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징 공정 순서, 백그라인딩부터 최종 테스트까지
김밥을 만들 때 순서를 바꾸면 결과가 엉망이 됩니다. 재료를 다 올리고 단단히 만 다음에 썰어야 하고, 썰기 전에 칼에 물이나 기름을 묻혀야 단면이 깔끔하죠. 다 말기도 전에 자르거나 김을 굽지 않고 말면 모양이 무너집니다.
반도체 후공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전공정에서 회로를 다 새긴 웨이퍼는 갈고, 자르고, 붙이고, 잇고, 감싸는 과정을 정해진 순서로 거쳐야 하나의 칩 패키지가 되죠. 이 글에서는 패키징 공정 순서를 단계별로 짚고, 각 단계가 왜 그 자리에 있는지를 함께 정리합니다.
패키징 공정 순서를 보는 큰 그림
패키징(Packaging)은 웨이퍼 위의 칩을 하나씩 떼어 내 외부와 전기적으로 연결하고, 습기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 과정입니다. 현장에서는 조립을 뜻하는 어셈블리(Assembly)라고도 부르죠. 흔히 패키징은 완성된 칩을 포장하는 단순 작업이라고 여기지만, 실제로는 칩의 신호와 전력, 열 방출, 신뢰성을 함께 결정하는 공정입니다.
패키징 공정 순서는 크게 네 덩어리로 보면 쉽습니다. 웨이퍼를 준비하는 단계(검사, 갈기, 자르기), 칩을 올리는 단계(붙이기, 연결하기), 보호하는 단계(감싸기, 표시하기), 그리고 완성품을 확인하는 단계(볼 부착, 개별화, 최종 검사)죠. 아래에서는 와이어 본딩이나 플립칩으로 기판 위에 칩을 올리는 전형적인 BGA 패키지를 기준으로 설명합니다.
전체 공정 흐름 한눈에 보기
전형적인 패키징 공정 흐름
- 웨이퍼 테스트: 웨이퍼 상태에서 칩마다 전기 검사를 해 불량 칩을 표시한다.
- 백그라인딩: 회로 면에 보호 테이프를 붙이고 웨이퍼 뒷면을 갈아 얇게 만든다.
- 다이싱: 웨이퍼를 테이프와 링 프레임에 고정하고 칩 단위로 자른다.
- 다이 어태치: 양품 칩만 골라 기판이나 리드프레임 위에 붙인다.
- 전기적 연결: 와이어 본딩으로 잇거나, 플립칩 범프를 녹여 붙인다.
- 몰딩: 에폭시 몰딩 컴파운드(EMC)로 칩과 연결부를 감싸 굳힌다.
- 마킹: 레이저로 제품명과 생산 정보를 새긴다.
- 볼 부착과 개별화: 기판 아래에 솔더 볼을 붙이고, 여러 개가 이어진 판을 낱개로 자른다.
- 최종 테스트: 완성된 패키지를 전기적으로 검사하고 등급을 나눈다.
이 순서에는 일관된 원리가 있습니다. 불량은 최대한 앞에서 걸러 내고, 깨지기 쉬운 상태는 최대한 짧게 지나가게 하는 것이죠. 웨이퍼 테스트를 맨 앞에 두는 것도 불량 칩에 기판과 몰딩 재료를 쓰는 낭비를 막기 위해서입니다.
웨이퍼를 얇게 갈고 자르는 단계
백그라인딩
전공정을 마친 웨이퍼는 생각보다 두껍습니다. 300mm 웨이퍼는 보통 약 775µm 두께로 공정을 거치는데, 이 두께는 수백 단계의 공정 동안 깨지거나 휘지 않도록 버티기 위한 것이죠. 패키지는 얇아야 하므로 후공정에서 백그라인딩(Back Grinding)으로 뒷면을 갈아 필요한 두께까지 줄입니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얇은 웨이퍼를 쓰면 되지 않을까 싶지만, 얇은 웨이퍼는 전공정의 고온과 반복 이송을 견디지 못합니다. 그래서 회로가 다 완성된 뒤에 가는 것이고, 이때 회로 면이 상하지 않도록 보호 테이프를 먼저 붙이죠. 거칠게 간 뒤 고운 연마로 마무리해 뒷면의 미세한 손상층을 줄여야 칩이 잘 깨지지 않습니다.
다이싱
다이싱(Dicing)은 웨이퍼를 칩 단위로 자르는 공정입니다. 얇아진 웨이퍼를 다이싱 테이프 위에 붙이고 링 모양의 프레임에 고정한 뒤 자르기 때문에, 잘린 칩들이 흩어지지 않고 제자리를 지키죠. 김밥을 썰 때 도마 위에서 모양이 유지되는 것과 비슷합니다.
자르는 방법은 세 가지가 대표적입니다. 다이아몬드 날로 자르는 블레이드 다이싱, 레이저로 홈을 내거나 자르는 레이저 다이싱, 레이저를 웨이퍼 내부에 초점 맞춰 속에 균열층을 만든 뒤 테이프를 늘려 쪼개는 스텔스 다이싱이 있죠. 웨이퍼가 아주 얇을 때는 먼저 홈을 파고 나중에 뒷면을 갈아 칩을 분리하는 DBG(Dicing Before Grinding)처럼 순서를 바꾸는 방법도 씁니다.
칩을 붙이고 연결하는 단계
다이 어태치
다이 어태치(Die Attach)는 잘린 칩 가운데 웨이퍼 테스트를 통과한 양품만 집어 기판이나 리드프레임에 붙이는 공정입니다. 접착 재료로는 페이스트 형태의 에폭시나, 웨이퍼 뒷면에 미리 붙여 두는 필름형 접착제인 DAF(Die Attach Film)를 많이 쓰죠. 접착층에 빈틈이 생기면 열이 잘 빠지지 않고 나중에 칩이 들뜰 수 있어 두께와 균일도를 엄격히 관리합니다.
와이어 본딩 또는 플립칩
칩을 붙였으면 전기 길을 이어야 합니다. 와이어 본딩은 금이나 구리로 된 가는 선으로 칩 가장자리의 패드와 기판을 하나씩 잇고, 플립칩은 칩 표면에 미리 만든 범프를 아래로 향하게 뒤집어 기판에 녹여 붙이죠. 플립칩은 칩을 붙이는 일과 연결하는 일이 한 번에 이뤄지며, 칩과 기판 사이 빈틈을 언더필(Underfill)로 채워 범프를 보호합니다.
감싸고 표시하고 검사하는 단계
몰딩(Molding)은 칩과 와이어를 에폭시 몰딩 컴파운드(EMC, Epoxy Molding Compound)로 감싸는 공정입니다. 녹인 EMC를 금형 안으로 밀어 넣는 트랜스퍼 몰딩과, 재료를 깔고 눌러 펴는 컴프레션 몰딩이 대표적이죠. 굳힌 뒤에는 추가로 열을 가하는 후경화로 재료의 특성을 안정시킵니다.
마킹(Marking)은 몰드 표면에 레이저로 제품명과 생산 로트 같은 정보를 새기는 공정입니다. 이 정보가 있어야 문제가 생겼을 때 어느 웨이퍼, 어느 공정에서 만들어졌는지 추적할 수 있죠.
BGA 패키지는 이어서 기판 아래에 솔더 볼을 올리고 리플로로 녹여 붙입니다. 지금까지 패키지는 여러 개가 한 판으로 이어진 상태라, 마지막에 이를 낱개로 자르는 개별화(Singulation)를 하죠. 리드프레임 패키지라면 이 단계에서 다리를 자르고 구부리는 공정을 거칩니다.
마지막은 최종 테스트(Final Test)입니다. 패키징 중에 생긴 불량을 거르고, 속도나 온도 조건에 따라 등급을 나누며, 제품에 따라 고온에서 오래 동작시켜 초기 불량을 걸러 내는 번인 테스트를 거치기도 하죠.
공정 순서가 달라지는 경우
위 흐름은 가장 전형적인 경우이고, 패키지 종류에 따라 순서가 바뀝니다. 웨이퍼 레벨 패키지는 웨이퍼를 자르기 전에 배선과 범프, 보호막을 먼저 만들고 마지막에 자르죠. 칩을 여러 층으로 쌓는 메모리 패키지는 다이 어태치와 연결 단계를 층마다 반복합니다.
첨단 패키징이 늘면서 전공정과 후공정의 경계도 흐려지고 있습니다. 칩을 아주 얇게 갈아 쌓거나 미세한 범프로 잇는 작업은 전공정 수준의 장비와 청정도가 필요하죠. 그래서 패키징 공정 순서를 이해할 때는 단계의 이름보다 각 단계가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연결하는지를 먼저 보는 편이 응용하기 좋습니다.
단계별 목적과 주의점 비교 표
| 구분 | 목적 | 대표 방식·재료 | 주요 불량·주의점 |
|---|---|---|---|
| 웨이퍼 테스트 | 불량 칩을 미리 거르기 | 프로브 카드 검사 | 검사 누락, 패드 손상 |
| 백그라인딩 | 패키지 두께 맞추기 | 보호 테이프, 연삭·연마 | 휨, 깨짐, 뒷면 손상 |
| 다이싱 | 칩 단위로 분리 | 블레이드, 레이저, 스텔스 | 칩 가장자리 깨짐, 균열 |
| 다이 어태치 | 칩을 기판에 고정 | 에폭시 페이스트, DAF | 빈틈, 들뜸, 기울어짐 |
| 전기적 연결 | 칩과 기판을 잇기 | 와이어 본딩, 플립칩 | 접합 불량, 범프 미접합 |
| 몰딩 | 습기·충격으로부터 보호 | EMC 트랜스퍼·컴프레션 | 미충전, 공극, 와이어 쓸림 |
| 마킹·볼 부착·개별화 | 추적 정보, 외부 단자, 낱개화 | 레이저, 솔더 볼, 소잉 | 볼 누락, 절단면 손상 |
| 최종 테스트 | 완성품 품질 보증 | 테스터, 번인 | 테스트 누락, 등급 오분류 |
핵심 정리
패키징 공정 순서는 웨이퍼 테스트, 백그라인딩, 다이싱, 다이 어태치, 와이어 본딩 또는 플립칩, 몰딩, 마킹, 볼 부착과 개별화, 최종 테스트로 이어집니다. 불량을 앞에서 거르고, 얇고 약한 상태는 짧게 지나가게 하며, 연결을 마친 뒤에 감싸 보호한다는 원리가 이 순서를 만들죠. 패키지 종류에 따라 순서가 바뀌더라도 각 단계의 목적은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김밥을 말고 나서 써는 데 이유가 있듯, 후공정의 순서에도 하나하나 이유가 있습니다. 공정 이름을 외우기보다 이 단계를 앞뒤로 바꾸면 무엇이 망가지는지 스스로 물어보면, 처음 보는 패키지 공정도 금방 읽어 낼 수 있습니다.
면접 대비 질문
면접 대비 질문백그라인딩을 전공정이 끝난 뒤에 하는 이유와, 다이싱 전에 웨이퍼 테스트를 하는 이유를 설명해 보세요.
[답변 포인트] 웨이퍼는 수백 단계의 전공정에서 고온과 반복 이송을 견뎌야 하므로 충분한 두께가 필요하고, 패키지가 요구하는 얇은 두께는 회로가 완성된 뒤 보호 테이프를 붙이고 뒷면을 갈아 맞춘다고 설명합니다. 이때 생기는 휨과 깨짐을 줄이기 위해 연마로 손상층을 줄이고, 아주 얇은 칩은 DBG처럼 순서를 바꾸기도 한다고 덧붙입니다. 웨이퍼 테스트를 앞에 두는 이유는 불량 칩에 기판, 접착제, 몰딩 재료와 공정 시간을 쓰지 않기 위해서이며, 원가와 수율 관리의 관점에서 정리하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