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생략 구문, 반복된 말을 지우고 되살려 읽는 법
사진 수백 장을 메일로 보낼 때 우리는 압축 파일을 만듭니다. 압축 프로그램은 반복되는 정보를 짧게 줄여 용량을 덜어 내지만, 받는 사람이 풀었을 때 원래 파일이 하나도 빠짐없이 돌아와야 제대로 된 압축이죠.
영어 문장도 같은 방식으로 몸집을 줄입니다. 앞에서 한 번 나온 말을 뒤에서 지우되, 듣는 사람이 언제든 되살릴 수 있는 만큼만 지우죠. 오늘은 영어 생략 구문이 어떤 원리로 말을 지우는지, 그리고 독해에서 빈자리를 어떻게 채워 읽는지 살펴봅니다.
지나치게 반복하거나 잘못 지운 문장
먼저 반복을 전혀 줄이지 않은 문장부터 보겠습니다. 문법적으로 틀린 곳은 없지만, 같은 말이 두 번씩 나와 듣는 사람에게는 무겁고 답답하게 들리죠.
어색한 문장Tom can speak Chinese, and Mary can speak Chinese, too. (어색함)
I wanted to go to the concert, but I couldn’t go to the concert. (어색함)
반대로 너무 많이 지워서 틀린 문장도 있습니다. 아래 문장들은 남은 말만으로는 무엇이 빠졌는지 알려 주는 표시가 없어서 문장 구조가 완성되지 않죠.
틀린 문장I can’t swim, but my sister. (틀림)
My brother bought a new laptop, and I bought, too. (틀림)
우리말로는 “동생은 해”, “나도 샀어”처럼 말해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한국어는 문맥으로 알 수 있으면 주어나 목적어를 쉽게 지우는 언어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영어는 무엇을 지우고 무엇을 남길지 고르는 규칙이 훨씬 엄격합니다.
영어 생략 구문의 원리, 되살릴 수 있어야 지운다
영어에서 생략을 허락하는 첫 번째 조건은 복원 가능성입니다. 지운 말이 바로 앞 문맥에 같은 형태로 있어서, 듣는 사람이 그대로 가져와 채울 수 있어야 하죠. 언어학에서는 이것을 복원 가능성(recoverability)이라고 부릅니다.
두 번째 조건은 빈자리가 시작되는 곳에 표지를 남기는 것입니다. 동사구를 지울 때는 조동사나 to, 간접의문문에서는 의문사처럼, 여기서부터 말이 빠졌다는 말뚝을 하나 박아 두는 셈이죠.
자연스러운 문장Tom can speak Chinese, and Mary can, too.
I wanted to go to the concert, but I couldn’t.
My brother bought a new laptop, and I did, too.
“메리도 할 수 있어. (뭘?) 중국어 말하는 거.” 남은 can이 빈자리의 시작을 알려 주니, 듣는 사람은 앞 절의 speak Chinese를 가져와 채웁니다. couldn’t 뒤에도 go to the concert가 그대로 숨어 있죠.
세 번째 문장처럼 일반동사만 있던 절은 남길 조동사가 없으니 do를 불러와 자리를 지키게 합니다. “나도 그랬어. (뭘 했는데?) 새 노트북을 샀어.” did 하나가 bought a new laptop 전체를 대신하고 있죠.
그렇다면 빈자리는 어떻게 찾아 채울까요? 영어 생략 구문은 거의 언제나 앞에 나온 말을 뒤에서 지우는 방향으로 일어나므로, 빈자리를 만나면 시선을 앞으로 돌리면 됩니다. 아래 세 단계로 정리할 수 있죠.
생략 복원 3단계1단계. 끝이 허전한 곳 찾기: 조동사, to, 의문사, 주어만 남은 채 끝나는 지점에 표시합니다.
2단계. 짝 찾기: 앞 절에서 그 자리와 같은 역할을 하는 말을 찾습니다.
3단계. 형태 맞춰 넣기: 시제와 인칭에 맞게 채운 뒤 문장을 다시 읽습니다.
같은 원리로 줄어드는 다른 구문
조동사 뒤만 비는 것은 아닙니다. 앞에서 찾아 채울 수 있는 말만 지우고 표지를 남긴다는 원리는 문장의 여러 자리에서 똑같이 작동하죠.
동사만 빠지는 경우
and로 이어진 두 절이 같은 동사를 쓰면, 뒤 절에서는 동사만 지우고 주어와 목적어를 남길 수 있습니다. 이런 생략을 공백화(gapping)라고 하죠.
동사 생략My father drinks coffee, and my mother (drinks) tea.
Some students chose English, and others (chose) math.
“엄마는 차를. (차를 어쨌는데?) 마시지.” 동사 자리가 비어도 주어와 목적어가 앞 절과 나란히 서 있으니, 그 사이에 drinks를 끼워 넣으면 됩니다.
명사가 빠지는 경우
소유격이나 수를 나타내는 말 뒤에서는 앞에 나온 명사를 지울 수 있습니다. 소유격의 ‘s나 숫자가 명사 자리를 알려 주는 표지 역할을 하죠.
명사 생략This isn’t my umbrella. It’s Jenny’s (umbrella).
I bought three apples, but my sister bought five (apples).
의문사만 남는 경우
간접의문문에서는 의문사만 남기고 나머지를 통째로 지우기도 합니다. 앞 문장이 사건을 이미 다 말해 주었으니, 새로운 정보를 묻는 의문사만 남기는 것이죠.
의문사만 남긴 문장Someone called you, but I don’t know who (called you).
She’s moving abroad, but she didn’t say when (she is moving abroad).
학생들이 자주 틀리는 경우
첫째, 생략 바로 앞을 축약형으로 끝내는 경우입니다. 말이 빠진 자리 바로 앞의 동사는 사라진 말을 대표하므로 강하게 발음해야 하는데, I’m이나 he’s 같은 축약형은 강세를 받을 수 없죠.
축약형으로 끝난 문장A: Are you tired? B: Yes, I’m. (틀림) → Yes, I am.
I don’t know where he’s. (틀림) → I don’t know where he is.
다만 No, I’m not.처럼 축약형 뒤에 not이 오면 괜찮습니다. 이때는 강세를 not이 받아 주기 때문이죠.
둘째, 독해에서 가장 가까운 동사를 복원하는 경우입니다. 복원할 말은 거리가 아니라 문장 구조에서 같은 자리에 있는 짝으로 정해지죠.
짝으로 복원하기People who exercise regularly sleep better than those who don’t.
Teachers who listen to students earn more trust than those who don’t.
첫 문장의 don’t 바로 앞에 있는 동사는 sleep이지만, 그것을 넣으면 ‘잘 자지 않는 사람보다 잘 잔다’는 이상한 뜻이 됩니다. those who don’t는 people who exercise regularly와 짝을 이루므로 exercise regularly를 채워야 하고, 두 번째 문장도 listen to students를 채워야 하죠.
셋째, 우리말 습관대로 목적어만 지우는 경우입니다. 영어 생략 구문에서는 목적어만 쏙 빼는 일이 거의 없어서, 목적어를 대명사로 남기거나 동사구 전체를 do로 받아야 하죠.
목적어만 지운 대답A: Did you finish the report? B: Yes, I finished. (틀림)
→ Yes, I did. / Yes, I finished it.
생략 전후 비교 표
| 구분 | 어색함 / 틀림 | 바른 생략 | 복원되는 말 |
|---|---|---|---|
| 조동사 뒤 동사구 | I can’t swim, but my sister. | I can’t swim, but my sister can. | swim |
| 대동사 do | …, and I bought, too. | …, and I did, too. | bought a new laptop |
| 동사 생략(공백화) | My father drinks coffee, and my mother drinks tea. (어색함) | My father drinks coffee, and my mother tea. | drinks |
| 소유격 뒤 명사 | – | It’s Jenny’s. | umbrella |
| 의문사만 남김 | – | I don’t know who. | called you |
| 축약형 금지 | Yes, I’m. | Yes, I am. | tired |
핵심 정리
영어 생략 구문은 앞에 나온 말을 뒤에서 지우되, 듣는 사람이 되살릴 수 있을 만큼만 지우는 장치입니다. 그래서 조동사, to, 의문사, 소유격처럼 빈자리가 시작되는 곳을 알려 주는 표지를 반드시 남기죠.
압축 파일을 풀면 원본이 고스란히 돌아오듯, 생략된 문장도 앞 절에서 같은 자리의 짝을 찾아 시제와 인칭에 맞게 채우면 원래 문장이 돌아옵니다. 독해에서 문장 끝이 허전하게 느껴지면 그 지점을 표시하고 시선을 앞으로 돌려 보세요. 영작할 때는 “나도 샀어” 같은 우리말 생략을 그대로 옮기지 말고, 남겨야 할 표지가 무엇인지부터 떠올리면 됩니다.
예상 문제
문제. 다음 문장에서 생략된 말을 찾아 복원하여 쓰시오. (고1 서술형)(1) Jisu can play the violin, but her brother can’t.
(2) I ordered a salad, and my sister a sandwich.
(3) He is hiding something, but I don’t know what.
[해설] (1) can’t 뒤에는 앞 절의 동사구 play the violin이 빠졌습니다. (2) 주어 my sister와 목적어 a sandwich 사이에서 앞 절과 같은 동사 ordered가 빠졌습니다. (3) 의문사 what만 남기고 앞 절의 he is hiding을 지운 형태입니다.
[정답] (1) play the violin (2) ordered (3) he is hid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