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외선 센서 원리, 열형과 양자형이 열화상을 만드는 방식

적외선 센서 원리, 열형과 양자형이 열화상을 만드는 방식

불을 모두 끈 방에서 하는 숨바꼭질을 떠올려 보세요. 술래가 눈으로는 아무것도 볼 수 없는데, 사람의 온기를 느끼는 안대를 쓰고 있다면 숨은 사람을 금방 찾겠죠. 눈이 아니라 체온이 단서가 되는 게임이 됩니다.

적외선 센서가 바로 이 안대의 역할을 합니다. 가시광선이 없어도 물체가 스스로 내보내는 적외선을 읽어 영상이나 신호로 바꿉니다. 다만 실제 센서는 온기를 느끼는 것이 아니라, 열이나 광자가 만드는 전기적 변화를 측정하고 그 해석에는 표면의 성질이 끼어든다는 점이 안대와 다릅니다.

적외선 센서가 필요한 이유, 눈에 보이지 않는 열복사

사람의 눈과 일반 카메라의 실리콘 센서는 가시광선 근처의 빛에 맞춰져 있습니다. 어두운 곳이나 연기 속, 혹은 물체 표면의 온도 분포는 가시광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모든 물체는 온도가 절대 영도보다 높으면 열복사를 내보냅니다. 온도가 높을수록 복사가 강해지고 복사의 중심 파장은 짧아지는데, 상온 근처의 물체는 주로 적외선 영역에서 복사합니다. 이 복사를 읽으면 빛이 없어도 영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가상 계산 예시, 복사의 중심 파장빈의 변위 법칙에서 복사 세기가 가장 큰 파장은 대략 2,898 µm·K를 온도(K)로 나눈 값입니다. 300 K(약 27 °C)의 물체는 2,898 ÷ 300 ≈ 9.7 µm입니다.

1,000 K의 물체는 2,898 ÷ 1,000 ≈ 2.9 µm로 짧아집니다. 사람 몸이나 방 안 물체는 10 µm 부근의 장파 적외선, 훨씬 뜨거운 물체는 더 짧은 파장을 읽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적외선 파장대와 대기의 창

적외선은 파장에 따라 몇 구간으로 나누어 부릅니다. 경계는 분야마다 조금씩 다르게 쓰이므로, 아래는 대략의 범위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적외선 파장대 구분(대략)

  • 근적외선(NIR, Near-Infrared): 가시광선 바로 너머부터 약 1 µm 안팎. 반사광을 읽는 야간 카메라 등에 쓰입니다.
  • 단파 적외선(SWIR, Short-Wave Infrared): 약 1~3 µm. 반사광 기반의 검사와 영상에 쓰입니다.
  • 중파 적외선(MWIR, Mid-Wave Infrared): 약 3~5 µm. 뜨거운 대상의 열화상에 쓰입니다.
  • 장파 적외선(LWIR, Long-Wave Infrared): 약 8~14 µm. 상온 물체의 열화상에 가장 널리 쓰입니다.

5~8 µm 부근을 건너뛰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대기 중의 수증기와 이산화탄소가 일부 적외선 파장을 많이 흡수하기 때문에, 먼 거리의 열복사가 비교적 잘 통과하는 구간은 대략 3~5 µm와 8~14 µm 부근에 열립니다. 이 구간을 대기의 창(Atmospheric Window)이라 부르고, 열화상 센서가 이 두 구간을 주로 겨냥합니다.

열형 센서, 마이크로볼로미터의 동작

열형 센서(Thermal Detector)는 적외선을 흡수해 소자의 온도가 오르면 그 온도 변화를 전기 신호로 바꿉니다. 광자의 에너지에 직접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흡수된 에너지가 만든 열을 읽기 때문에, 넓은 파장에 걸쳐 비슷하게 반응하고 냉각 없이 상온에서 쓸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열형 소자가 마이크로볼로미터(Microbolometer)입니다. 볼로미터는 온도에 따라 전기 저항이 변하는 재료로 만든 센서이고, 이를 픽셀 크기로 줄여 배열로 만든 것이 마이크로볼로미터입니다. 감지 재료로는 산화바나듐이나 비정질 실리콘 계열이 대표적입니다.

픽셀 설계의 핵심은 열이 새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감지부를 가늘고 긴 다리로 허공에 띄운 MEMS 브리지 구조로 만들어 기판으로 열이 빠지는 것을 줄이고, 공기가 열을 나르지 않도록 진공 패키지에 넣습니다. 열이 쉽게 빠져나가면 온도 변화가 작아 신호도 약해지기 때문입니다.

가상 계산 예시, 마이크로볼로미터 픽셀의 신호저항이 100 kΩ이고 저항의 온도 계수가 −2 %/K인 픽셀을 가정합니다. 장면의 온도 차이 때문에 픽셀 온도가 10 mK 변하면 저항 변화는 100,000 × 0.02 × 0.01 = 20 Ω입니다.

1 V를 걸면 전류는 1 ÷ 100,000 = 10 µA이므로, 신호 전압의 변화는 20 Ω × 10 µA = 200 µV입니다. 이렇게 작은 변화를 읽어야 하므로 판독 회로의 잡음 관리가 중요합니다.

대가는 응답 속도입니다. 열이 쌓이고 빠지는 데 시간이 걸려 열 시상수가 대략 수 ms 수준으로 설명되고, 감도도 냉각형 양자 검출기보다 낮은 편입니다. 대신 구조가 단순하고 실리콘 판독 회로 위에 직접 쌓을 수 있어 비용을 낮추기 쉽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양자형 센서와 냉각이 필요한 이유

양자형 센서(Photon Detector)는 광자가 반도체 안에서 전자와 정공 쌍을 만드는 포토다이오드나 포토컨덕터 방식입니다. 반응이 빠르고 감도가 높지만, 광자의 에너지가 밴드갭보다 커야 반응하므로 읽을 수 있는 가장 긴 파장은 밴드갭이 정합니다.

가상 계산 예시, 밴드갭과 차단 파장차단 파장(µm)은 대략 1.24를 밴드갭(eV)으로 나눈 값입니다. 밴드갭이 0.25 eV이면 1.24 ÷ 0.25 ≈ 5.0 µm로 중파 적외선까지 읽습니다.

밴드갭이 0.1 eV이면 1.24 ÷ 0.1 = 12.4 µm로 장파 적외선 대역에 들어갑니다. 긴 파장을 읽으려면 밴드갭이 그만큼 작은 재료가 필요합니다.

밴드갭이 작은 재료로는 InSb와 HgCdTe 계열이 대표적으로 거론됩니다. InSb는 중파 적외선, HgCdTe는 조성에 따라 중파에서 장파까지, InGaAs는 단파 적외선 쪽에서 쓰입니다. 이들이 어떻게 밴드갭을 맞추는지는 합금 조성으로 조절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밴드갭이 작으면 열에너지만으로도 전자가 저절로 올라가 암전류가 커집니다. 암전류가 신호를 덮지 않도록 검출기를 극저온 수준으로 식히는 냉각기가 붙는 것이 이 때문입니다. 냉각기는 부피와 전력, 비용을 늘리는 요인이어서 양자형은 성능이 필요한 용도에 주로 쓰입니다.

양자형 배열은 보통 검출기 칩과 실리콘 판독 회로(ROIC, Readout Integrated Circuit)를 인듐 범프로 맞붙인 하이브리드 구조로 만듭니다. 검출 재료와 실리콘 회로가 서로 다른 기판이기 때문입니다. 마이크로볼로미터가 판독 회로 위에 바로 쌓이는 것과 대비되는 지점입니다.

열화상 카메라가 영상을 만드는 과정

열화상 카메라의 신호 경로

  1. 물체가 자신의 온도에 따른 열복사를 내보냅니다.
  2. 적외선을 통과시키는 렌즈가 복사를 센서 배열 위에 모읍니다.
  3. 각 픽셀의 감지부가 복사를 흡수해 온도가 오르거나 광전하가 생깁니다.
  4. 판독 회로가 픽셀의 저항 변화나 전하량을 읽어 전압으로 바꿉니다.
  5. 픽셀마다 조금씩 다른 응답을 보정해 균일한 영상으로 만듭니다.
  6. 방사율 같은 조건을 반영해 복사량을 온도 값으로 환산합니다.

렌즈 재료도 가시광 카메라와 다릅니다. 일반 유리는 장파 적외선을 잘 통과시키지 못해서, 이 파장대에서는 게르마늄 같은 적외선 투과 재료를 쓰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센서만이 아니라 광학계까지 파장에 맞춰 바뀌는 셈입니다.

열화상 카메라는 물체의 온도를 그대로 찍는다는 생각은 오해입니다. 실제로 읽는 것은 표면에서 나오는 복사량이고, 여기에는 표면의 방사율과 반사된 주변 복사가 섞여 있습니다. 광택이 있는 금속처럼 방사율이 낮은 표면은 실제보다 차갑게 보일 수 있어 보정이 필요합니다.

어두운 곳에서 보이는 카메라가 모두 열화상인 것도 아닙니다. 근적외선 조명을 비추고 되돌아온 반사광을 읽는 카메라는 가시광 센서와 같은 반사 방식이고, 열화상은 물체가 스스로 내는 복사를 읽는다는 점이 다릅니다.

쓰이는 곳과 센서를 고르는 기준

열화상은 산업 설비의 과열 점검, 건물의 단열 점검, 야간 감시, 화재 현장에서 연기 너머를 확인하는 일에 쓰입니다. 비냉각 마이크로볼로미터는 작고 단순해 휴대용 기기와 차량, 보안 장비에 들어가기 좋습니다. 단파 적외선은 반사광을 읽는 검사 쪽에서, 냉각형 양자 검출기는 멀리 있는 대상의 미세한 온도 차이를 봐야 하는 정밀한 계측 쪽에서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적외선 센서를 고르는 기준은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어떤 파장대를 읽어야 하는지, 감도와 응답 속도가 얼마나 필요한지, 냉각과 비용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지입니다. 필요한 성능에 비해 과한 센서를 고르면 비용과 부피가 불필요하게 커집니다.

두 센서 비교 표

구분열형(마이크로볼로미터)양자형(InSb, HgCdTe 등)
반응 원리흡수한 열이 만든 저항 변화를 읽음광자가 전자와 정공 쌍을 직접 만듦
파장 선택성넓은 대역에 비슷하게 반응밴드갭이 정하는 차단 파장까지만 반응
냉각상온 동작이 가능암전류를 줄이려면 냉각이 필요한 경우가 많음
응답 속도열 시상수가 있어 상대적으로 느림빠름
감도상대적으로 낮음상대적으로 높음
판독 회로와의 결합판독 회로 위에 직접 제작 가능하이브리드 접합이 일반적
어울리는 용도휴대용 열화상, 차량, 보안정밀 계측, 고속 영상

핵심 정리

적외선 센서는 물체가 스스로 내는 열복사를 읽는 소자이고, 열을 읽는 열형과 광자를 읽는 양자형으로 나뉩니다. 열형은 상온에서 동작하고 단순한 대신 느리고 감도가 낮으며, 양자형은 빠르고 민감한 대신 밴드갭이 작아 냉각이 필요합니다. 열화상의 온도 값은 방사율 같은 조건을 거쳐 환산된다는 점도 기억해 두셔야 합니다.

숨바꼭질의 안대로 돌아가면, 어떤 안대는 가볍고 누구나 쓸 수 있고 어떤 안대는 무겁지만 훨씬 미세한 온기까지 알아챕니다. 센서를 고를 때는 읽어야 할 파장대와 필요한 감도를 먼저 정한 뒤, 그에 맞는 쪽을 선택하는 순서가 합리적입니다.

면접 대비 질문

면접 대비 질문열형 적외선 센서와 양자형 적외선 센서의 동작 원리 차이를 설명하고, 양자형 센서에 냉각이 필요한 이유를 밴드갭과 연결해 말해 보세요.

[답변 포인트] 열형은 흡수한 적외선이 만든 온도 변화를 저항 같은 전기적 성질로 읽고, 양자형은 광자가 직접 전자와 정공 쌍을 만든다는 점으로 시작합니다. 양자형은 긴 파장을 읽으려면 밴드갭이 작아야 하고, 밴드갭이 작을수록 열에너지만으로도 캐리어가 생겨 암전류가 커지므로 냉각이 필요하다고 연결합니다. 열형이 상온에서 쓰이는 대신 열 시상수 때문에 느리고 감도가 낮다는 점, 마이크로볼로미터의 열 격리 구조와 진공 패키지, 장파 적외선과 대기의 창, 방사율에 따른 온도 환산의 한계까지 덧붙이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