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P와 eMCP, 모바일에서 메모리를 한 패키지로 묶는 이유
도시락을 쌀 때 밥통과 반찬통과 국통을 따로 챙기면 가방이 무거워지고, 식사 때마다 뚜껑을 여러 번 열어야 합니다. 칸이 나뉜 한 통에 모두 담으면 가방 공간이 줄고 들고 다니기도 편해집니다.
스마트폰 안의 메모리가 바로 이런 고민을 합니다. MCP와 eMCP는 저장용 낸드 플래시와 작업용 D램을 칸막이 도시락처럼 한 패키지에 담아, 좁은 기판 위에서 자리를 아끼는 방식입니다.
비유와 다른 점이 있습니다. 도시락 칸은 한 뚜껑 아래 놓이지만, 패키지 안의 두 메모리는 보통 서로 대화하지 않고 각자 별도의 배선으로 프로세서와 연결됩니다. 합쳐지는 것은 연결 방식이 아니라 포장입니다.
MCP와 eMCP가 필요한 이유, 스마트폰 안의 좁은 보드
스마트폰의 메인 기판은 배터리와 카메라 모듈 사이에 남은 작은 공간에 프로세서, 메모리, 전원 관리 칩, 통신 칩을 모두 올려야 합니다. 부품마다 패키지 하나와 그 주변 배선 공간이 필요하니 부품 수가 늘수록 기판은 커집니다.
기기가 얇아질수록 높이도 문제가 됩니다. 패키지가 하나씩 따로 놓이면 각각 두께를 차지하지만, 얇게 간 다이를 한 패키지 안에 쌓으면 같은 용량을 더 낮은 높이에 담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모바일 기기는 일찍부터 메모리를 묶는 쪽으로 움직였습니다. 초기 휴대전화에서는 NOR 플래시와 PSRAM을 한 패키지에 넣은 조합이 흔했고, 이후 스마트폰이 커지면서 낸드와 모바일 D램을 묶는 형태로 이어졌습니다.
MCP, 서로 다른 메모리 다이를 한 패키지에 쌓는 구조
멀티칩 패키지(MCP, Multi-Chip Package)는 둘 이상의 반도체 다이를 하나의 패키지 안에 넣은 것입니다. 모바일 메모리에서는 낸드 플래시 다이와 D램 다이를 같은 기판 위에 위아래로 쌓고, 하나의 몰딩 안에 담은 뒤 바깥으로는 솔더 볼 하나의 세트만 내보냅니다.
안쪽에서 다이를 쌓는 데에는 대개 와이어 본딩이 쓰입니다. 아래 다이의 와이어를 눌러 버리지 않도록 다이 사이에 스페이서를 끼우거나 와이어를 덮는 접착 필름을 쓰고, 그 위에 다음 다이를 올립니다.
바깥에서 보면 한 개의 BGA 부품이어서, 기판에는 한 번의 실장으로 두 종류의 메모리가 올라갑니다. 안쪽 구조는 다이를 서로 다른 공정으로 만든 뒤 조립 단계에서 합치는 방식이라, 칩을 쌓는 2.5D·3D 패키징과 닮았지만 훨씬 단순한 구조입니다.
eMCP, 저장장치와 LPDDR을 합친 모바일용 조합
임베디드 멀티미디어카드(eMMC, embedded MultiMediaCard)는 낸드 플래시와 이를 관리하는 컨트롤러를 한 패키지에 넣고, 표준화된 MMC 인터페이스로 프로세서와 연결하는 저장장치입니다. 컨트롤러가 불량 블록 관리와 오류 정정을 맡아 주므로 프로세서는 단순한 명령만 보내면 됩니다.
eMCP(embedded Multi-Chip Package)는 이 eMMC와 LPDDR(Low Power Double Data Rate) 모바일 D램을 한 패키지에 합친 제품입니다. 저장장치와 작업 메모리라는, 스마트폰에 반드시 필요한 두 부품을 하나의 부품 번호로 사는 셈입니다.
더 빠른 저장장치 규격인 UFS를 쓰는 조합은 uMCP로 불리기도 합니다. 어느 쪽이든 패키지 안에서는 저장장치와 D램이 각자의 인터페이스를 갖고 바깥으로 연결된다는 점이 같습니다.
eMCP 한 패키지의 구성
- 낸드 플래시 다이: 데이터를 전원이 꺼져도 보관하는 저장 영역
- 컨트롤러 다이: 낸드의 블록 관리와 오류 정정, 호스트 인터페이스 담당
- LPDDR D램 다이: 프로세서가 작업 중에 읽고 쓰는 휘발성 작업 메모리
- 패키지 기판과 솔더 볼: 두 인터페이스의 신호를 바깥으로 내보내는 통로
한 패키지에 메모리를 쌓는 조립 흐름
MCP 조립은 일반 와이어 본딩 패키지의 흐름에 다이 적층 단계가 더해진 형태입니다. 아래 순서는 구조를 이해하기 위한 일반적인 예이며, 제품마다 세부 방식은 다릅니다.
와이어 본딩 방식 MCP의 조립 흐름
- 웨이퍼를 백그라인딩으로 얇게 갈고 다이싱해 낱개 다이로 나눕니다.
- 패키지 기판 위에 첫 번째 다이를 접착합니다.
- 첫 번째 다이와 기판을 금속 와이어로 연결합니다.
- 와이어 위로 스페이서나 접착 필름을 놓고 두 번째 다이를 올린 뒤 같은 방식으로 연결합니다.
- 필요한 만큼 다이 적층과 와이어 연결을 반복합니다.
- 몰딩 소재로 전체를 감싸고 기판 아래에 솔더 볼을 붙입니다.
- 개별 패키지로 자른 뒤 최종 시험을 거칩니다.
다이를 얇게 가는 단계가 중요한 이유는 높이 때문입니다. 한 패키지 안에 다이가 여러 장 들어가므로 한 장 한 장이 얇아야 전체 두께를 기기가 허용하는 범위에 맞출 수 있습니다.
얻는 것, 면적과 두께와 부품 수
MCP와 eMCP가 주는 가장 직접적인 이득은 기판 면적입니다. 패키지가 두 개에서 한 개로 줄면 각 패키지가 차지하던 여백과 주변 배선 공간도 함께 줄어듭니다.
부품 수가 줄어드는 효과도 큽니다. 기기 제조사 입장에서는 구매할 부품과 실장 횟수, 재고 관리 대상이 줄어드니 조립과 공급망이 단순해집니다.
두께 면에서도 유리합니다. 각 다이를 얇게 갈아 한 패키지에 쌓으면 같은 기능의 부품을 따로 놓는 것보다 전체 높이를 낮출 수 있습니다.
치르는 것, 수율의 곱셈과 줄어드는 선택지
한 패키지에 다이를 여러 개 넣으면 그중 하나만 불량이어도 패키지 전체가 불량이 됩니다. 선별 없이 조립한다고 가정하고 가상의 숫자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낸드 다이의 양품률이 98%, D램 다이가 97%라면 패키지가 양품일 확률은 0.98 × 0.97 = 0.9506, 약 95.1%입니다.
나머지 약 4.9%는 불량 다이 하나 때문에 멀쩡한 다이까지 함께 버려지는 경우입니다. 이 손실을 줄이려면 조립 전에 다이를 충분히 시험해 양품만 골라야 하고, 이것이 KGD(Known Good Die, 양품 다이) 보증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선택의 폭이 좁아진다는 점도 MCP와 eMCP가 치르는 대가입니다. 낸드 용량과 D램 용량이 하나의 제품으로 묶이므로 한쪽만 더 늘리고 싶어도 조합을 따로 고를 수 없고, 한 패키지에서 두 다이가 내는 열이 서로 영향을 주는 점도 설계에서 챙겨야 합니다.
MCP와 PoP를 둘러싼 흔한 오해
MCP는 프로세서와 메모리를 한 패키지에 넣은 것이다라는 이해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MCP의 안쪽은 메모리 다이끼리의 조합이고, 프로세서는 기판에서 별도 부품으로 놓입니다.
프로세서 위에 메모리 패키지를 얹는 방식은 패키지 온 패키지(PoP, Package on Package)라고 따로 부릅니다. 프로세서 패키지 위에 메모리 패키지를 솔더 볼로 올려 연결 거리를 짧게 만드는 구조이며, 메모리 패키지는 별개 부품이라 공급처를 달리하는 선택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두 방식은 경쟁 관계라기보다 고르는 기준이 다릅니다. MCP는 메모리끼리 묶어 부품 수와 면적을 줄이는 데에, PoP는 프로세서와 D램 사이의 거리를 줄이는 데에 강점이 있습니다.
개별 패키지와 MCP와 PoP 비교 표
| 구분 | 개별 패키지 | MCP 또는 eMCP | PoP |
|---|---|---|---|
| 묶는 대상 | 없음, 부품마다 패키지 | 메모리끼리 (낸드와 D램) | 프로세서 위에 메모리 패키지 |
| 기판 면적 | 가장 큼 | 작음 | 작음 |
| 구성 변경의 자유도 | 높음 | 낮음, 조합이 고정 | 중간, 메모리 패키지를 교체 가능 |
| 수율 부담 | 부품별로 분리 | 다이 수율이 곱해짐 | 패키지별로 선별 후 결합 |
| 주된 쓰임 | 공간 여유가 있는 기기 | 중저가 모바일과 임베디드 기기 | 프로세서와 D램 거리가 중요한 모바일 |
핵심 정리
MCP와 eMCP는 낸드와 D램을 한 패키지에 담아 기판 면적과 부품 수와 두께를 줄이는 방식입니다. 대신 한 다이의 불량이 패키지 전체의 불량이 되고 구성의 선택 폭이 줄어드니, 양품 다이 선별과 설계 조합의 사전 결정이 함께 따라옵니다.
칸막이 도시락은 가방을 가볍게 하지만 반찬을 하나만 바꾸고 싶을 때는 불편하죠. 메모리도 같아서, 공간이 가장 귀한 모바일에서는 묶는 이득이 크고, 조합의 자유가 필요한 곳에서는 따로 두는 쪽이 낫습니다.
면접 대비 질문
면접 대비 질문스마트폰에서 낸드와 D램을 한 패키지로 묶는 eMCP의 장점과 단점을 설명하고, PoP와 어떻게 다른지 말해 보세요.
[답변 포인트] 장점은 기판 면적과 부품 수, 두께의 절감이고, 단점은 다이 수율이 곱해지는 구조여서 KGD 선별이 중요하고 용량 조합이 고정된다는 점이라고 대비해 말합니다. eMCP는 eMMC와 LPDDR을 한 패키지에 묶은 것이고 두 메모리는 각자의 인터페이스로 프로세서와 연결된다는 점을 짚습니다. PoP는 프로세서 패키지 위에 메모리 패키지를 얹어 거리를 줄이는 방식이라 묶는 대상과 목적이 다르다는 설명을 덧붙이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