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WLP와 FOPLP, 웨이퍼와 패널로 갈리는 팬아웃

FOWLP와 FOPLP, 웨이퍼와 패널로 갈리는 팬아웃

네모난 쿠키를 동그란 피자판에 구우면 가장자리에 빈자리가 생깁니다. 아무리 촘촘히 놓아도 둥근 테두리 근처에는 쿠키가 들어가지 않죠. 같은 쿠키를 넓은 사각 오븐 트레이에 올리면 모서리까지 꽉 채울 수 있고, 한 번에 굽는 양도 훨씬 많아집니다.

팬아웃 패키징에서도 같은 고민이 있습니다. 칩을 둥근 웨이퍼 모양의 판 위에서 한꺼번에 패키징하는 것이 FOWLP이고, 이를 커다란 사각 패널로 옮긴 것이 FOPLP죠. 이 글에서는 FOWLP와 FOPLP가 어떤 원리로 만들어지고, 판의 모양 하나가 생산성과 공정 난이도를 어떻게 바꾸는지 비교합니다.

팬인과 팬아웃, 단자를 어디까지 펼치는가

웨이퍼 레벨 패키징(WLP, Wafer-Level Packaging)은 웨이퍼를 자르기 전에 배선과 솔더볼까지 한꺼번에 만드는 방식입니다. 가장 단순한 형태인 팬인(Fan-in) WLP는 칩 면적 안쪽에만 재배선과 솔더볼을 두죠. 패키지가 칩 크기와 거의 같아 작고 싸지만, 단자 수가 칩 면적에 묶인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칩은 미세 공정 덕분에 점점 작아지는데 필요한 단자 수는 오히려 늘어납니다. 그러면 칩 안쪽에 솔더볼을 다 놓을 수 없죠. 팬아웃(Fan-out)은 칩 둘레에 몰딩 수지로 여유 공간을 만들고, 재배선층을 칩 바깥까지 펼쳐 그 위에도 솔더볼을 놓는 방식입니다.

팬아웃의 또 다른 장점은 별도의 패키지 기판이 필요 없다는 점입니다. 칩 위에 바로 만든 재배선층이 기판 역할을 하므로 패키지가 얇아지고, 신호 경로도 짧아지죠. 이 장점 덕분에 얇고 빠른 패키지가 필요한 모바일 기기에서 먼저 주목받았습니다.

FOWLP의 구조와 공정 흐름

FOWLP(Fan-Out Wafer-Level Packaging)는 잘라 낸 칩들을 간격을 두고 다시 배열한 뒤 몰딩 수지로 굳혀, 웨이퍼처럼 둥근 판을 새로 만드는 데서 시작합니다. 이 판을 재구성 웨이퍼(Reconstituted Wafer)라고 부르죠. 그다음 기존 웨이퍼 공정 장비로 재배선층을 만듭니다.

칩 퍼스트 방식

칩 퍼스트(페이스 다운) FOWLP 흐름

  1. 임시 접착 테이프를 붙인 둥근 캐리어 위에 검사를 통과한 칩을 앞면이 아래로 가게 배열한다.
  2. 에폭시 몰딩 수지(EMC)로 칩 전체를 덮어 굳혀 재구성 웨이퍼를 만든다.
  3. 캐리어와 테이프를 떼어 내 칩의 앞면을 드러낸다.
  4. 칩 앞면과 둘레의 몰딩 위에 절연막과 구리 재배선층(RDL)을 쌓는다.
  5. 솔더볼을 달고 개별 패키지로 잘라 낸다.

칩을 먼저 몰딩하는 칩 퍼스트(Chip-first) 방식은 공정이 짧아 원가가 낮습니다. 다만 몰딩 수지가 굳으면서 수축해 칩 위치가 조금씩 밀리는 다이 시프트(Die Shift)가 생기면, 그 위에 그리는 재배선이 칩 패드와 어긋날 수 있죠. 재배선층에서 불량이 나면 이미 몰딩된 양품 칩까지 함께 버려지는 것도 부담입니다.

칩 라스트 방식

칩 라스트(Chip-last) 방식은 순서를 뒤집어 캐리어 위에 재배선층부터 만들고, 검사를 마친 뒤 그 위에 칩을 플립칩으로 붙입니다. 그래서 RDL 퍼스트라고도 부르죠. 재배선층이 양품인 자리에만 칩을 올릴 수 있고, 더 미세한 배선을 만들기에도 유리합니다.

대신 범프 형성, 칩 접합, 언더필 같은 단계가 더해져 공정이 길고 비쌉니다. 그래서 단순한 모바일 칩에는 칩 퍼스트가, 여러 칩을 고밀도로 묶는 고성능 패키지에는 칩 라스트가 많이 쓰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원형 웨이퍼 대신 사각 패널을 쓰는 FOPLP

FOPLP(Fan-Out Panel-Level Packaging)는 같은 팬아웃 구조를 둥근 웨이퍼가 아닌 커다란 사각 패널 위에서 만드는 방식입니다. 칩을 배열하고 몰딩하고 재배선층을 쌓는 원리는 같고, 판의 모양과 크기가 다르죠. 따라서 FOWLP와 FOPLP의 차이는 구조보다 생산 방식과 경제성에서 나옵니다.

먼저 면적이 다릅니다. 지름 300 mm 웨이퍼의 면적은 약 7만 mm²인데, 한 변이 600 mm인 정사각 패널은 36만 mm²로 다섯 배가 넘죠. 한 번의 공정에 더 많은 패키지를 처리하니 패키지 하나에 들어가는 공정 비용이 줄어듭니다.

면적 활용률도 다릅니다. 패키지는 대부분 사각형이라 둥근 판의 가장자리에는 쓸 수 없는 자투리가 남는데, 사각 패널은 모서리까지 채울 수 있죠. 패키지가 커질수록 이 차이는 더 커져서, 대형 패키지일수록 패널의 이점이 두드러집니다.

패널로 키울 때 생기는 공정 난제

흔히 판을 크게 만들면 그만큼 비용이 줄어들기만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패널은 커지는 만큼 다루기 어려워집니다. 가장 큰 문제는 휨입니다. 실리콘 칩과 몰딩 수지는 열팽창 정도가 달라 온도가 바뀔 때 판이 휘는데, 면적이 넓을수록 휨의 크기도 커지죠.

미세 배선도 과제입니다. 넓은 패널 전체에 균일한 두께로 막을 입히고, 휜 판 위에서 초점을 맞춰 미세한 패턴을 노광하는 일은 웨이퍼보다 훨씬 어렵죠. 패널이 넓을수록 다이 시프트가 누적되어 정렬 오차도 커지므로, 칩 위치를 측정해 패턴을 보정하는 기술이 중요해집니다.

장비와 표준도 문제입니다. 웨이퍼는 크기가 표준화되어 장비 생태계가 탄탄하지만, 패널은 업체마다 크기가 달라 장비를 맞춤으로 만들어야 하는 경우가 많죠. 인쇄회로기판이나 디스플레이 공정의 장비를 빌려 쓰기도 하지만, 반도체 수준의 정밀도를 맞추는 것이 FOWLP와 FOPLP 사이의 기술 격차로 남아 있습니다.

FOWLP와 FOPLP가 쓰이는 곳

FOWLP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패키지에 쓰이면서 널리 알려졌습니다. 얇은 두께와 짧은 신호 경로가 장점이라 전력 관리 칩, 무선 통신 칩 같은 모바일 부품에도 많이 쓰이죠. 최근에는 여러 칩을 재배선층 위에 나란히 묶는 고성능 패키지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FOPLP는 원가에 민감한 전력 관리 칩이나 웨어러블 기기용 칩에서 먼저 양산 사례가 나왔습니다. 최근에는 AI 칩처럼 패키지 하나가 아주 커지는 분야에서, 둥근 웨이퍼의 자투리 손실을 줄이려는 대안으로도 검토되고 있죠. 미세 배선과 휨 문제를 얼마나 잘 푸느냐가 확산 속도를 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팬인 WLP와 FOWLP, FOPLP 비교 표

구분팬인 WLPFOWLPFOPLP
단자 배치칩 면적 안쪽만칩 바깥 몰딩 영역까지칩 바깥 몰딩 영역까지
공정 판원래 웨이퍼둥근 재구성 웨이퍼대형 사각 패널
면적 활용칩 배열 그대로가장자리 자투리 발생모서리까지 활용, 대형 패키지에 유리
미세 배선유리유리, 웨이퍼 장비 활용상대적으로 어려움
주요 난제단자 수 한계다이 시프트, 휨더 큰 휨, 균일도, 장비 표준화
대표 활용소형 칩, 센서모바일 AP, 전력·무선 칩, 고성능 패키지전력 관리 칩, 웨어러블, 대형 패키지 후보

핵심 정리

팬아웃은 칩 둘레에 몰딩 영역을 만들고 재배선층을 칩 바깥까지 펼쳐, 작은 칩에서도 많은 단자를 기판 없이 꺼내는 패키징입니다. 칩 퍼스트는 공정이 짧고 싸지만 다이 시프트와 수율 부담이 있고, 칩 라스트는 비싸지만 미세 배선과 양품 관리에 유리하죠. FOWLP와 FOPLP는 같은 원리를 둥근 웨이퍼에서 하느냐 사각 패널에서 하느냐의 차이이며, 패널은 면적과 활용률에서 앞서는 대신 휨과 미세 배선, 장비 표준화라는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피자판과 오븐 트레이 중 무엇이 나은지는 무엇을 얼마나 굽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작고 정밀한 칩은 검증된 웨이퍼 공정이, 크고 원가에 민감한 패키지는 패널이 유리할 수 있죠. 팬아웃 관련 소식을 볼 때 판의 모양과 크기, 그리고 칩 퍼스트인지 칩 라스트인지 함께 살펴보면 기술의 방향이 선명하게 보입니다.

면접 대비 질문

면접 대비 질문팬인 WLP와 팬아웃 WLP의 차이를 설명하고, FOPLP가 FOWLP보다 원가에서 유리한 이유와 기술적 과제를 말해 보세요.

[답변 포인트] 팬인은 칩 면적 안쪽에만 재배선과 솔더볼을 두어 단자 수가 칩 크기에 제한되고, 팬아웃은 몰딩으로 만든 재구성 웨이퍼 위에 RDL을 칩 바깥까지 펼쳐 더 많은 단자를 기판 없이 확보한다고 설명합니다. FOPLP는 같은 원리를 대형 사각 패널에서 진행해 한 번에 처리하는 면적이 크고, 사각 패키지를 모서리까지 배치해 면적 활용률이 높아 패키지당 원가를 낮출 수 있다고 정리합니다. 과제로는 대면적 휨, 다이 시프트 누적과 정렬 보정, 미세 RDL 노광과 막 균일도, 패널 크기와 장비의 표준화 부족을 들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