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동수동태, sell과 read가 수동의 뜻을 갖는 이유

능동수동태, sell과 read가 수동의 뜻을 갖는 이유

편의점 앞에 서면 유리문이 스르르 열립니다. 아무도 손으로 밀지 않았는데 문이 ‘열린’ 것이죠. 우리는 이 장면을 “문이 열렸다”라고 말할 뿐, 누가 열었는지는 묻지 않습니다.

영어에도 형태는 능동태인데 뜻은 수동으로 읽히는 문장이 있습니다. This book sells well.(이 책은 잘 팔린다)처럼 말이죠. 이런 구문을 능동수동태 또는 중간태(middle voice)라고 부르는데, 오늘은 능동형이 수동의 뜻을 갖는 이유와 The door opened.처럼 닮은 문장과의 차이를 살펴봅니다.

‘팔리다’를 수동태로 옮긴 어색한 문장

우리말 ‘팔리다’, ‘써지다’, ‘빨리다’는 수동처럼 들립니다. 그래서 영작할 때 be + p.p.로 옮기기 쉽지만, 결과는 대개 어색하거나 틀린 문장이 되죠.

수동태로 옮긴 문장This book is sold well. (어색함)

This pen is written smoothly. (틀림)

This shirt is washed easily. (어색함)

첫 문장과 세 번째 문장은 문법 형태는 갖췄지만, ‘잘 팔리는 책’, ‘쉽게 빨리는 셔츠’라는 성질을 말하는 표현으로는 거의 쓰지 않습니다. 누군가 책을 파는 행위, 셔츠를 빠는 행위를 전하는 문장처럼 들려 초점이 어긋나죠.

두 번째 문장은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write의 수동태 주어는 쓰인 글이 되어야 하는데, 펜은 글이 아니라 글을 쓰는 도구이기 때문이죠.

능동수동태가 성립하는 원리

능동수동태는 타동사의 목적어였던 대상을 주어로 세우고, 동사는 능동형 그대로 쓰는 구문입니다. 행위자는 문장에서 사라지고 ‘누가 하든’이라는 막연한 사람으로 뒤에 숨죠.

능동형으로 수동의 뜻을 나타내는 문장This book sells well.

This shirt washes easily.

Her new novel reads like a diary.

“이 책 잘 팔려. (누가 파는데?) 누가 팔든 상관없어, 책 자체가 잘 팔리는 책이라는 거야.” 문장이 말하는 것은 판매라는 동작이 아니라 책이 지닌 성질입니다.

This pen writes smoothly.도 같은 무리로 묶입니다. 펜은 쓰이는 대상이 아니라 도구라는 점이 조금 다르지만, 주어의 성질 덕분에 동작이 잘 된다는 뜻을 능동형으로 나타낸다는 점은 같죠.

주어의 성질을 말한다

수동태 This book was sold yesterday.는 어제 일어난 특정한 판매를 전합니다. 반면 This book sells well.은 이 책이 원래 잘 팔리는 책이라는 주어의 속성을 말하죠.

사건과 성질Ten copies of this book were sold yesterday. (특정한 사건)

This book sells well every year. (책의 성질)

성질은 때를 가리지 않고 늘 그런 것이라 능동수동태는 단순현재 시제로 자주 쓰입니다. 요즘 잘 팔리고 있다는 흐름을 말할 때는 This book is selling well.처럼 진행형도 쓰죠.

부사가 함께 오는 이유

This book sells.처럼 부사 없이 끝내면 대개 말이 덜 끝난 듯 어색합니다. 성질을 말하는 구문이라 ‘잘’, ‘쉽게’, ‘부드럽게’처럼 어떻게 되는지를 밝혀야 정보가 완성되기 때문이죠.

부사나 부정이 함께 오는 문장Ripe peaches peel easily.

This dress doesn’t iron well.

The back door won’t lock.

부사 대신 not이나 won’t 같은 부정이 붙어도 성질을 말하는 문장이 됩니다. The back door won’t lock.은 아무리 잠그려 해도 잠기지 않는다는 뜻이죠.

능격동사와 need -ing, 닮은 듯 다른 구문

대상이 주어 자리에 서고 동사는 능동형인 구문이 능동수동태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능격동사와 need -ing도 같은 겉모습을 하고 있죠.

능격동사, 저절로 일어나는 변화

open, close, break, melt, sink 같은 동사는 능동형 그대로 ‘열리다, 닫히다, 깨지다’라는 뜻을 나타냅니다. 같은 동사가 타동사(열다)와 자동사(열리다)로 함께 쓰이는 이런 동사를 능격동사(ergative verb)라고 하죠.

능격동사 문장The door opened slowly.

The glass broke into pieces.

The ice melted in the sun.

능격동사는 특정한 때 주어에 일어난 변화를 사건으로 전합니다. 부사 없이 The glass broke.만으로도 문장이 완성되고, 행위자 없이 저절로 일어난 일로 말할 수 있어 by itself와도 잘 어울리죠.

능동수동태는 사건보다 성질을 말하고, 그 동작을 하는 사람이 뒤에 숨어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책이 팔리려면 누군가 사야 하고, 셔츠가 빨리려면 누군가 빨아야 하니까요.

need -ing와 be worth -ing

동명사로 수동의 뜻을 나타내는 문장My car needs washing.

This movie is worth watching twice.

형태는 능동형 동명사지만 뜻은 ‘차가 세차되어야 한다’, ‘영화가 두 번 볼 만하다’는 수동입니다. 주어가 동작을 받는 대상이라는 점이 문맥으로 분명할 때, 영어가 굳이 수동형을 쓰지 않는 또 하나의 예로 볼 수 있죠.

학생들이 자주 틀리는 경우

첫째, 능동수동태에 by + 행위자를 붙이는 경우입니다. 행위자를 숨기는 것이 이 구문의 본질이라 by로 행위자를 밝힐 수 없죠. 누구 사이에서 잘 팔리는지 말하고 싶다면 among이나 with를 씁니다.

by를 붙인 문장This book sells well by young readers. (틀림)

This book sells well among young readers.

둘째, 수동태와 by itself를 함께 쓰는 경우입니다. was opened는 누군가 열었다는 뜻을 깔고 있어 ‘저절로’라는 by itself와 부딪히죠.

수동태와 by itself를 함께 쓴 문장The door was opened by itself. (어색함)

The door opened by itself.

셋째, 요즘 잘 팔린다는 뜻을 진행형 수동태로 쓰는 경우입니다. 능동수동태의 진행형은 능동형 그대로 be selling이 되죠.

진행형 수동태로 쓴 문장Her new album is being sold well. (어색함)

Her new album is selling well.

수동태, 능동수동태, 능격동사 비교 표

구분수동태능동수동태(중간태)능격동사
형태be + p.p.능동형능동형
예문Ten copies were sold yesterday.This book sells well.The door opened.
말하는 내용특정한 동작이나 사건주어가 지닌 성질주어에 일어난 변화
행위자by로 밝힐 수 있음숨어 있고 밝히지 않음없어도 됨 (by itself 가능)
부사없어도 됨대개 필요 (well, easily)없어도 됨
자주 쓰는 시제모든 시제단순현재, 현재진행과거 등 사건을 전하는 시제

핵심 정리

능동수동태는 타동사의 대상을 주어로 세우고 능동형 동사로 ‘그렇게 된다’는 수동의 뜻을 나타내는 구문입니다. 특정한 사건이 아니라 주어의 성질을 말하기 때문에 well, easily 같은 부사나 부정이 함께 오고, 행위자를 by로 밝히지 않죠.

편의점 자동문이 저절로 열리는 장면은 능격동사 The door opened.에 가깝고, 서점에서 잘 팔리는 책은 능동수동태 This book sells well.에 가깝습니다. 영작할 때 ‘~되다’라는 우리말이 보이면 바로 be + p.p.로 옮기지 말고, 사건을 말하는지 성질을 말하는지부터 따져 보세요.

예상 문제

문제. 다음 중 어법상 어색한 문장을 고르시오. (고2 어법)① This shirt washes easily.
② The novel sells well among teenagers.
③ The door opened by itself.
④ Ripe peaches peel easily.
⑤ This book reads easily by students.

[해설] 능동수동태는 행위자를 숨기고 주어의 성질을 말하는 구문이라 by + 행위자를 쓰지 않습니다. ⑤는 by students를 빼거나 This book is easy for students to read.처럼 고쳐야 합니다. ③의 open은 능격동사라 by itself와 자연스럽게 어울립니다.

[정답] 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