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모듈 패키징, 소결 본딩이 열과 수명 문제를 푸는 방식
센 불을 쓰는 중식 주방에서는 웍이 쉴 새 없이 달궈지고 식기를 반복합니다. 이런 주방에서 가장 먼저 상하는 곳은 불판이 아니라 손잡이를 땜으로 붙인 연결부입니다. 뜨거워지면 물러지고 식으면 굳는 일을 되풀이하면 그 부분부터 헐거워지기 때문입니다.
전기를 크게 다루는 전력 반도체도 같은 고민을 합니다. 파워 모듈 패키징은 큰 열을 빨리 내보내고, 켜졌다 꺼지는 온도 변화를 수없이 견디게 칩을 조립하는 일이고, 소결 본딩은 그중 칩을 붙이는 접합부를 더 튼튼하게 만드는 기술입니다.
비유와 다른 점이 있습니다. 주방의 웍은 눈에 보이는 손잡이가 헐거워지면 바로 교체하지만, 모듈 안의 접합부는 밀봉된 내부에서 서서히 지쳐 가기 때문에 고장이 날 때까지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설계 단계에서 수명을 미리 따져야 합니다.
파워 모듈 패키징이 필요한 이유, 센 불 앞에 선 칩
전력 반도체는 전류를 켜고 끄는 스위치여서 동작할 때마다 도통 손실과 스위칭 손실이 열로 나옵니다. 작은 칩 면적에서 큰 열이 나오므로 열이 빠져나갈 길이 막히면 칩 온도가 빠르게 올라갑니다.
전기차 인버터와 산업용 모터 드라이브처럼 큰 전력을 다루는 곳에서는 칩 하나로 부족해, 여러 개의 스위치와 다이오드를 한 몸체에 묶은 모듈을 씁니다. 개별 패키지보다 전류 용량이 크고 방열 경로를 한 번에 설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파워 모듈 패키징에서는 칩 자체의 성능만큼 칩을 둘러싼 조립 구조가 중요합니다. 같은 칩을 써도 열이 얼마나 잘 빠지고 얼마나 오래 버티는지는 패키지 구조가 정하기 때문입니다.
파워 모듈의 구조, 칩에서 방열판까지 쌓인 층
전형적인 파워 모듈에서 칩은 DBC(Direct Bonded Copper, 직접 접합 구리) 기판 위에 놓입니다. DBC는 세라믹 판의 위아래에 구리를 접합한 기판으로, 전기는 통하게 하면서도 세라믹 층 덕분에 칩 쪽 회로와 아래쪽 방열 경로를 전기적으로 분리해 줍니다.
DBC 기판은 구리 베이스플레이트 위에 붙고, 베이스플레이트는 열 계면 소재를 거쳐 방열판에 닿습니다. 칩 윗면은 굵은 알루미늄 와이어나 구리 리본 등으로 연결하고, 전체를 하우징 안에 넣어 실리콘 젤이나 에폭시로 채워 보호합니다.
열이 칩에서 방열판까지 가려면 칩, 접합층, 구리, 세라믹, 구리, 접합층, 베이스플레이트, 계면 소재라는 여러 층을 차례로 지납니다. 각 층의 접합이 하나라도 나빠지면 전체의 열저항이 올라가고, 이런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파워 모듈 패키징의 출발점입니다.
열이 지나가는 길과 층마다 다른 열팽창
문제는 층마다 열팽창 정도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실리콘 칩의 열팽창 계수는 약 2~3 ppm/K 수준이고 구리는 약 17 ppm/K 정도여서, 같은 온도 변화에 구리가 몇 배 더 늘어납니다.
온도가 오르내릴 때마다 접합층은 서로 다르게 늘고 줄어드는 층 사이에서 전단 방향의 힘을 받습니다. 가상의 예로 접합부 온도가 40℃에서 150℃까지 오르내린다면 한 번의 사이클에서 변동 폭은 150 − 40 = 110℃입니다. 이 일이 수없이 반복되는 것이 모듈의 평소 생활입니다.
이때 변형을 가장 많이 흡수하는 곳이 접합층입니다. 접합층이 변형을 버티지 못하고 조금씩 갈라지기 시작하면 열 길이 좁아지고 칩 온도가 더 올라가, 갈라짐이 더 빨라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집니다.
솔더 접합이 열 사이클에 지치는 방식
칩을 붙이는 전통적인 방법은 솔더 접합입니다. 솔더는 가열해 녹였다가 굳히며 붙이는 합금이어서 공정이 쉽고 저렴하지만, 녹는점이 낮다는 것이 이 용도에서는 약점이 됩니다.
대략적인 계산으로 보겠습니다. 주석, 은, 구리 계열 솔더의 녹는점을 약 217℃(490 K)라고 하면 150℃(423 K)에서 작동하는 접합부는 녹는점의 423 ÷ 490, 약 0.86 수준의 온도에 놓입니다. 금속은 녹는점 대비 온도 비율이 높을수록 쉽게 변형되고 피로가 쌓이므로, 이 접합부는 늘 힘든 상태입니다.
그 결과 솔더층에는 균열이 생기고 번져 열저항이 오릅니다. 같은 원리로 칩 윗면의 알루미늄 와이어가 접합 지점에서 떨어지는 고장도 열 사이클에서 자주 나타납니다. 이런 고장 방식은 패키지 신뢰성 글에서 다룬 솔더 크랙과 같은 계열입니다.
소결 본딩, 녹이지 않고 은 입자를 붙이는 방법
소결(sintering)은 분말 입자를 녹는점 아래의 온도에서 가열해, 입자 경계를 따라 원자가 확산하며 서로 붙게 만드는 방법입니다. 소결 본딩에서는 은 입자가 섞인 페이스트를 칩과 기판 사이에 바르고, 가열하며 필요하면 압력을 더해 입자를 하나의 은 접합층으로 만듭니다.
은의 녹는점은 약 962℃인데, 소결은 이보다 훨씬 낮은 대체로 200~300℃ 범위에서 진행됩니다. 접합이 끝난 은 층의 녹는점은 은 자체의 값에 가깝게 높으므로, 앞의 계산을 이어 보면 150℃에서의 온도 비율은 423 ÷ 1,235, 약 0.34에 불과합니다.
같은 온도에서 솔더보다 훨씬 여유 있는 상태이니 접합부가 쉽게 변형되지 않습니다. 은은 열과 전기를 모두 잘 전달하는 금속이어서, 다공질로 남더라도 대체로 솔더보다 열을 잘 전달하는 접합층이 됩니다.
은 소결 다이 어태치의 공정 흐름
은 소결 다이 어태치의 일반적인 흐름
- 기판과 칩 뒷면의 금속 마감을 확인합니다. 은이나 금처럼 소결에 맞는 표면이 필요합니다.
- 기판 위에 은 페이스트를 인쇄하거나 점적으로 도포합니다.
- 낮은 온도로 건조해 페이스트 속 용매를 날립니다.
- 칩을 정확한 위치에 올려 배치합니다.
- 가열하면서 필요하면 압력을 더해 은 입자를 소결합니다.
- 음향 현미경과 전단 시험으로 공극과 접합 강도를 검사합니다.
솔더가 녹았다 굳는 한 번의 열처리라면, 소결은 건조와 가열 가압이라는 여러 단계를 거칩니다. 단계마다 조건이 접합 품질에 영향을 주므로 공정 관리 범위가 좁아집니다.
소결의 장점과 치러야 할 비용
장점은 접합층의 열과 수명입니다. 접합층의 열전도가 좋아 칩에서 나온 열이 잘 빠지고, 높은 녹는점 덕분에 열 사이클에서 쉽게 지치지 않습니다. 이후 단계에서 솔더 리플로를 거쳐도 은 접합층이 다시 녹지 않아 조립 순서를 짜기도 수월합니다.
이런 특성은 높은 온도와 큰 전력 밀도를 노리는 SiC 소자와 잘 맞습니다. SiC 칩은 같은 전력을 더 작은 면적에서 다루는 경향이 있어, 열이 몰리는 칩 아래 접합층이 한계가 되기 쉽기 때문입니다.
대신 치르는 비용도 큽니다. 은 페이스트가 비싸고, 칩 뒷면과 기판에 은이나 금 마감을 해야 하며, 가압 장비가 필요하고, 압력을 받는 칩이 깨지지 않게 조건을 조절해야 합니다. 구리 페이스트로 비용을 낮추려는 시도도 있지만, 산화를 막는 것이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소결을 둘러싼 흔한 오해
소결은 은을 녹여서 붙이는 공정이다라는 이해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소결은 녹이지 않고 입자 사이의 원자 이동으로 붙이는 방식이어서, 은이 녹는 온도보다 훨씬 낮은 온도에서 공정이 끝납니다.
또 하나의 오해는 소결로 바꾸면 모듈의 수명 문제가 모두 풀린다는 생각입니다. 칩 아래 접합층이 좋아져도 칩 윗면의 와이어 접합, 기판과 베이스플레이트 사이의 접합 같은 다른 약한 고리가 남아, 가장 약한 곳이 다른 위치로 옮겨 갈 뿐입니다. 그래서 구리 클립이나 리본, 기판 접합의 소결 같은 시도가 함께 진행되고 있습니다.
솔더 접합과 소결 접합 비교 표
| 구분 | 솔더 접합 | 은 소결 접합 |
|---|---|---|
| 접합 원리 | 합금을 녹였다 굳힘 | 녹는점 아래에서 입자 확산 |
| 접합층의 녹는점 | 낮음, 200℃ 초반대 계열이 많음 | 은에 가깝게 높음 |
| 열 사이클 내구성 | 균열이 번지기 쉬움 | 상대적으로 우수 |
| 열 전달 | 양호 | 대체로 더 우수 |
| 공정 난이도와 비용 | 낮음, 오래 검증됨 | 페이스트와 장비 비용이 크고 조건 관리가 까다로움 |
| 표면 요구 | 비교적 자유로움 | 은이나 금 마감이 필요 |
핵심 정리
파워 모듈 패키징의 핵심은 큰 열을 빨리 내보내고, 층마다 다른 열팽창이 만드는 반복 응력을 접합부가 견디게 하는 것입니다. 소결 본딩은 녹는점이 높은 은 접합층으로 이 문제를 풀지만, 비용과 공정 난도라는 대가를 치릅니다.
손잡이를 땜으로 붙인 웍이 불을 켰다 껐다 하는 주방에서 가장 먼저 헐거워지듯, 모듈에서도 가장 열을 많이 받는 접합부가 수명을 정합니다. 새로운 접합 기술을 볼 때는 무엇이 가장 약한 고리이고 그것이 어디로 옮겨 가는지를 함께 따져 보세요.
면접 대비 질문
면접 대비 질문파워 모듈에서 솔더 접합이 열 사이클에 취약한 이유를 설명하고, 은 소결 본딩이 어떻게 이를 개선하는지 말해 보세요.
[답변 포인트] 층마다 열팽창 계수가 달라 온도가 오르내릴 때 접합층이 반복해서 전단 변형을 받고, 솔더는 녹는점이 낮아 같은 온도에서 변형과 피로가 쉽게 쌓여 균열이 번진다는 점으로 시작합니다. 은 소결은 입자를 녹이지 않고 확산으로 붙여 녹는점이 높은 접합층을 만들고, 열전도도 대체로 더 좋다고 대비합니다. 은 페이스트와 가압 장비 비용, 표면 마감 요구, 와이어 본딩과 기판 접합 같은 다른 약한 고리가 남는다는 한계까지 덧붙이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