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휘상 동사 분류, 순간과 지속과 완성이 시제를 고르는 법
참조: aspect (네이버 사전)
레시피를 읽다 보면 같은 “한다” 동사라도 시간의 모양이 제각각입니다. 달걀을 깨뜨리는 일은 순식간에 끝나고, 소스를 젓는 일은 불 앞에서 한참 이어지며, 케이크를 구워 내는 일은 시간이 걸리다가 완성되는 순간에 마무리됩니다.
이렇게 동사 자체에 들어 있는 시간의 모양을 따지는 것이 어휘상 동사 분류입니다. 이 분류를 알면 왜 어떤 동사는 진행형이 자연스럽고 어떤 동사는 어색한지, 시제를 고를 때 무엇을 보아야 하는지가 정리됩니다.
어휘상 동사 분류는 동사가 그리는 시간의 모양을 본다
어휘상(lexical aspect)은 동사나 동사구가 어떤 종류의 사건을 가리키는지를 나타내는 개념으로, Aktionsart라고도 부릅니다. 시제가 지금과 이전을 가르는 시간 좌표라면, 어휘상은 사건 자체가 시간이 걸리는지, 끝점이 있는지를 따집니다.
이 글에서는 학교 문법의 이름에 맞춰 순간동사, 지속동사, 완성동사의 세 갈래로 나눕니다. 언어학에서는 철학자 Vendler가 제안한 상태, 활동, 완성, 성취의 네 분류가 널리 쓰이며, 뒤에서 이 이름과 짝을 지어 보겠습니다.
세 가지 장면She noticed a burning smell at once.
She stirred the sauce for ten minutes.
She baked a cake in an hour.
세 문장은 시간 표현이 왜 다를까요? (for ten minutes와 in an hour는 둘 다 시간의 길이를 말하는데요?) 지속동사는 끝점이 없어서 얼마나 했는지를 for로 재고, 완성동사는 끝점에 이르기까지 걸린 시간을 in으로 재기 때문입니다.
순간동사 noticed는 시간의 길이를 재는 표현과 어울리지 않고, at once처럼 한 시점을 가리키는 표현과 어울립니다. 시간 표현을 보면 동사의 종류가 거꾸로 드러나는 셈입니다.
순간동사와 지속동사와 완성동사를 가르는 두 가지 질문
어휘상 동사 분류의 기준은 두 질문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시간이 걸리는가, 그리고 자연스러운 끝점이 있는가입니다.
세 갈래의 대표 동사지속동사: She knows the recipe. / She stirred the sauce.
완성동사: He wrote the whole menu by hand.
순간동사: The waiter arrived with the bill.
지속동사는 시간이 걸리지만 끝점이 없는 동사입니다. know, own 같은 상태동사와 stir, walk 같은 활동 동사가 여기에 들어가며, 각각 Vendler의 상태와 활동에 해당합니다.
완성동사는 시간이 걸리면서 끝점이 있는 동사구이고 Vendler의 완성에 해당합니다. 순간동사는 끝점이 한순간에 오는 동사로 성취에 대체로 대응하며, find, arrive, notice, win이 대표적입니다.
같은 walk도 도착점이 붙으면 성격이 달라집니다. She walked for an hour는 끝점 없는 활동이고, She walked to the station in ten minutes는 끝점이 있는 완성입니다. 그래서 어휘상은 동사 하나가 아니라 목적어와 도착점까지 붙은 동사구 단위로 판단합니다.
어휘상이 진행형과 현재완료의 선택을 좌우하는 방식
어휘상은 시제를 고르는 단계에서 곧바로 영향을 줍니다. 활동은 진행형으로 지금 하는 중임을 그리고, 상태는 진행형 없이 단순 시제로 말합니다.
지속동사의 시제She is stirring the soup now.
She knows the secret ingredient.
I have been stirring the soup for ten minutes.
완성동사는 진행형과 현재완료가 서로 다른 장면을 그립니다. 진행형은 끝점에 아직 닿지 않은 과정을, 현재완료는 끝점에 닿은 결과를 보여 줍니다.
완성동사의 시제She is baking the cake. (아직 굽는 중)
She has baked the cake. (이미 구워서 끝남)
I have been stirring the soup for ten minutes에서 for를 in으로 바꾸면 왜 어색할까요? (시간의 길이를 말하는 건 똑같은데요?) stir the soup은 끝점이 없는 활동이라서 걸린 시간을 재는 in과 어울리지 않고, 얼마나 이어졌는지를 재는 for와 어울립니다.
학생들이 자주 틀리는 진행형 해석
어휘상 동사 분류를 놓치고 진행형을 모든 동사에 같은 뜻으로 읽는 것이 가장 흔한 실수입니다. 동사의 어휘상에 따라 진행형이 그리는 장면이 달라진다는 점을 짝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진행형의 세 가지 함정I am knowing the answer. (틀림)
I know the answer.
She built a table, but she never finished it. (어색함)
She was building a table, but she never finished it.
The train is arriving at platform 3.
Someone is knocking at the door.
I am knowing the answer는 왜 틀릴까요? (알고 있는 중이니까 진행형 아닌가요?) know는 변화나 과정이 없는 상태를 말하는 동사라서 진행형으로 과정을 그릴 이유가 없고, 단순 현재로 상태를 말합니다.
완성동사의 과거형 built는 끝점에 닿았다는 뜻을 함께 전합니다. 그래서 끝내지 못했다는 내용과 이어 쓰면 모순처럼 읽히고, 과정만 말하는 was building으로 바꿔야 자연스럽습니다.
순간동사의 진행형은 순간이 길게 늘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is arriving은 곧 도착하려는 임박한 상황으로, is knocking은 두드리는 일이 거듭되는 반복으로 읽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세 갈래를 한눈에 비교하는 표
| 구분 | 순간동사 | 지속동사 | 완성동사 |
|---|---|---|---|
| Vendler 분류와의 대응 | 성취(achievement) | 상태(state)와 활동(activity) | 완성(accomplishment) |
| 대표 동사구 | find the lid, arrive | know the recipe, stir | bake a cake, write a letter |
| 어울리는 시간 표현 | at six, suddenly | for an hour | in an hour |
| 진행형이 주는 느낌 | 임박이나 반복: The train is arriving. | 활동은 진행 중: She is stirring. 상태는 쓰지 않음: is knowing (틀림) | 끝나지 않은 과정: She is baking a cake. |
핵심 정리
어휘상 동사 분류는 동사가 시간이 걸리는지, 끝점이 있는지를 묻는 기준입니다. 순간동사는 끝점이 한순간에 오고, 지속동사는 끝점 없이 이어지며, 완성동사는 시간이 걸린 끝에 끝점에 닿습니다.
이 기준을 알면 진행형과 현재완료를 고를 때 근거가 생깁니다. 레시피에서 달걀을 깨는 순간, 소스를 젓는 시간, 케이크가 완성되는 결과를 나눠 읽듯이, 문장 속 동사구가 어떤 장면을 그리는지 먼저 떠올려 보세요.
예상 문제
문제. 다음 중 어법상 올바른 문장을 고르시오. (고2 어법)① She is knowing the answer to the question.
② He is liking spicy food very much.
③ The soup is simmering on the stove.
④ I am having a sister.
⑤ They are owning a small restaurant.
[해설] ③의 simmer는 끝점 없이 이어지는 활동이어서 진행형으로 지금 끓고 있는 중임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①의 know, ②의 like, ④의 소유를 나타내는 have, ⑤의 own은 상태를 나타내는 동사여서 진행형으로 쓰지 않고 각각 knows, likes, have, own으로 써야 합니다.
[정답] ③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