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DL 누설 전류, 밴드 간 터널링이 만드는 새는 전류

GIDL 누설 전류, 밴드 간 터널링이 만드는 새는 전류

수도꼭지를 아무리 꽉 잠가도, 배관의 수압이 비정상적으로 높으면 꼭지 가장자리로 물방울이 배어 나올 때가 있습니다. 밸브는 분명히 닫아 두었는데도 말이죠.

트랜지스터에서도 꼭 닮은 일이 벌어집니다. 게이트로 스위치를 확실히 꺼 두었는데도 드레인 가장자리에서 전류가 새어 나가는 현상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오늘 다룰 GIDL 누설 전류입니다.

다만 수도꼭지의 물방울이 좁은 틈으로 비집고 나오는 것이라면, 여기서는 전자가 틈을 빠져나오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 장벽을 양자역학적으로 통과한다는 점이 결정적으로 다릅니다.

GIDL 누설 전류란 무엇인가

먼저 용어부터 정리하겠습니다. 게이트 유발 드레인 누설(GIDL, Gate-Induced Drain Leakage)은 트랜지스터가 꺼진 상태에서, 게이트와 드레인이 겹치는 좁은 영역에서 흘러나오는 누설 전류를 말합니다.

핵심은 조건입니다. n채널 소자를 기준으로 하면, 게이트에 0V나 음전압이 걸리고 드레인에는 높은 전압이 걸릴 때 이 누설이 두드러집니다. 즉 소자를 가장 확실하게 꺼 두려고 게이트를 내릴수록 오히려 커질 수 있는, 다소 얄궂은 off 상태 누설이죠.

여기서 흔한 오해 하나를 짚고 가겠습니다. GIDL이 게이트 산화막을 뚫고 흐르는 전류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전류가 흐르는 무대는 산화막이 아니라 그 아래 실리콘, 그중에서도 드레인 표면입니다.

꺼진 트랜지스터에서 전류가 새는 자리

트랜지스터를 끈다는 것은 채널에 전자가 흐를 길을 막는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게이트와 드레인은 공정상 아주 조금 겹쳐 있어서, 이 겹침 영역에는 게이트 전압과 드레인 전압이 동시에 영향을 미칩니다.

게이트가 낮고 드레인이 높으면 이 겹침부에 걸리는 수직 전계가 매우 강해집니다. 그 결과 드레인 표면이 공핍을 넘어 깊은 공핍(deep depletion) 상태로 밀려 들어가고, 에너지띠가 가파르게 휘어집니다.

이 전계는 소자를 더 작게 만들수록, 또 게이트 산화막을 더 얇게 만들수록 강해집니다. 미세화가 진행될수록 GIDL이 골칫거리로 떠오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밴드 간 터널링이 일어나는 과정

에너지띠가 충분히 가파르게 휘면, 가전자대의 꼭대기와 전도대의 바닥이 공간적으로 아주 가깝게 마주 보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가전자대에 있던 전자가 금지대를 가로질러 전도대로 건너뛰는 일이 벌어지는데, 이것이 밴드 간 터널링(BTBT, Band-to-Band Tunneling)입니다.

고전역학에서는 에너지가 모자란 전자가 장벽을 넘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장벽이 충분히 얇아지면 전자의 파동이 장벽 너머로 새어 나가 통과 확률이 생기는데, 이 양자 터널링이 GIDL의 물리적 뿌리입니다.

이렇게 생긴 전자-정공 쌍에서 전자는 드레인으로, 정공은 기판 쪽으로 빠져나가면서 미세한 전류가 됩니다. 소자는 분명히 꺼져 있는데도 GIDL 누설 전류가 바닥에서 조용히 흐르는 것이죠.

대기 전력과 DRAM에 남기는 흔적

이 누설은 양이 많지는 않지만, 수십억 개의 트랜지스터가 모인 칩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대기 전력이 됩니다. 전원만 켜 두고 아무 일도 하지 않는데 배터리가 닳는 원인 가운데 하나가 이런 off 상태 누설이죠.

특히 DRAM 셀 트랜지스터에서는 GIDL 누설 전류가 저장된 전하를 조금씩 빼내는 통로가 되어, 데이터를 유지하는 시간(retention)을 갉아먹습니다. 리프레시 주기를 자주 돌려야 하는 부담으로 이어지는 셈입니다.

대책은 전계를 누그러뜨리는 쪽으로 모입니다. 드레인 도핑을 가장자리에서 완만하게 깔아 접합을 부드럽게 만들거나, 게이트와 드레인의 중첩을 줄이고, 산화막과 전압 조건을 조정해 겹침부의 수직 전계를 낮추는 방식이 쓰입니다.

다만 전계를 낮추려는 설계는 흔히 소자 성능이나 다른 누설과 맞바꾸는 성격이 있어서,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고개를 드는 균형 싸움이 됩니다. 그래서 GIDL은 공정 난이도 측면에서도 까다로운 항목으로 다뤄집니다.

GIDL을 키우는 조건과 줄이는 설계 비교 표

구분GIDL을 키우는 쪽GIDL을 줄이는 쪽
게이트 전압깊은 음전압으로 강하게 꺼 둠과도한 음전압 피하기
드레인 전압높은 드레인 전압동작에 필요한 만큼으로 제한
게이트 산화막얇은 산화막(수직 전계 강함)겹침부 전계를 완화하는 구조
드레인 도핑가장자리까지 급격한 고농도 접합완만하게 깔린 접합(graded junction)
게이트-드레인 중첩넓은 중첩 영역중첩을 줄인 설계

핵심 정리

GIDL 누설 전류는 꺼진 트랜지스터의 게이트-드레인 겹침부에서, 강한 수직 전계가 에너지띠를 가파르게 휘게 만들어 일어나는 밴드 간 터널링 누설입니다. 처음의 수도꼭지 비유로 돌아오면, 밸브를 세게 잠글수록(게이트를 깊이 내릴수록) 가장자리 압력이 올라가 오히려 물방울이 맺히는 그림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대책의 방향은 한결같이 겹침부의 전계를 낮추는 것입니다. 접합을 완만하게 만들고 중첩을 줄이며 전압을 다스리는 설계가 대기 전력과 DRAM 데이터 유지력을 지키는 열쇠가 됩니다.

면접 대비 질문

면접 대비 질문소자를 더 확실하게 끄려고 게이트에 음전압을 깊게 걸었더니 오히려 누설이 늘었습니다. 어떤 메커니즘을 의심할 수 있고, 어떻게 설명하겠습니까?

[답변 포인트] GIDL을 먼저 떠올립니다. 게이트가 낮고 드레인이 높을 때 게이트-드레인 중첩부의 수직 전계가 커지며 드레인 표면이 깊은 공핍에 들어가고, 에너지띠가 가파르게 휘어 가전자대 전자가 전도대로 밴드 간 터널링을 일으킨다고 설명합니다.

[답변 포인트] 대책으로는 드레인 접합을 완만하게 만들고 게이트-드레인 중첩을 줄이며 드레인 전압과 산화막 전계를 완화하는 방향을 제시하되, 이런 조정이 구동 전류나 다른 누설과의 균형 문제를 동반한다는 점까지 덧붙이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