지와 도통 전압이 달라지고, 칩 면적이 같다는 가정도 현실의 가격과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교차점은 숫자 하나로 외우는 값이 아니라 동작점마다 다시 계산해야 하는 값입니다.
전압과 주파수와 부하로 소자를 고르는 순서
IGBT와 MOSFET 선택 기준은 한 가지 숫자로 정해지지 않고, 아래 순서로 조건을 좁혀 가는 방식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소자를 고르는 순서
- 버스 전압과 필요한 항복 전압: 서지와 여유를 더해 정격을 정합니다. 수백 V 이하에서는 MOSFET 후보가 넓고, 전압이 높아질수록 IGBT가 후보에 들어옵니다.
- 스위칭 주파수: 수 kHz에서 십수 kHz의 대전류 모터 구동에는 IGBT가, 수십 kHz 이상의 전원 장치에는 MOSFET이 많이 쓰입니다.
- 부하 전류의 분포: 정격보다 가벼운 전류로 오래 동작한다면 오프셋 전압이 없는 MOSFET의 도통 특성이 유리합니다.
- 총손실과 방열: 도통 손실과 스위칭 손실의 합으로 열 설계가 가능한지 확인합니다.
- 보호와 구동: 단락을 견디는 시간, 게이트 구동 방식, 내장 다이오드 필요 여부를 확인합니다.
- 비용: 칩 면적, 모듈 구성, 냉각 비용까지 합쳐 시스템 단위로 비교합니다.
보호 쪽에서는 모터 구동용 IGBT가 단락 상태를 수 µs 정도 견디도록 설계되는 경우가 많고, 이 시간 안에 구동 회로가 소자를 꺼 줍니다. 병렬 연결도 소자에 따라 달라서, MOSFET은 온도가 오르면 온저항이 커지는 성질 덕분에 병렬로 묶을 때 전류가 균등하게 나뉘기 쉽습니다.
브리지 구조에서 MOSFET의 내장 다이오드를 쓸 때는 역회복 특성도 확인해야 합니다. 이 다이오드의 역회복 전하가 크면 반대편 스위치가 켜질 때 추가 손실과 전류 스파이크가 생깁니다.
SiC MOSFET은 고전압에서도 낮은 스위칭 손실을 내서 이 경계를 위로 밀어 올립니다. 소재 차이는 다른 글에서 다루고, 여기서는 실리콘 소자끼리의 선택에 집중했습니다.
IGBT와 MOSFET 선택 기준을 흐리는 오해
첫째는 IGBT는 MOSFET의 상위 호환이라서 큰 전력에는 항상 IGBT를 쓴다는 생각입니다. 전력의 크기가 아니라 전압과 전류 분포, 주파수의 조합이 정하며, 전류가 커도 주파수가 높으면 MOSFET이 이기는 구간이 있습니다.
둘째는 MOSFET은 낮은 전압 전용이다라는 이해입니다. 슈퍼정션 구조는 수백 V 영역에서도 쓰이고, 이 영역의 전원 장치와 충전기에서는 MOSFET이 폭넓게 선택됩니다.
셋째는 데이터시트의 도통 전압이나 온저항만 비교하는 습관입니다. 같은 전류와 같은 온도에서 비교하지 않으면 서로 다른 조건의 숫자일 수 있고, 스위칭 에너지 항목을 빼고 보면 고주파에서 결론이 뒤집힙니다.
파워 MOSFET과 IGBT 비교 표
| 구분 | 파워 MOSFET | IGBT |
|---|---|---|
| 전류를 나르는 캐리어 | 전자 한 종류 (다수 캐리어) | 전자와 정공 모두 (전도도 변조) |
| 켜졌을 때의 특성 | 저항처럼 동작, 손실이 전류의 제곱에 비례 | 오프셋 전압이 있고 손실이 전류에 가깝게 비례 |
| 고전압에서의 도통 손실 | 견디는 전압이 오르면 온저항이 급격히 증가 | 두꺼운 드리프트 층에서도 낮게 유지 |
| 꺼질 때 | 저장 전하가 적어 빠르게 끝남 | 테일 전류로 턴오프 손실이 큼 |
| 스위칭 주파수 영역 | 수십 kHz 이상까지 폭넓음 | 수 kHz에서 수십 kHz 이하가 일반적 |
| 역방향 전류 경로 | 바디 다이오드 내장 | 역병렬 다이오드를 따로 붙임 |
| 주로 쓰이는 곳 | 전원 장치, 충전기, 낮고 중간 전압의 컨버터 | 모터 구동 인버터, 산업용 전력 장치 |
핵심 정리
IGBT와 MOSFET 선택 기준의 뿌리는 두 소자가 전류를 나르는 방식에 있습니다. MOSFET은 다수 캐리어만 쓰므로 빠르지만 고전압에서 온저항이 급격히 늘고, IGBT는 정공을 주입해 도통 전압을 낮추는 대신 테일 전류로 꺼지는 속도를 내줍니다.
공구 비유로 돌아가면 임팩트 렌치와 드라이버 중 무엇이 낫느냐가 아니라 어떤 볼트를 얼마나 자주 조이느냐의 문제입니다. 다만 소자에서는 전압과 전류, 주파수, 비용이 함께 걸려 있으므로 도통 손실과 스위칭 손실을 합한 총손실을 동작점마다 계산해 보세요.
면접 대비 질문
면접 대비 질문전압이 높은 모터 구동 인버터에서 MOSFET 대신 IGBT를 쓰는 이유와, 스위칭 주파수가 높아지면 선택이 달라지는 이유를 설명해 보세요.
[답변 포인트] MOSFET은 다수 캐리어 소자라 빠르지만 견디는 전압이 오를수록 드리프트 층 저항 때문에 온저항이 급격히 커진다는 점으로 시작합니다. IGBT는 p형 컬렉터에서 정공을 주입해 전도도 변조로 도통 전압을 낮추지만, 꺼질 때 남은 전하가 테일 전류를 만들어 스위칭 손실이 크다고 대비합니다. 도통 손실은 MOSFET이 전류 제곱에 온저항을 곱한 값, IGBT가 오프셋 전압에 가까운 값이어서 전류에 따라 유리한 쪽이 갈리고, 주파수가 오르면 스위칭 손실이 비례해 늘어 MOSFET이나 SiC 쪽으로 기운다고 계산 예시로 보여 줍니다. 단락 내구, 내장 다이오드 유무, 병렬 연결, 비용까지 덧붙이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