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12시제, 시점과 상의 조합으로 읽는 원리
참조: tense (네이버 사전)
아파트 단지 안내도를 보면 층과 호수가 가로세로로 맞물려 있죠. ‘5층 2호’라고만 말해도 그 집을 정확히 짚을 수 있는 것은, 높이와 옆 칸이라는 두 기준이 한 점에서 만나기 때문입니다.
영어 동사도 이렇게 두 기준을 엮어 자리를 정합니다. 언제의 일인지를 정하는 시점과, 그 일을 어떤 모습으로 보여 줄지를 정하는 상이죠. 오늘은 영어 12시제를 이 두 축으로 도식화해서, 열두 개의 공식을 두 번의 선택으로 줄여 보겠습니다.
시점만 고르고 멈춘 문장
시제를 고를 때 ‘언제’만 생각하면 형태는 맞아도 장면이 어긋나는 문장이 나옵니다. 아래 두 문장은 시점은 제대로 골랐지만, 그 순간 일이 어떤 모습인지를 빠뜨렸죠.
어색한 문장Look! The kids play in the rain. (어색함)
This time tomorrow, I will lie on a beach in Jeju. (어색함)
첫 문장은 ‘저것 좀 봐!’라며 눈앞의 장면을 가리키면서 단순현재를 썼습니다. 단순현재는 ‘그 아이들은 (원래) 빗속에서 논다’처럼 습관이나 늘 그런 일을 말하는 형태라, 지금 벌어지는 장면과 맞지 않죠.
두 번째 문장도 ‘내일 이맘때’라는 한 지점을 콕 집어 놓고, 그 순간 한창 누워 있는 모습 대신 ‘눕겠다’는 결정만 말했습니다. 두 문장 모두 시점이 아니라 장면을 담는 방식에서 어긋난 것입니다.
영어 12시제를 만드는 두 개의 축
첫 번째 축은 시점(tense)입니다. 사건이 과거, 현재, 미래 중 어디에 놓이는지를 정하죠. 두 번째 축은 상(aspect)으로, 그 사건을 어떤 모습으로 바라볼지를 정합니다.
상에는 네 가지가 있습니다. 사건을 한 덩어리로 보는 단순, 한가운데를 보여 주는 진행, 기준 시점에서 이미 이루어진 일을 돌아보는 완료, 기준 시점까지 이어져 온 진행을 보여 주는 완료진행이죠. 시점 3개와 상 4개를 곱하면 정확히 12칸이 나옵니다.
12시제 조립 공식시점(과거 · 현재 · 미래) × 상(단순 · 진행 · 완료 · 완료진행) = 12칸
진행 = be + -ing / 완료 = have + p.p. / 완료진행 = have been + -ing
이 공식으로 앞의 두 문장을 고쳐 보겠습니다. 시점은 그대로 두고 상만 진행으로 바꾸면 됩니다.
자연스러운 문장Look! The kids are playing in the rain.
This time tomorrow, I will be lying on a beach in Jeju.
우리말로 주고받듯 따라가 보면 차이가 선명해집니다. “내일 이맘때 나는 제주에 있을 거야. (거기서 뭘 하고 있는데?) 해변에 누워 한창 쉬고 있겠지.” 미래라는 시점은 will이, 한창 하는 중이라는 모습은 be lying이 나눠 맡은 것이죠.
시점 표시는 맨 앞 단어 하나에만
시제 형태가 복잡해 보이는 이유는 조동사가 여러 개 겹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시점을 표시하는 것은 언제나 맨 앞 단어 하나뿐이죠. has been working에서는 has가 현재를, had been working에서는 had가 과거를, will have been working에서는 will이 미래를 맡습니다.
맨 앞 단어가 시점을 맡는 예She has been training for the marathon since March.
By next spring, she will have been training for a full year.
두 문장에서 뒤쪽의 been training은 모양이 그대로입니다. 시점을 바꾸고 싶으면 맨 앞의 has를 had나 will have로 갈아 끼우기만 하면 되죠.
상은 사건을 바라보는 자리
상은 같은 사건을 어디에 서서 보느냐의 문제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단순은 멀리서 사건 전체를 한 장에 담고, 진행은 사건 한가운데로 들어가 움직이는 모습을 봅니다.
완료는 기준 시점에 서서 이미 지나온 일을 돌아보는 구도입니다. 완료진행은 같은 자리에서 돌아보되, 그 일이 그때까지 계속 이어져 왔다는 흐름까지 함께 담죠.
참고로 동사 자체의 모양이 바뀌어 표시되는 시제는 엄밀히 현재와 과거 둘뿐이라, 미래는 will 같은 조동사로 나타낸다고 보는 문법서도 많습니다. 영어 12시제는 이런 견해 차이를 감안하고 시점과 상을 한 장에 정리한 학습용 배치도라고 보면 됩니다.
의문문과 부정문도 같은 설계로 움직인다
두 축으로 조립하는 원리를 알면 의문문과 부정문도 따로 외울 필요가 없습니다. 맨 앞에서 시점을 맡은 조동사가 주어 앞으로 나가면 의문문이 되고, 그 바로 뒤에 not을 붙이면 부정문이 되죠.
첫 조동사가 움직이는 예Have you been waiting long?
The workers haven’t finished the roof yet.
Will the guests have left by midnight?
세 문장 모두 뒤에 있는 been waiting, finished, have left는 자리도 모양도 그대로입니다. 첫 조동사 하나만 움직이니, 조동사가 몇 개 겹쳐 있어도 겁낼 이유가 없죠.
조동사가 없는 단순현재와 단순과거만 do, does, did를 불러옵니다. Did you call me?처럼 시점을 did가 대신 짊어지고, 뒤의 동사는 원형으로 돌아가는 것이죠. 이것 역시 ‘맨 앞 조동사가 시점을 맡는다’는 같은 원리 안에 있습니다.
학생들이 자주 틀리는 시제 조립
첫째, 진행형에서 be를 빠뜨리는 경우입니다. 우리말 ‘-하는 중’에 해당하는 것은 -ing 하나가 아니라 be + -ing 한 묶음이라, be가 빠지면 시점을 맡을 동사가 사라지죠.
be를 빠뜨린 진행형My sister working at a bakery this summer. (틀림)
My sister is working at a bakery this summer.
둘째, have 뒤에 과거분사 대신 과거형을 두는 경우입니다. 완료의 have는 바로 뒤 동사를 과거분사로 바꾸라는 신호인데, 과거형과 과거분사의 모양이 다른 불규칙동사에서 특히 자주 틀리죠.
have 뒤의 형태They have wrote three reports this week. (틀림)
They have written three reports this week.
The last bus has already gone.
셋째, will 뒤에 has를 쓰는 경우입니다. 주어가 3인칭 단수라 has가 떠오르기 쉽지만, 시점은 이미 will이 맡았으니 뒤의 have는 원형으로 남아야 하죠.
will 뒤의 haveBy June, he will has finished the course. (틀림)
By June, he will have finished the course.
영어 12시제 한눈에 보는 배치도
가로줄은 시점, 세로줄은 상입니다. work 하나로 12칸을 채워 보면 형태가 어떻게 조립되는지 한눈에 들어오죠.
| 구분 | 단순 | 진행 | 완료 | 완료진행 |
|---|---|---|---|---|
| 과거 | worked | was / were working | had worked | had been working |
| 현재 | work / works | am / is / are working | have / has worked | have / has been working |
| 미래 | will work | will be working | will have worked | will have been working |
| 보여 주는 모습 | 사건 전체 | 한창 하는 중 | 기준 시점까지 이룬 일 | 기준 시점까지 이어진 진행 |
핵심 정리
영어 12시제는 서로 다른 열두 개의 공식이 아니라, 시점 셋과 상 넷이 만나 생기는 자리입니다. 시점은 맨 앞 단어 하나가 맡고, 상은 be + -ing와 have + p.p.라는 두 부품을 어떻게 끼우느냐로 정해지죠.
층과 호수만 알면 처음 가 보는 단지에서도 집을 찾아가듯, 영작할 때도 ‘언제인가’와 ‘어떤 모습인가’를 차례로 정하면 맞는 칸에 도착합니다. 독해할 때는 거꾸로 맨 앞 조동사에서 시점을, 뒤에 붙은 부품에서 상을 읽어 내면 됩니다.
예상 문제
문제. 다음 중 문장과 시제 이름이 바르게 짝지어지지 않은 것을 고르시오. (고1 어법)① She had been waiting for an hour. – 과거완료진행
② I will be traveling in Europe next week. – 미래진행
③ They have just finished dinner. – 현재완료
④ He was reading a comic book. – 현재진행
⑤ We will have lived here for five years next month. – 미래완료
[해설] 시점은 맨 앞 단어가 정합니다. ④는 맨 앞의 was가 과거를, be + -ing가 진행을 나타내므로 현재진행이 아니라 과거진행입니다.
[정답] ④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