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위접속사 병렬구조, and 앞뒤의 형태를 맞추는 이유
기차는 객차를 아무렇게나 이어 붙이지 않습니다. 객차끼리 잇는 연결기의 규격이 같아야 하고, 바퀴가 올라탈 선로의 폭도 같아야 하죠. 규격이 다른 객차를 억지로 걸면 출발하자마자 덜컹거립니다.
영어의 and, but, or도 이런 연결기입니다. 이 단어들이 잇는 양쪽은 같은 규격, 곧 같은 품사와 같은 문법 형태여야 하죠. 오늘은 이 규칙을 등위접속사 병렬구조라는 이름으로 정리하고, 형태를 맞춰야 뜻이 곧바로 전달되는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형태가 어긋난 채 이어진 문장
접속사의 뜻만 알고 양쪽의 형태를 신경 쓰지 않으면 아래 같은 문장이 나옵니다. 첫 문장은 문법적으로 틀렸고, 두 번째 문장은 틀리지는 않았지만 균형이 무너져 어색하죠.
어긋난 문장My brother drove quickly and careless. (틀림)
The job requires patience, creativity, and being careful about details. (어색함)
첫 문장에서 and 앞의 quickly는 동사 drove를 꾸미는 부사입니다. 그런데 뒤의 careless는 형용사라서 drove를 꾸밀 수 없죠. 연결기 한쪽은 부사 규격인데 다른 쪽은 형용사 규격인 셈입니다.
두 번째 문장은 명사 patience, creativity 뒤에 동명사구가 붙었습니다. 동명사구도 명사 역할을 하니 문법 규칙을 어긴 것은 아니지만, 짧은 명사 둘 뒤에 긴 동작 표현이 끼어들어 목록의 리듬이 깨지죠.
등위접속사 병렬구조의 원리
등위접속사는 and, but, or, nor, so, yet, for처럼 양쪽을 대등하게 잇는 접속사입니다. ‘대등하다’는 말은 문장 안에서 맡은 역할이 같다는 뜻이고, 역할이 같으면 형태도 같아야 하죠. 이것이 병렬구조의 출발점입니다.
형태를 맞춰야 하는 까닭은 접속사 앞에 놓인 공통 요소에 있습니다. 읽는 사람은 공통 요소를 양쪽 항목에 하나씩 나눠 붙여서 해석하죠. drove quickly and careless라면 drove quickly와 drove careless로 나눠 읽게 되는데, 뒤쪽이 영어로 성립하지 않습니다.
고친 문장My brother drove quickly and carelessly.
The job requires patience, creativity, and attention to detail.
“형은 운전했어. (어떻게?) 빠르게. (또 어떻게?) 부주의하게.” 두 질문의 답이 모두 ‘어떻게’에 답하는 부사라서 drove 하나를 함께 나눠 쓸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문장도 “그 일에는 필요해. (무엇이?) 인내심, 창의성, 꼼꼼함.”처럼 세 답이 모두 명사로 맞춰졌죠.
결국 등위접속사 병렬구조란 공통 요소를 각 항목에 붙여 읽었을 때 모두 말이 되도록 형태를 맞추는 원칙입니다. 문장을 고칠 때도 이 ‘나눠 붙이기’를 해 보면 어긋난 항목이 바로 드러나죠.
구와 절에서도 같은 원리
병렬구조는 단어끼리만이 아니라 구와 구, 절과 절 사이에도 적용됩니다. 공통 요소가 조동사나 접속사 that일 때 특히 눈여겨봐야 하죠.
조동사를 함께 쓰는 동사구
have나 can 같은 조동사가 공통 요소라면 and나 or 뒤의 동사도 그 조동사와 어울리는 형태여야 합니다. has 뒤에는 과거분사, can 뒤에는 동사원형이 이어지죠.
조동사 공유She has finished the report and sent it to her manager.
You can stay here or come with us.
“그녀는 마쳤어. (뭘 했는데?) 보고서를 끝냈고, 상사에게 보냈어.” has가 두 동사를 함께 거느리기 때문에 sent도 과거분사입니다. sends로 쓰면 has sends로 읽혀 틀린 문장이 되죠.
that절을 잇는 경우
명사절 둘을 and로 이을 때는 두 번째 that을 남겨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that을 빼면 뒤의 절이 명사절인지, 주절에 이어지는 새 문장인지 헷갈릴 수 있기 때문이죠.
명사절 병렬He said that he was tired and that he wanted to go home.
I believe that you are honest and that you will keep your promise.
첫 문장에서 두 번째 that을 지우면 ‘집에 가고 싶었다’는 내용이 그가 한 말인지, 글쓴이가 덧붙인 사실인지 흐려집니다. that을 반복하면 두 절이 모두 said의 목적어라는 사실이 분명해지죠.
학생들이 자주 틀리는 경우
등위접속사 병렬구조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주어를 공유하는 동사의 형태를 놓치는 것입니다. and 뒤의 동사를 습관처럼 동사원형으로 쓰기 쉽지만, 같은 주어에 걸리는 동사는 수와 시제가 앞의 동사와 같아야 하죠.
틀린 문장He gets up early and go jogging every morning. (틀림)
고친 문장He gets up early and goes jogging every morning.
Yesterday I cleaned my room and did the laundry.
두 번째 실수는 형용사를 나열하다가 마지막에 절을 붙이는 경우입니다. 공통 요소 was를 나눠 붙이면 was I didn’t understand it이라는 이상한 조합이 생기죠.
어색한 문장The movie was long, boring, and I didn’t understand it. (어색함)
고친 문장The movie was long, boring, and hard to understand.
The movie was long and boring, and I didn’t understand it.
고치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마지막 항목도 형용사로 바꾸거나, 형용사 묶음을 먼저 끝낸 뒤 콤마와 and로 절과 절을 대등하게 다시 잇는 것이죠.
병렬구조 오류 비교 표
| 구분 | 어긋난 형태 | 맞춘 형태 |
|---|---|---|
| 부사끼리 | drove quickly and careless | drove quickly and carelessly |
| 명사 나열 | patience, creativity, and being careful | patience, creativity, and attention to detail |
| 조동사 공유 | has finished and sends | has finished and sent |
| 주어 공유 동사 | gets up and go | gets up and goes |
| 형용사 나열 | long, boring, and I didn’t understand it | long, boring, and hard to understand |
| 명사절 | that he was tired and he wanted … | that he was tired and that he wanted … |
핵심 정리
등위접속사 병렬구조는 and, but, or가 잇는 양쪽의 품사와 형태를 같게 맞추는 원칙입니다. 접속사 앞의 공통 요소를 각 항목에 나눠 붙였을 때 모두 성립해야 하고, 단어와 구와 절 어디에나 같은 원리가 적용되죠.
객차의 연결기 규격이 맞아야 기차가 매끄럽게 달리듯, 문장도 접속사 양쪽의 규격이 맞아야 술술 읽힙니다. 어법 문제에서 and나 or가 보이면 바로 뒤의 단어부터 확인하고, 그 단어와 같은 자격을 가진 짝을 앞에서 찾아 형태를 견주어 보세요.
예상 문제
문제. 다음 중 어법상 틀린 문장을 고르시오. (고1 어법)① She spoke slowly and clearly.
② He gets up early and walks his dog.
③ I bought a notebook, a pen, and two erasers.
④ They cleaned the classroom and washing the windows.
⑤ You can call me or send me a text message.
[해설] ④는 주어 They를 공유하는 두 동사가 and로 이어진 문장이므로, 앞의 cleaned에 맞춰 washed로 써야 합니다. 나머지는 부사끼리(①), 3인칭 단수 현재 동사끼리(②), 명사끼리(③), can 뒤의 동사원형끼리(⑤) 형태가 맞습니다.
[정답] ④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