콤마 용법, 나열부터 계속적 용법까지 네 가지 자리
참조: comma (네이버 사전)
악보에서 쉼표가 하나도 없는 곡을 상상해 보세요. 음표가 끝없이 이어지면 연주자는 숨 쉴 곳을 못 찾고, 듣는 사람은 어디서 한 소절이 끝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쉼표는 소리를 멈추는 기호이면서 동시에 음악의 마디와 흐름을 드러내는 기호죠.
영어 문장의 쉼표, 곧 콤마도 같은 일을 합니다. 오늘은 콤마 용법을 나열, 삽입, 부사절 구분, 관계사의 계속적 용법이라는 네 자리로 나누어 봅니다. 각 자리에서 콤마가 왜 필요한지 알면, 외우지 않아도 어디에 찍을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콤마 하나 때문에 엉킨 문장
콤마는 있어야 할 곳에 없어도, 없어야 할 곳에 있어도 문제가 됩니다. 아래 세 문장은 모두 콤마 하나 때문에 읽는 사람을 헷갈리게 만들죠.
어색한 문장While the orchestra was playing the audience stayed silent. (어색함)
My mother who lives in Busan teaches piano. (어색함)
틀린 문장The students who practiced every day, passed the audition. (틀림)
첫 문장은 playing 뒤에 경계 표시가 없어서, 처음 읽을 때 ‘오케스트라가 관객을 가지고 놀았다’로 읽히기 쉽습니다. stayed를 만나고 나서야 다시 앞으로 돌아가 문장을 고쳐 읽어야 하죠.
두 번째 문장은 문법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콤마가 없어서 ‘부산에 사는 엄마’와 ‘다른 곳에 사는 엄마’가 따로 있는 것처럼 들립니다. 세 번째 문장은 반대로 주어와 동사 사이에 콤마를 넣어 한 덩어리를 억지로 끊었습니다.
콤마 용법의 원리, 덩어리의 경계를 표시한다
콤마를 ‘숨 쉬는 자리’로만 배우면 기준이 흔들립니다. 사람마다 숨이 차는 곳이 다르기 때문이죠. 더 정확한 기준은 구조의 경계입니다.
콤마는 읽는 사람에게 ‘여기서 한 덩어리가 끝난다’ 또는 ‘여기부터는 문장 뼈대 밖의 말이다’라는 신호를 줍니다. 반대로 주어와 동사, 동사와 목적어처럼 원래 한 덩어리로 묶여야 하는 사이에는 찍지 않죠. 네 가지 쓰임은 모두 이 원리에서 나옵니다.
나열, 같은 자격의 항목을 나눈다
세 개 이상을 나열할 때는 항목 사이에 콤마를 찍고, 마지막 항목 앞에 and나 or를 둡니다. 형용사를 여러 개 늘어놓을 때도 같은 방식이죠.
나열의 콤마We need a violin, a cello, and a flute.
The second movement was slow, quiet, and strangely beautiful.
and 바로 앞의 콤마를 옥스퍼드 콤마(serial comma)라고 부릅니다. 『시카고 매뉴얼(The Chicago Manual of Style)』은 이 콤마를 쓰라고 권하고, 신문 기사에 많이 쓰는 AP 스타일은 대체로 생략합니다. 문법 규칙이라기보다 스타일의 선택이니, 한 글 안에서 일관되게 쓰는 것이 중요하죠.
다만 생략하면 뜻이 흐려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I thanked my parents, Ms. Kim and Mr. Park.은 ‘부모님이 곧 김 선생님과 박 선생님’이라는 동격으로도 읽힐 수 있어, 세 사람에게 따로 감사했다면 Ms. Kim, and Mr. Park처럼 콤마를 넣는 편이 분명합니다.
삽입, 빼도 되는 말을 양쪽에서 감싼다
문장 중간에 덧붙인 말은 앞뒤에 콤마를 하나씩, 모두 두 개를 찍어 감쌉니다. 괄호의 여는 쪽과 닫는 쪽처럼 짝으로 움직이죠.
삽입의 콤마The concert, as you might expect, was sold out.
The final rehearsal, however, went smoothly.
두 콤마 사이를 손가락으로 가려 보면 The concert was sold out.이라는 온전한 문장이 남습니다. 이렇게 지워도 문장이 성립해야 삽입이고, 그래서 콤마 한쪽만 찍으면 경계가 반쯤 열린 채로 남게 됩니다.
부사절 구분, 앞에 나온 절의 끝을 알린다
when, because, if 같은 접속사로 시작하는 부사절이 문장 앞에 오면, 부사절이 끝나는 곳에 콤마를 찍습니다. 읽는 사람이 어디서부터 주절이 시작되는지 알아야 하기 때문이죠.
부사절 뒤의 콤마When the music stopped, everyone turned to the stage.
If you listen carefully, you can hear the oboe.
반대로 부사절이 주절 뒤에 오면 보통 콤마를 찍지 않습니다. Everyone turned to the stage when the music stopped.처럼 주절이 먼저 끝났으니 경계를 따로 알릴 필요가 없죠. 다만 although, whereas처럼 대조나 양보를 나타내는 절은 뒤에 와도 콤마를 찍는 경우가 많고, 아주 짧은 부사절이 앞에 오면 콤마를 생략하기도 합니다.
계속적 용법, 이미 정해진 명사에 정보를 보탠다
관계사절 앞뒤에 콤마를 찍으면 계속적 용법(non-restrictive)이 됩니다. 앞의 명사가 이미 누구인지 정해져 있고, 관계사절은 거기에 정보를 덧붙일 뿐이라는 표시죠.
계속적 용법의 콤마My mother, who lives in Busan, teaches piano.
We visited Vienna, which is famous for its concert halls.
대화로 옮겨 보면 콤마가 하는 일이 또렷해집니다. “우리 엄마는 피아노를 가르쳐. (어느 엄마 말이야?) 엄마는 한 분이지. 참고로 부산에 사셔.” 엄마도 빈(Vienna)도 세상에 하나뿐이라 고를 필요가 없으니, 관계사절은 덤으로 붙는 정보가 되고 콤마로 감싸집니다.
같은 원리로 찍는 다른 콤마
네 가지 쓰임 말고도 콤마가 서는 자리는 더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씩 들여다보면 모두 ‘같은 자격의 덩어리를 나누거나, 뼈대 밖의 말을 떼어 낸다’는 원리로 설명됩니다.
먼저 and, but, so 같은 등위접속사로 두 개의 완전한 문장을 이을 때는 접속사 앞에 콤마를 찍습니다. 두 문장은 같은 자격의 덩어리이니 나열과 같은 원리죠. 두 절이 아주 짧으면 생략하기도 합니다.
두 문장을 잇는 콤마The rehearsal ran late, but nobody complained.
I practiced the scale for hours, so my fingers were sore.
다음으로 문장 맨 앞의 연결어나 긴 부사구, 부르는 말(호격), 같은 대상을 다시 가리키는 동격어 뒤에도 콤마가 붙습니다. 이 말들은 모두 문장 뼈대 밖에 있으니, 삽입이나 부사절 구분과 같은 이치로 콤마 용법을 넓혀 적용하면 됩니다.
뼈대 밖의 말을 떼는 콤마After the long rehearsal, we went out for dinner.
Mina, can you play the opening bars?
Mr. Han, our music teacher, conducted the choir.
콤마를 찍으면 틀리는 자리
콤마를 많이 찍는다고 문장이 친절해지지는 않습니다. 원래 붙어 있어야 할 덩어리 사이에 콤마가 들어가면 오히려 구조가 깨지죠. 학생들이 특히 자주 찍는 자리는 다음 네 곳입니다.
첫째, 주어가 길어졌을 때 주어와 동사 사이에 찍는 콤마입니다. 주어가 아무리 길어도 동사와는 한 덩어리입니다.
주어와 동사 사이What she played last night, was amazing. (틀림)
What she played last night was amazing.
둘째, 동사와 that절 목적어 사이에 찍는 콤마입니다. 직접 인용문 앞에는 He said, “…”처럼 콤마를 찍지만, that절은 동사의 목적어라서 떼면 안 되죠.
동사와 that절 사이He said, that the concert was canceled. (틀림)
He said that the concert was canceled.
셋째, 접속사 없이 콤마 하나로 두 문장을 붙이는 경우로, 이를 comma splice라고 부릅니다. 넷째, 계속적 용법 자리에 that을 쓰는 경우입니다. 콤마 뒤의 관계사는 사람이면 who, 사물이면 which를 써야 하죠.
콤마만으로 이은 문장, 콤마 뒤 thatThe hall was full, we stood at the back. (틀림)
This piano, that my grandfather bought, is still in tune. (틀림)
The hall was full, so we stood at the back.
This piano, which my grandfather bought, is still in tune.
콤마 용법 네 가지 비교 표
| 구분 | 콤마 위치 | 예문 | 콤마를 잘못 다루면 |
|---|---|---|---|
| 나열 | 항목과 항목 사이 | a violin, a cello, and a flute | 항목의 경계가 흐려짐 |
| 삽입 | 삽입어구 양쪽에 한 쌍 | The concert, as you might expect, was sold out. | 한쪽만 찍으면 뼈대와 섞임 |
| 부사절 구분 | 앞에 나온 부사절의 끝 | When the music stopped, everyone turned. | 주절의 시작을 놓침 |
| 계속적 용법 | 관계사절 양쪽 | My mother, who lives in Busan, teaches piano. | 빼면 여럿 중 하나를 고르는 뜻이 됨 |
| 찍지 않는 자리 | 주어와 동사, 동사와 목적어 사이 | What she played, was amazing. | 한 덩어리가 끊겨 틀린 문장 |
핵심 정리
콤마 용법의 중심에는 ‘경계 표시’라는 원리 하나가 있습니다. 같은 자격의 항목을 나누고, 빼도 되는 말을 감싸고, 앞에 나온 부사절의 끝을 알리고, 이미 정해진 명사에 정보를 덧붙일 때 콤마를 찍죠. 거꾸로 주어와 동사처럼 한 덩어리인 곳에는 찍지 않습니다.
악보의 쉼표가 아무 데나 들어가면 선율이 끊기듯, 영어의 콤마도 구조가 바뀌는 곳에만 서야 합니다. 영작한 뒤에는 콤마마다 ‘여기서 무엇과 무엇이 나뉘는가’를 스스로 물어보세요. 답이 나오지 않는 콤마는 지워도 되는 콤마일 가능성이 큽니다.
예상 문제
문제. 다음 중 콤마의 쓰임이 어법상 틀린 문장을 고르시오. (고1 어법)① We bought bread, milk, and eggs for breakfast.
② When the bell rang, the students ran outside.
③ My grandmother, who is eighty, still plays the piano.
④ The book, that I borrowed from you, is very interesting.
⑤ The rain stopped, and the game started again.
[해설] 콤마 뒤에 오는 계속적 용법의 관계대명사로는 that을 쓸 수 없으므로 ④는 The book, which I borrowed from you, is very interesting.으로 고쳐야 합니다. ①은 나열, ②는 앞에 나온 부사절의 구분, ③은 계속적 용법, ⑤는 등위접속사로 두 문장을 이은 바른 콤마입니다.
[정답] ④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