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식어 위치 오류, 꾸미는 말이 멀어지면 뜻이 바뀐다
이삿짐을 쌀 때는 상자마다 ‘주방’, ‘욕실’ 같은 라벨을 붙여 둡니다. 그런데 라벨이 상자에 붙지 않고 옆 상자와 걸쳐 있으면, 그릇이 든 상자가 욕실로 옮겨지는 일이 생기죠.
영어의 수식어도 라벨과 같습니다. 꾸밀 말 바로 곁에 붙어 있어야 제 역할을 하고, 엉뚱한 단어 옆에 붙으면 문장의 뜻이 흐려지거나 우스꽝스럽게 바뀌죠. 오늘은 이런 수식어 위치 오류가 생기는 원리와 고치는 방법을 살펴봅니다.
엉뚱한 말을 꾸미는 수식어
아래 문장들은 문법 규칙 자체를 어기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수식어가 놓인 자리 때문에 글쓴이가 의도하지 않은 뜻으로 읽히죠.
의미가 어색한 문장The boy was walking a dog with a red cap. (어색함)
We gave the cake to the guests that we had baked. (어색함)
첫 문장은 빨간 모자를 쓴 쪽이 개로 읽힙니다. 글쓴이는 소년을 묘사하려 했지만, with a red cap이 가장 가까운 명사 a dog에 붙어 버렸기 때문이죠.
두 번째 문장은 더 곤란합니다. that we had baked가 바로 앞의 the guests를 꾸미는 것처럼 보여서 ‘우리가 구운 손님들’이라는 뜻이 되어 버리죠. 이렇게 수식어가 엉뚱한 자리에 놓인 오류를 misplaced modifier라고 부릅니다.
수식어 위치 오류를 막는 근접성 원리
영어에서 수식어는 원칙적으로 가장 가까이 있는 말을 꾸미는 것으로 읽힙니다. 이를 근접성 원리라고 부를 수 있죠. 그래서 명사를 꾸미는 전치사구와 관계사절은 그 명사 바로 뒤에, 부사는 꾸밀 동사나 형용사 가까이에 둡니다.
고친 문장The boy with a red cap was walking a dog.
We gave the guests the cake that we had baked.
“소년이 개를 산책시키고 있었어. (어떤 소년?) 빨간 모자를 쓴 소년 말이야.” 라벨을 꾸밀 말 바로 뒤로 옮기자 모자의 주인이 분명해졌습니다.
두 번째 문장은 4형식으로 바꿔 the cake를 관계사절 바로 앞에 세웠습니다. “손님들에게 케이크를 줬어. (무슨 케이크?) 우리가 구운 케이크.” 같은 단어를 쓰고도 어순 하나로 뜻이 제자리를 찾죠.
우리말은 ‘빨간 모자를 쓴 소년’처럼 꾸미는 말이 명사 앞에 오지만, 영어의 구와 절 수식어는 대부분 명사 뒤에 붙습니다. 뒤에서 꾸미는 말은 앞에 명사가 여럿 있으면 가장 가까운 것에 먼저 걸리기 쉬우니, 영작할 때 한 번 더 확인해야 하죠.
only와 almost가 놓이는 자리
같은 원리는 only, just, almost, even, nearly 같은 한정 부사에도 적용됩니다. 이 단어들은 문장 안에서 조금만 움직여도 꾸미는 대상이 바뀌죠.
only의 위치Only Mina passed the test. (미나만 합격했다)
Mina passed only the math test. (수학 시험만 합격했다)
almost의 위치I almost failed every exam. (모든 시험에서 낙제할 뻔했다)
I failed almost every exam. (거의 모든 시험에서 낙제했다)
only는 바로 뒤에 오는 말에 범위를 정해 줍니다. Only Mina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미나만’, only the math test는 ‘다른 시험이 아니라 수학 시험만’이죠.
almost는 차이가 더 큽니다. almost failed는 ‘낙제할 뻔했다’라서 실제로는 낙제하지 않았다는 뜻이 되고, almost every exam은 ‘거의 모든 시험’이라 실제로 여러 시험에서 낙제했다는 뜻이 되죠. 부사 하나의 자리가 사실 관계를 뒤집는 셈입니다.
다만 회화에서는 I only ate two cookies.처럼 only를 동사 앞에 두고도 ‘두 개만’의 뜻으로 흔히 씁니다. 말할 때는 강세로 범위가 드러나지만, 글에서는 I ate only two cookies.처럼 꾸밀 말 바로 앞에 두는 편이 오해를 줄이죠.
양쪽을 곁눈질하는 수식어
수식어가 두 말 사이에 끼어 앞과 뒤를 모두 꾸밀 수 있는 경우도 학생들이 자주 놓칩니다. 양쪽을 동시에 곁눈질한다고 해서 squinting modifier라고 부르죠.
뜻이 갈리는 문장The teacher said on Monday she would give a test. (어색함)
Students who study often get good grades. (어색함)
첫 문장은 월요일에 말했다는 건지, 월요일에 시험을 본다는 건지 알 수 없습니다. 두 번째 문장의 often도 study를 꾸미는지 get을 꾸미는지 애매하죠. 이런 문장도 결국 수식어 위치 오류의 한 갈래입니다.
고친 문장On Monday, the teacher said that she would give a test. (말한 날이 월요일)
The teacher said that she would give a test on Monday. (시험 날이 월요일)
Students who often study get good grades. (자주 공부하는 학생들)
“언제 말했는데? (월요일에.)”와 “시험이 언제인데? (월요일에.)”처럼 질문을 던져 보면 수식어가 붙어야 할 자리가 정해집니다. 명사절을 이끄는 that을 살려 두면 그 앞과 뒤가 갈라져서 on Monday가 어느 동사에 걸리는지도 더 분명해지죠.
한편 꾸밀 대상이 문장에 아예 없는 경우는 위치를 옮겨도 해결되지 않습니다. 이런 오류는 dangling modifier라고 따로 부르며, 수식받을 주어를 문장에 새로 넣어야 고칠 수 있죠.
수식어 위치 비교 표
| 구분 | 오해를 부르는 위치 | 의도에 맞는 위치 | 꾸미는 대상 |
|---|---|---|---|
| 전치사구 | The boy was walking a dog with a red cap. | The boy with a red cap was walking a dog. | 개 → 소년 |
| 관계사절 | We gave the cake to the guests that we had baked. | We gave the guests the cake that we had baked. | 손님 → 케이크 |
| 한정 부사 almost | I almost failed every exam. | I failed almost every exam. | failed → every exam |
| squinting modifier | The teacher said on Monday she would give a test. | On Monday, the teacher said that she would give a test. | 애매함 → said |
핵심 정리
수식어 위치 오류는 문법 규칙을 어겨서가 아니라 꾸미는 말이 엉뚱한 단어 곁에 놓여 생깁니다. 영어의 수식어는 가장 가까운 말에 걸려 읽히므로, 전치사구와 관계사절은 꾸밀 명사 바로 뒤에, only와 almost 같은 한정 부사는 꾸밀 말 바로 앞에 두는 것이 원칙이죠.
이삿짐 라벨을 상자에 정확히 붙이듯, 영작을 마친 뒤에는 수식어마다 꾸미는 대상을 손가락으로 짚어 보세요. 짚은 단어가 수식어 바로 옆에 있지 않거나 두 군데를 동시에 가리킨다면 그 수식어는 자리를 옮겨야 합니다.
예상 문제
문제. 다음 중 수식어의 위치 때문에 의도와 다른 뜻으로 읽히는 문장을 고르시오. (고2 어법)① The woman with a red umbrella crossed the street.
② I found a wallet on the bus that was full of cash.
③ He ate almost all of the cake.
④ She keeps her keys in a box that her father made.
⑤ Only Tom knew the answer.
[해설] ②의 관계사절 that was full of cash가 가장 가까운 명사 the bus에 걸려 ‘현금으로 가득 찬 버스’로 읽힙니다. 지갑을 꾸미려면 On the bus, I found a wallet that was full of cash.처럼 관계사절을 a wallet 바로 뒤에 두어야 합니다.
[정답] 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