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형 어미 발음, 앞 소리의 울림이 세 갈래를 정하는 원리

과거형 어미 발음, 앞 소리의 울림이 세 갈래를 정하는 원리

기타 줄을 튕기면 줄이 떨리며 소리가 나고, 손끝으로 줄을 살짝 눌러 막으면 떨림이 멎습니다. 연주자는 다음 음을 이어 가기 전에 줄이 울리는 상태인지 막힌 상태인지를 몸으로 의식하죠.

말소리에도 성대가 울리는 소리와 울리지 않는 소리가 있습니다. 오늘 다룰 과거형 어미 발음은 바로 앞 소리가 울리는지 아닌지에 맞춰 -ed가 /t/, /d/, /ɪd/로 갈리는 원리입니다.

모든 ed를 똑같이 읽을 때 생기는 어색함

철자가 같은 -ed니까 소리도 같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모든 과거형을 ‘~이드’처럼 한 음절을 붙여 읽는 학습자가 많죠.

-ed를 모두 같게 읽은 발음looked /lʊkɪd/ (틀림)

helped /helpɪd/ (틀림)

played /pleɪɪd/ (틀림)

세 단어의 -ed는 모두 새 음절이 되지 않습니다. looked는 /lʊkt/, helped는 /helpt/, played는 /pleɪd/로 한 음절 안에서 끝나죠.

반대로 needed를 /niːd/처럼 한 음절로 읽으면 어미가 들리지 않아 현재형 need와 구별되지 않습니다. 소리가 세 갈래로 나뉘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과거형 어미 발음을 정하는 기준은 앞 소리의 울림

목에 손을 얹고 sip /sɪp/와 zip /zɪp/의 첫소리를 길게 내 보세요. /z/에서만 목이 떨리는데, 이 떨림이 있으면 유성음, 없으면 무성음이라고 합니다.

-ed의 기본 소리는 성대가 울리는 /d/입니다. 앞 소리가 무성음이면 성대를 쉬던 직후에 바로 울리기가 번거로워서, 같은 위치에서 성대만 쉬는 /t/로 바뀐다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과거형 어미 발음 세 갈래

  • 무성음 뒤에서는 /t/: looked /lʊkt/, helped /helpt/, jumped /dʒʌmpt/, kissed /kɪst/, pushed /pʊʃt/
  • 유성음과 모음 뒤에서는 /d/: played /pleɪd/, called /kɔːld/, cleaned /kliːnd/, stayed /steɪd/
  • /t/와 /d/ 뒤에서는 /ɪd/: needed /ˈniːdɪd/, waited /ˈweɪtɪd/, decided /dɪˈsaɪdɪd/, ended /ˈendɪd/

마지막 갈래는 소리가 겹치는 문제 때문에 생깁니다. need 뒤에 /d/를 바로 붙이면 같은 소리 둘이 이어져 어미가 사라지므로, 약한 모음 /ɪ/를 끼워 한 음절을 더하는 것이죠.

그는 나를 기다렸어. (waited는 왜 /ˈweɪtɪd/야?) 앞 소리가 /t/라서 /t/나 /d/를 붙여도 구별이 안 되니까 모음을 끼워 넣는 거야.

사전에 따라 이 약한 모음을 /ɪ/ 대신 /ə/로 적기도 합니다. 어느 쪽이든 어미가 한 음절로 살아난다는 점은 같습니다.

철자가 아니라 끝소리를 봐야 하는 단어들

기준은 철자가 아니라 어미 바로 앞의 소리입니다. 철자의 끝 글자와 실제 끝소리가 다른 단어에서 특히 헷갈리죠.

철자와 끝소리가 어긋나는 단어laughed → laugh의 끝소리 /f/는 무성음이므로 /t/: /læft/ (영국식 /lɑːft/)

raised → raise의 끝소리 /z/는 유성음이므로 /d/: /reɪzd/

judged → judge의 끝소리 /dʒ/는 유성음이므로 /d/: /dʒʌdʒd/

missed → miss의 끝소리 /s/는 무성음이므로 /t/: /mɪst/

그는 큰 소리로 웃었어. (laughed에 gh가 있는데 왜 /t/야?) gh가 /f/로 읽혀서 끝소리가 무성음이니까 뒤의 -ed가 /t/가 되는 거야.

raised와 missed는 모두 철자의 끝이 s 계열인데 소리는 /d/와 /t/로 갈립니다. 철자 s가 어떤 소리를 내는지, 곧 /z/인지 /s/인지가 결정적이죠.

e로 끝나는 동사도 마찬가지입니다. like의 끝소리는 /k/이므로 liked는 /laɪkt/, love의 끝소리는 /v/이므로 loved는 /lʌvd/로 읽습니다.

한국인 학습자가 자주 틀리는 ed 발음

한국어에서는 유성과 무성이 뜻을 가르지 않아서 /t/와 /d/를 귀로 구분하는 습관이 약합니다. 게다가 우리말은 자음만으로 이어지는 소리가 드물어, 어미에 ‘으’를 붙여 ‘워크트’, ‘헬프트’처럼 음절을 늘려 읽기 쉽습니다.

-ed를 아예 빼먹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미 소리가 /t/나 /d/ 한 알로 짧게 끝나서 잘 들리지 않기 때문인데, He walk to school yesterday(틀림)처럼 어미를 빠뜨리는 순간 과거라는 정보가 사라지죠.

또 하나는 -ed로 끝나지만 과거형이 아니라 형용사로 굳은 단어입니다. 이런 단어는 앞 소리와 상관없이 /ɪd/로 읽는 경우가 많습니다.

형용사로 굳은 -ednaked /neɪkt/ (틀림)

wicked /wɪkt/ (틀림)

고친 발음naked /ˈneɪkɪd/

wicked /ˈwɪkɪd/

crooked /ˈkrʊkɪd/

looked처럼 동사의 과거형에서 -ed가 /t/로 줄어드는 것과 달리, 형용사로 굳은 단어는 사전에서 발음을 따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과거형 어미 발음의 세 갈래는 동사의 과거형과 과거분사형에 적용되는 규칙이라는 점을 구별해 두세요.

과거형 어미 발음 세 갈래 비교 표

구분앞 소리 조건-ed 발음예단어
무성음 뒤/p/, /k/, /f/, /s/, /ʃ/, /tʃ/ 등/t/helped /helpt/, looked /lʊkt/, laughed /læft/
유성음과 모음 뒤/b/, /g/, /v/, /z/, /l/, /n/, 모음 등/d/played /pleɪd/, cleaned /kliːnd/, loved /lʌvd/
/t/, /d/ 뒤어미와 같은 위치의 소리/ɪd/needed /ˈniːdɪd/, waited /ˈweɪtɪd/
철자와 끝소리가 다른 경우철자 gh, s, ge 등끝소리 기준laughed /læft/, raised /reɪzd/, judged /dʒʌdʒd/
형용사로 굳은 경우과거형이 아님대체로 /ɪd/naked /ˈneɪkɪd/, wicked /ˈwɪkɪd/

핵심 정리

과거형 어미 발음은 앞 소리가 무성음이면 /t/, 유성음이나 모음이면 /d/, /t/와 /d/이면 /ɪd/로 정해집니다. 기준은 철자가 아니라 어미 바로 앞의 끝소리입니다.

기타 줄이 울리는지 막혀 있는지 살피듯, 어미를 읽기 전에 앞 소리에서 목이 떨리는지 한 번 느껴 보세요. 과거형 어미 발음은 목에 손을 대고 sip과 zip을 비교해 본 감각을 그대로 쓰면 오래 기억됩니다.

예상 문제

문제. 다음 중 -ed의 발음이 나머지 넷과 다른 단어를 고르시오. (고1 객관식)① helped
② watched
③ raised
④ missed
⑤ laughed

[해설] ③ raised는 어미 앞의 끝소리가 유성음 /z/이므로 -ed가 /d/로 읽힙니다. ① helped /helpt/, ② watched, ④ missed /mɪst/, ⑤ laughed /læft/는 끝소리가 모두 무성음이어서 -ed가 /t/로 읽힙니다.

[정답] 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