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HS 반송 시스템, OHT와 스토커로 로트를 옮기는 구조
대형 출판 유통 창고에서는 책 상자를 사람이 들고 다니지 않습니다. 주문이 들어오면 상자가 천장과 벽을 따라 깔린 컨베이어를 타고 이동하고, 한 구간이 막히면 시스템이 다른 길로 돌려 보내죠.
팹의 AMHS 반송 시스템이 이와 닮았습니다. 다만 책 상자는 부딪쳐도 모서리가 찌그러지는 정도지만, 팹에서 옮기는 것은 웨이퍼가 가득 든 밀폐 용기여서 진동과 먼지를 최소화해야 하고, 장비가 준비되는 시점에 맞춰 도착해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자동 반송이 왜 필요한지, 천장 주행 방식인 OHT와 스토커가 어떻게 이어지는지, 그리고 차량이 늘어나면 왜 정체가 생기는지를 개념 수준에서 정리합니다.
AMHS 반송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
자동 물자 취급 시스템(AMHS, Automated Material Handling System)은 팹 안에서 웨이퍼 용기를 장비와 장비 사이, 그리고 보관 장소까지 자동으로 옮기는 설비 전체를 가리킵니다. 웨이퍼를 한 장씩이 아니라 용기째 옮기므로 반송의 단위는 로트입니다.
사람이 카트로 옮기던 시절에는 작업자의 움직임이 먼지와 오염의 원인이 되었고, 용기를 나르다 생기는 실수도 있었습니다. 웨이퍼가 커질수록 한 용기의 무게도 늘어 사람이 계속 들고 나르기에는 부담이 커졌습니다. 그래서 큰 웨이퍼를 쓰는 최신 팹에서는 자동 반송이 사실상 전제가 됩니다.
자동 반송은 사람을 줄이는 것만이 목적이 아닙니다. 어느 로트를 어디로 언제 보냈는지가 시스템에 정확히 남아야 MES와 이력 관리가 성립하기 때문에, 반송 자체가 정보 시스템의 일부이기도 합니다.
베이 안과 베이 사이의 두 반송 구간
팹은 같은 종류의 공정 장비를 모아 둔 구역인 베이(Bay)로 나뉘는 경우가 많습니다. 로트는 한 베이 안의 장비들을 오가기도 하고, 다른 베이로 멀리 이동하기도 합니다. 이 두 이동은 성격이 달라 반송 구간도 둘로 나누어 이해하면 쉽습니다.
베이 안의 이동을 인트라베이(Intrabay), 베이 사이의 이동을 인터베이(Interbay) 반송이라 부릅니다. 인트라베이는 짧고 자주 일어나며 장비 앞까지 정확히 닿아야 하고, 인터베이는 거리가 길어 경로와 보관 지점이 더 중요해집니다. 두 구간을 어떤 반송 설비로 채울지는 팹의 설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OHT의 구조와 반송 한 건의 흐름
OHT(Overhead Hoist Transport, 천장 주행 반송)는 천장에 매달린 레일 위를 달리는 차량이 용기를 들어 올려 옮기는 방식입니다. 차량은 VHL(Vehicle)이라 부르고, 레일 아래 장비의 로드 포트(Load Port) 위에서 호이스트로 용기를 내려놓거나 집어 올립니다.
천장을 쓰는 이유는 바닥을 비우기 위해서입니다. 바닥을 사람의 동선과 장비 정비 공간으로 남기고, 용기는 장비 앞까지 위에서 곧바로 전달하는 구조죠. 레일 구성과 차량 수는 팹마다 다르므로 일반적인 원리만 알아 두면 충분합니다.
반송 한 건의 흐름
- MES가 출발 포트와 도착 포트가 적힌 반송 명령을 만듭니다.
- 반송 제어 시스템이 명령을 받아 조건에 맞는 VHL 하나를 배정합니다.
- VHL이 출발 포트 위로 이동합니다.
- 호이스트가 내려가 용기를 잡고 올립니다.
- VHL이 레일을 따라 이동합니다. 합류와 분기 지점에서는 다른 차량과 순서를 조정합니다.
- 도착 포트 위에서 호이스트가 용기를 내려놓습니다.
- 완료가 MES에 보고되고 로트의 위치 정보가 갱신됩니다.
여기서 반송 명령을 만드는 쪽과 차량을 움직이는 쪽이 나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MES는 무엇을 어디로 보낼지 정하고, 반송 제어 시스템은 어떤 차량이 어떤 경로로 갈지 정합니다. 두 역할이 섞이지 않아야 한쪽의 규칙을 바꿔도 다른 쪽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스토커와 버퍼가 맡는 완충 역할
스토커(Stocker)는 로트를 일시적으로 보관하는 자동 창고입니다. 다음 공정 장비가 바쁠 때 로트를 잠시 맡아 두고, 필요한 시점에 꺼내 반송 설비에 넘겨줍니다. 장비 앞에 놓인 작은 대기 위치인 버퍼도 같은 목적의 더 작은 완충 장치로 볼 수 있습니다.
완충이 없다면 장비는 로트가 올 때까지 놀고, 로트는 장비 앞 포트가 비기를 기다리며 레일 위에서 멈춰 있게 됩니다. 스토커는 장비의 속도와 반송의 속도가 어긋날 때 그 차이를 흡수하는 쿠션입니다.
다만 스토커에서 오래 쉬는 로트는 그만큼 생산 시간이 길어집니다. 완충은 흐름을 매끄럽게 하는 도구이지 대기를 숨겨 주는 도구가 아니라는 점은 기억해 둘 만합니다.
교통 제어와 정체 문제
AMHS 반송 시스템에서 하나의 레일 위를 여러 차량이 달리면 도로와 같은 교통 문제가 생깁니다. 합류 지점에서 누가 먼저 지나갈지, 앞 차량과 간격을 어떻게 유지할지, 두 차량이 서로를 기다려 멈추는 교착(Deadlock) 상태를 어떻게 피할지를 반송 제어 시스템이 풀어야 합니다.
정체는 특정 장비 앞에서 자주 시작됩니다. 병목 장비 앞 포트로 반송 요청이 몰리면 그 구간에서 차량이 줄지어 기다리고, 그 줄이 갈림길을 막아 다른 경로의 차량까지 영향을 받습니다. 도심 교차로의 꼬리 물기와 같은 구조입니다.
흔한 오해는 차량을 늘리면 반송이 항상 빨라진다는 생각입니다. 차량이 늘면 대기 중인 명령은 줄지만, 레일의 수용 한계를 넘으면 오히려 합류와 교차에서 서로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적정 차량 수는 레일 구성과 반송 수요에 따라 시뮬레이션으로 찾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반송 이상을 다루는 방식
AMHS 반송 시스템의 설비는 용기를 잡았는지, 도착 포트가 비어 있는지를 센서로 확인하는 절차를 갖습니다. 포트에 이미 용기가 있는데 내려놓으려 하거나, 용기를 제대로 잡지 못한 채 이동하는 상황을 막기 위한 것입니다.
이상이 생기면 시스템은 해당 반송 명령을 중단하고 알람을 올립니다. 이때 MES와 반송 시스템의 위치 정보가 어긋나지 않도록 재확인하는 절차가 따릅니다. 로트의 위치 기록이 틀리면 잘못된 장비에 투입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 가지 반송 방식 비교 표
| 구분 | 작업자 카트 반송 | 바닥 주행 반송차 | OHT |
|---|---|---|---|
| 이동 경로 | 바닥 통로 | 바닥 위의 정해진 경로 | 천장에 매달린 레일 |
| 바닥 공간 | 통로를 함께 사용 | 통로를 함께 사용 | 바닥을 비워 둠 |
| 강점 | 설비 투자가 작고 유연 | 경로 변경이 비교적 쉬움 | 장비 앞까지 직접 전달하고 동선이 분리됨 |
| 한계 | 오염과 실수의 위험, 무거운 용기 | 바닥의 사람과 장비와 경로가 겹침 | 레일 합류부 정체와 설치 비용 |
핵심 정리
AMHS 반송 시스템은 웨이퍼 용기를 장비와 스토커 사이로 자동으로 옮기며, OHT는 천장 레일 위 차량이 호이스트로 용기를 주고받는 방식입니다. 반송은 베이 안과 베이 사이로 나뉘고, 스토커와 버퍼가 속도 차이를 흡수합니다.
유통 창고의 컨베이어가 그렇듯 팹의 레일도 길이와 차량 수가 아니라 합류와 정체를 어떻게 다루느냐에서 성능이 갈립니다. 반송 이야기를 들을 때는 어디서 막히고 어디서 쌓이는지를 먼저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면접 대비 질문
면접 대비 질문팹에서 천장 주행 반송(OHT)을 쓰는 이유와, 차량 수를 늘렸는데도 반송 지연이 줄지 않을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해 보세요.
[답변 포인트] 바닥을 사람 동선과 장비 접근 공간으로 남기고 용기를 장비 로드 포트까지 직접 전달할 수 있다는 점으로 시작합니다. 지연이 줄지 않는 이유는 하나의 레일을 공유하기 때문에 합류와 분기 지점에서 차량이 서로 기다리고, 병목 장비 앞에서 생긴 대기 줄이 다른 경로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연결합니다. 이어서 스토커와 버퍼가 속도 차이를 흡수하는 역할, 반송 제어가 차량 배정과 경로를 정하고 MES가 반송 명령을 낸다는 역할 분담, 시뮬레이션으로 적정 차량 수를 찾는 방식까지 덧붙이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