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동태 안 되는 동사, 목적어가 있어도 막히는 이유
운전을 하다 보면 ‘일방통행’ 표지판이 붙은 골목을 만납니다. 길은 분명히 뚫려 있는데 한쪽 방향으로만 들어갈 수 있죠. 반대편에서 오는 차를 받아 줄 구조가 아니라서 방향이 하나로 정해진 겁니다.
영어 동사 가운데에도 능동태 방향으로만 다닐 수 있는 동사가 있습니다. 목적어가 없는 자동사는 물론, resemble이나 have처럼 목적어가 버젓이 있는데도 수동태로 바꿀 수 없는 동사들이죠. 오늘은 수동태 안 되는 동사를 세 무리로 나누고, 각 무리가 왜 수동태로 들어설 수 없는지 이유를 살펴봅니다.
목적어를 주어로 올렸더니 틀린 문장
수동태를 ‘목적어를 주어로 올리고 동사를 be p.p.로 바꾸는 것’으로만 외우면, 아래와 같은 문장이 나옵니다. 넷 모두 영어 화자에게는 틀린 문장으로 들리죠.
틀린 수동태 문장The accident was happened last night. (틀림)
Her father is resembled by Jiwoo. (틀림)
A new laptop is had by my brother. (틀림)
Fifty dollars was cost by this jacket. (틀림)
첫 문장은 애초에 목적어가 없는 happen을 수동태로 만들었습니다. 우리말 ‘사고가 일어나게 되었다’의 피동 느낌에 끌려 was를 붙인 것이죠.
나머지 세 문장은 사정이 다릅니다. Jiwoo resembles her father.의 her father, My brother has a new laptop.의 a new laptop은 분명히 목적어 자리에 있죠. 목적어가 있는데도 왜 수동태가 막힐까요?
수동태 안 되는 동사의 세 가지 무리
수동태는 어떤 행위의 영향을 받은 대상을 주어 자리에 세우는 구문입니다. 그래서 수동태가 자연스러우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죠. 목적어가 있어야 하고, 그 목적어가 행위의 영향을 받는 대상이어야 합니다.
이 두 조건 중 하나라도 빠지면 수동태 안 되는 동사가 됩니다. 어느 조건이 빠졌는지에 따라 세 무리로 나눌 수 있죠.
첫째, 목적어가 없는 완전자동사
happen, occur, appear, disappear, arrive, die, exist 같은 완전자동사는 주어와 동사만으로 문장이 끝납니다. 주어 자리에 올릴 목적어가 처음부터 없으니 수동태를 만들 재료가 없죠.
완전자동사 문장The accident happened last night.
The bus arrived ten minutes late.
“사고가 일어났다. (누가 일으켰는데?) 이 문장은 그걸 묻지 않는다.” 사고는 누군가가 손을 댄 대상이 아니라 스스로 벌어진 사건으로 그려지죠. 그래서 우리말로 ‘일어나게 되다’처럼 들려도 영어는 능동태로 씁니다.
둘째, 관계를 나타내는 상태동사
resemble, fit, suit, lack은 목적어를 갖지만, 주어가 목적어에게 무언가를 하는 동사가 아닙니다. 두 대상 사이의 관계나 어울림을 나타낼 뿐이죠.
관계를 나타내는 문장Jiwoo resembles her father.
This jacket doesn’t fit me.
The plan lacks detail.
“지우는 아빠를 닮았다. (그럼 아빠는 지우에게 무슨 일을 당했나?) 아무 일도 당하지 않았다.” 지우가 아빠를 닮았다면 아빠도 지우를 닮은 셈이니, 하는 쪽과 당하는 쪽이 따로 없습니다. 영향을 받는 대상이 없으니 그 대상을 주어로 세우는 수동태도 설 자리가 없죠.
셋째, 소유와 수량을 나타내는 동사
‘가지고 있다’는 뜻의 have, ‘값이 ~이다’의 cost, ‘무게가 ~이다’의 weigh, ‘~ 동안 계속되다’의 last가 이 무리입니다. 이 동사 뒤의 명사는 행위를 받는 대상이라기보다 주어의 소유나 수량을 채우는 정보에 가깝죠.
소유와 수량 문장My brother has a new laptop.
This jacket cost fifty dollars.
The bag weighs ten kilograms.
fifty dollars는 재킷이 무언가를 해서 영향을 받은 대상이 아니라 재킷의 값을 나타내는 숫자입니다. 그래서 이런 명사는 목적어보다 보어에 가까운 역할을 한다고 설명할 수 있죠.
같은 동사라도 뜻이 바뀌면 수동태가 열린다
수동태가 막히는 이유가 ‘형태’가 아니라 ‘뜻’에 있다는 증거가 있습니다. 같은 동사라도 실제 행위를 나타내는 뜻으로 쓰이면 수동태가 자연스러워지죠.
뜻에 따라 갈리는 수동태The bag weighs ten kilograms. (무게가 나가다: 수동태 불가)
Every bag is weighed at the check-in counter. (무게를 재다: 수동태 가능)
The house is owned by an old couple. (소유하다: 수동태 가능)
“모든 가방은 무게가 측정된다. (누가?) 카운터 직원이.” 이때 weigh는 직원이 가방을 저울에 올리는 행위라서 가방이 영향을 받는 대상이 됩니다. 같은 소유 동사라도 own은 수동태로 자주 쓰이는데, 이는 have와 달리 법적 권리를 행사하는 소유자를 떠올리게 하기 때문으로 설명할 수 있죠.
marry도 뜻을 함께 봐야 합니다. He married her.를 She was married by him.으로 바꾸면 ‘그가 주례를 서서 그녀를 결혼시켰다’로 읽힐 수 있어 어색하죠. 결혼한 상태는 She is married to him., 결혼한 사건은 They got married.로 쓰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이처럼 수동태 안 되는 동사 목록은 단어 자체보다 ‘관계·상태의 뜻’에 붙어 있는 목록입니다. suit도 ‘어울리다’일 때는 수동태가 안 되지만, be suited to처럼 ‘적합하다’는 형용사적 표현으로는 쓰이죠.
학생들이 자주 틀리는 경우
첫째, 우리말 피동 표현에 끌려 자동사에 be를 붙이는 경우입니다. take place와 occur는 ‘개최되다’, ‘떠오르게 되다’로 옮겨져 수동태처럼 느껴지기 쉽죠.
자동사를 수동태로 쓴 문장The meeting was taken place in Room 3. (틀림)
The meeting took place in Room 3.
It was occurred to me that I had left my phone. (틀림)
It occurred to me that I had left my phone.
둘째, 자동사 + 전치사로 관계를 나타내는 동사를 수동태로 쓰는 경우입니다. belong to, consist of, result in은 ‘속하다’, ‘이루어지다’, ‘결과를 낳다’라는 관계를 나타내므로 수동태가 되지 않죠.
관계 동사를 수동태로 쓴 문장This bag is belonged to my sister. (틀림)
This bag belongs to my sister.
The team is consisted of five members. (틀림)
The team consists of five members.
반면 rely on, look after처럼 누군가에게 행위가 미치는 동사 + 전치사는 수동태가 됩니다. Children must be looked after.가 자연스러운 것은 아이들이 돌봄을 받는 대상이기 때문이죠.
수동태 안 되는 동사 비교 표
| 구분 | 대표 동사 | 틀린 수동태 | 바른 문장 |
|---|---|---|---|
| 완전자동사 | happen, occur, arrive, disappear | The accident was happened. | The accident happened. |
| 관계 상태동사 | resemble, fit, suit, lack | Her father is resembled by Jiwoo. | Jiwoo resembles her father. |
| 소유 동사 | have, belong to | A laptop is had by him. | He has a laptop. |
| 수량 동사 | cost, weigh(무게가 나가다), last | Fifty dollars was cost by it. | It cost fifty dollars. |
| 행위의 뜻 (가능) | weigh(무게를 재다), own | – | The bags were weighed. / The house is owned by a bank. |
핵심 정리
수동태는 행위의 영향을 받은 대상을 주어로 세우는 구문입니다. 목적어가 없는 완전자동사, 그리고 목적어가 있어도 관계·소유·수량만 나타내는 동사는 영향을 받는 대상이 없어서 수동태 안 되는 동사가 되죠.
일방통행 골목처럼 이 동사들은 능동 방향으로만 문장을 만듭니다. 어법 문제에서 낯선 be p.p.를 만나면 그 동사가 ‘누가 무엇에 손을 대는’ 행위인지부터 따져 보고, 관계나 상태라면 능동태로 되돌려 보세요.
예상 문제
문제. 다음 중 어법상 바른 문장을 고르시오. (고1 어법)① A strange thing was happened at school today.
② My grandmother is resembled by my mother.
③ The house is owned by an old couple.
④ This bike is belonged to my cousin.
⑤ Twenty dollars was cost by the ticket.
[해설] own은 소유권을 가진 사람이 행위의 주체로 읽혀 수동태가 가능합니다. ①의 happen은 완전자동사, ②의 resemble은 관계를 나타내는 상태동사, ④의 belong to는 관계를 나타내는 자동사, ⑤의 cost는 수량을 나타내는 동사라 모두 수동태로 쓸 수 없습니다.
[정답] ③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