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 다이오드, 단면 발광과 VCSEL의 공진 구조 차이

레이저 다이오드, 단면 발광과 VCSEL의 공진 구조 차이

마주 보는 거울 두 장 사이에 작은 조명을 켜 놓은 전시실을 상상해 보세요. 빛이 두 거울 사이를 끝없이 오가며 복도가 한없이 이어진 것처럼 보이죠. 거울이 완벽하지 않아도, 빛이 같은 길을 여러 번 왕복하는 것이 이 효과의 핵심입니다.

레이저 다이오드도 뼈대는 같습니다. 두 거울 사이를 빛이 오가는 동안 반도체가 그 빛을 계속 키워 주고, 키워진 빛 일부가 거울 한쪽으로 새어 나오면 그것이 레이저 빛입니다. 이 글은 LED와 갈리는 원리, 단면 발광 레이저와 VCSEL의 구조 차이, 쓰임을 차례로 다룹니다.

거울 비유와 다른 점은 둘입니다. 전시실의 빛은 되튀기만 하지만 레이저 다이오드의 빛은 오갈 때마다 같은 빛이 새로 만들어져 늘어나고, 거울 하나는 일부러 빛을 조금 내보내도록 완전하지 않게 만듭니다.

레이저 다이오드가 LED와 갈리는 지점

LED는 전자와 정공이 제각기 재결합하며 광자를 내보내는 자발 방출(Spontaneous Emission)로 빛을 냅니다. 광자마다 방향과 위상이 제각각이어서 빛이 사방으로 퍼지고, 파장 폭도 비교적 넓습니다.

레이저 다이오드는 유도 방출(Stimulated Emission)을 이용합니다. 이미 있는 광자가 근처의 전자와 정공의 재결합을 유도하면, 새로 나온 광자는 원래 광자와 같은 파장, 같은 위상, 같은 방향을 가집니다. 이렇게 같은 빛이 연쇄적으로 복제되기 때문에 파장 폭이 좁고 방향이 모인 빛이 나옵니다.

구조도 LED에서 출발합니다. 직접 천이 재료의 PN 접합을 순방향으로 구동한다는 점은 같고, 여기에 빛을 되돌려 주는 거울 구조가 더해진 것이 레이저 다이오드입니다.

유도 방출과 반전 분포

빛이 반도체를 지나가면 두 가지가 동시에 일어납니다. 빛이 가전자대의 전자를 전도대로 올리며 흡수되기도 하고, 전도대의 전자가 내려오며 같은 광자를 추가로 만드는 유도 방출도 일어납니다. 평소에는 전도대에 전자가 거의 없어서 흡수가 유도 방출을 압도하기 때문에 빛이 점점 약해질 뿐입니다.

유도 방출이 흡수를 이기려면 전도대에 전자가 많고 가전자대에 빈자리가 많은 상태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 상태를 반전 분포(Population Inversion)라고 하며, 반도체에서는 순방향으로 많은 전류를 주입해 전자와 정공을 활성층에 빽빽하게 채워 넣는 방식으로 만듭니다. 엄밀하게는 전자와 정공의 준페르미 준위 간격이 밴드갭보다 커야 한다고 표현합니다.

그래서 레이저 다이오드의 활성층에도 전자와 정공을 가두는 이중 이종접합이나 양자우물이 쓰입니다. 활성층을 굴절률이 낮은 층으로 감싸면 빛도 활성층 근처에 모여 이득을 받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광 공진기와 문턱 전류

반전 분포를 만들어도 레이저 다이오드의 빛이 활성층을 한 번 지나면서 얻는 이득은 크지 않습니다. 그래서 거울 두 장으로 이루어진 광 공진기(Optical Cavity)가 빛을 가두어 같은 활성층을 여러 번 왕복하게 하고, 한 바퀴를 돌 때 이득이 거울의 누설과 흡수 같은 손실보다 커지는 순간 레이저 발진이 시작됩니다.

이 경계의 전류를 문턱 전류(Threshold Current)라 합니다. 문턱 전류보다 낮으면 LED처럼 약하고 넓게 퍼진 빛이 나오고, 문턱을 넘으면 출력이 급격히 늘면서 좁고 모인 빛으로 바뀝니다.

가상 계산 예시, 한 번 지날 때 필요한 이득왕복 한 바퀴의 손실이 거울 반사율의 곱으로만 정해지고 내부 흡수는 무시한다고 가정합니다. 단면 발광 레이저는 갈라 낸 반도체 단면이 거울이어서 반사율이 약 0.3이고, 반사율 0.3 두 장이면 왕복 반사 후 남는 빛은 0.3 × 0.3 = 0.09입니다.

이 손실을 메우려면 한 번 지날 때 빛이 약 3.3배로 불어나야 합니다. 반면 VCSEL은 반사율 0.999와 0.99의 거울을 쓴다고 가정하면 왕복 후 남는 빛이 약 0.989이고, 한 번 지날 때 약 0.55%만 늘어나면 충분합니다.

이 차이가 두 구조의 모양을 갈라 놓습니다. 단면 발광 레이저는 활성층의 길이를 수백 µm로 길게 잡아 이득을 모으고, VCSEL은 활성층이 몇 nm에 불과하므로 거울 쪽의 반사율을 99% 넘게 끌어올려 손실을 줄입니다.

단면 발광 레이저의 구조

단면 발광 레이저는 공진 방향이 웨이퍼 표면과 나란합니다. 웨이퍼를 쪼개 면을 갈라 내면 결정면이 매끄럽게 드러나 별도의 거울 없이도 반사면이 되고, 빛은 칩의 한쪽 가장자리로 나옵니다. 공진기 길이는 수백 µm 수준이어서 이득 영역이 길고 출력과 효율을 높이기 좋습니다.

대신 몇 가지 불편이 따릅니다. 활성층이 얇고 폭이 좁아 빛이 나올 때 위아래와 좌우로 퍼지는 각도가 달라 빔이 타원형이 되고, 광섬유에 효율적으로 넣으려면 렌즈로 모양을 고쳐 줘야 합니다. 또 거울 면이 칩을 갈라 낸 뒤에야 생기므로 웨이퍼 상태에서는 빛을 내는 특성을 시험하기 어렵습니다.

특정 파장 하나만 내야 하는 용도에서는 공진기 안에 주기적인 격자를 넣어 원하는 파장만 되돌려 보내는 분포 궤환(DFB) 구조를 씁니다. 이 구조는 단면 발광 레이저에서 파장 순도를 높이는 대표적인 방법입니다.

VCSEL의 구조, 위아래 거울 사이의 짧은 공진기

VCSEL(Vertical-Cavity Surface-Emitting Laser, 수직 공진 면발광 레이저)은 공진 방향이 웨이퍼 표면에 수직입니다. 활성층 위아래에 거울을 쌓아 빛이 위아래로 오가게 하고, 빛은 칩 윗면으로 나옵니다. 공진기 길이가 파장 몇 개 수준으로 매우 짧습니다.

이 거울이 DBR(Distributed Bragg Reflector, 분포 브래그 반사기)입니다. 굴절률이 높은 층과 낮은 층을 파장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광학 두께로 번갈아 수십 쌍 쌓으면, 층 경계마다 반사된 빛이 같은 위상으로 겹쳐 반사율이 99%를 넘습니다. 위쪽은 P형, 아래쪽은 N형으로 도핑해 거울이 곧 전류가 지나는 다이오드의 일부가 됩니다.

VCSEL의 층 구조, 아래에서 위로

  • 기판과 하부 DBR: N형으로 도핑한 거울 층으로, 빛을 위로 되돌리고 전자를 공급합니다.
  • 활성층: 하나 이상의 양자우물로 이루어지고, 전자와 정공이 만나 빛에 이득을 줍니다.
  • 전류 가둠 층: 알루미늄이 많은 층을 산화시켜 만든 작은 구멍으로, 전류를 가운데 좁은 영역으로 모읍니다.
  • 상부 DBR과 전극: P형으로 도핑한 거울 층으로, 반사율을 조금 낮게 만들어 빛이 윗면으로 새어 나오게 합니다.

VCSEL은 표면에서 수직으로 빛을 내기 때문에 빔이 원형에 가깝고 퍼지는 각도가 작아 광섬유로 넣기 쉽습니다. 웨이퍼 위에서 칩을 쪼개기 전에 바로 시험할 수 있고, 한 장의 웨이퍼에 수많은 소자를 2차원으로 배열해 어레이를 만들기도 쉽습니다. 다만 소자 하나의 출력은 작은 편이어서, 많은 출력이 필요하면 어레이로 묶는 방식을 씁니다.

레이저 다이오드가 쓰이는 곳

광섬유 통신에서는 전기 신호를 빛으로 바꾸는 송신 광원으로 쓰입니다. 데이터센터 안의 짧은 광 링크에서는 어레이를 만들기 쉬운 VCSEL이 근적외선 영역에서 많이 거론되고, 멀리 보내거나 파장 순도가 중요한 링크에서는 DFB 같은 단면 발광 레이저가 쓰입니다. 실리콘 포토닉스에서는 실리콘이 빛을 잘 내지 못해 레이저를 따로 붙이거나 바깥에 둔다는 점을 코패키지드 옵틱스 글에서 설명했습니다.

3D 센싱에서는 물체에 수많은 점 무늬를 비추거나 빛이 돌아오는 시간을 재는 광원으로 어레이 형태의 VCSEL이 쓰입니다. 레이저 프린터, 광 마우스, 바코드 판독기처럼 오래전부터 이어진 용도도 있습니다.

이 용도들은 어느 한쪽이 더 좋다기보다 필요한 것이 다릅니다. 출력과 파장 순도가 중요하면 단면 발광이, 어레이와 웨이퍼 단위 생산, 원형 빔이 중요하면 VCSEL이 맞습니다.

단면 발광 레이저와 VCSEL 비교 표

구분단면 발광 레이저VCSEL
공진 방향웨이퍼 표면과 나란함웨이퍼 표면에 수직
거울갈라 낸 반도체 단면(반사율 약 0.3)위아래 DBR 거울(반사율 99% 이상)
공진기 길이수백 µm파장 몇 개 수준
빔 모양타원형, 보정 광학계가 필요원형에 가깝고 퍼지는 각도가 작음
웨이퍼 단위 시험칩을 갈라 낸 뒤에야 가능쪼개기 전에 웨이퍼 위에서 가능
어레이 제작어려움2차원 어레이가 쉬움
소자 하나의 출력크게 만들기 유리함작은 편이라 어레이로 보완

핵심 정리

레이저 다이오드는 반전 분포로 유도 방출이 흡수를 이기게 만들고, 광 공진기가 빛을 왕복시켜 이득이 손실을 넘는 문턱에서 발진하는 소자입니다. 단면 발광 레이저는 긴 활성층으로 출력을 얻고, VCSEL은 짧은 활성층을 99% 넘는 DBR 거울로 보완해 어레이와 웨이퍼 단위 시험을 쉽게 만듭니다.

마주 보는 거울 사이의 조명으로 돌아가면, 단면 발광은 거울 사이를 길게 벌려 빛을 모으는 방식이고 VCSEL은 거울을 바짝 붙이되 반사를 극단적으로 높이는 방식입니다. 구조를 고를 때는 몇 번 왕복해서 이득을 얻는지, 그 거울을 어디에 어떻게 만드는지를 먼저 보면 됩니다.

면접 대비 질문

면접 대비 질문VCSEL이 단면 발광 레이저보다 어레이 제작과 웨이퍼 단위 시험에 유리한 이유와, VCSEL의 DBR 거울 반사율이 높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 보세요.

[답변 포인트] 단면 발광은 웨이퍼를 갈라 낸 단면이 거울이라 칩으로 쪼갠 뒤에야 광 특성을 볼 수 있지만, VCSEL은 공진 방향이 표면에 수직이어서 쪼개기 전에 웨이퍼 위에서 시험하고 2차원으로 소자를 배열할 수 있다는 점으로 시작합니다. 이어서 VCSEL의 활성층이 몇 nm로 얇아 한 번 지날 때 얻는 이득이 작으므로, 거울 손실을 매우 낮춰야 문턱을 넘길 수 있다는 점을 한 번 지날 때 필요한 이득 비교로 설명합니다. 마지막으로 DBR이 4분의 1 파장 두께의 굴절률 다층막이라는 점, 전류 가둠을 위한 산화 구멍, 소자 하나의 출력이 작아 어레이로 보완한다는 한계까지 덧붙이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