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N 접합, 공핍층과 내부 전위가 만들어지는 과정
사람이 북적이는 방과 텅 빈 방 사이의 문을 활짝 열었다고 해 봅시다. 붐비던 쪽 사람들이 빈 방으로 우르르 넘어가, 결국 두 방의 밀도가 비슷해질 때까지 섞이겠죠. 농도 차가 있으면 저절로 퍼진다는 이 직관이 출발점입니다.
그런데 N형과 P형 반도체를 맞붙인 PN 접합(p-n junction)에서는 이야기가 조금 다르게 끝납니다. 캐리어가 넘어가다가 어느 순간 스스로 멈추고, 경계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생기죠. 그 벽이 바로 공핍층(depletion region)과 내부 전위(built-in potential)입니다.
왜 완전히 섞이지 못하고 중간에 멈추는지, 그 과정을 단계별로 따라가 보겠습니다.
PN 접합을 붙이면 경계에서 벌어지는 일
N형에는 전자가, P형에는 정공이 다수 캐리어로 가득합니다. 둘을 붙이는 순간 경계에는 큰 농도 차가 생기죠.
그래서 N형의 전자는 P형 쪽으로, P형의 정공은 N형 쪽으로 확산해 넘어갑니다. 경계를 넘은 전자와 정공은 서로 만나 재결합하면서 사라집니다.
확산이 비워 낸 공핍층
캐리어가 경계를 넘어가 사라지면, 그 자리에는 움직이지 못하는 불순물 이온만 남습니다. 전자를 내보낸 N형 쪽에는 양(+)으로 대전된 도너 이온이, 정공을 내보낸 P형 쪽에는 음(−)으로 대전된 억셉터 이온이 남죠.
이렇게 움직이는 캐리어가 거의 없어진 경계 부근을 공핍층이라 부릅니다. 고정된 전하만 남아 있다는 뜻에서 공간 전하 영역(space charge region)이라고도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반전이 일어납니다. 남겨진 고정 이온들이 전기장을 만들기 시작하는 것이죠.
내부 전위가 흐름을 멈춘다
공핍층의 양이온(N쪽)과 음이온(P쪽) 사이에는 N에서 P를 향하는 전기장이 생깁니다. 이 전기장은 넘어오려는 전자와 정공을 도로 밀어내는 방향으로 작용하죠.
즉 확산으로 넘어가려는 힘과, 전기장이 되밀어 드리프트시키는 힘이 맞서게 됩니다. 두 힘이 정확히 균형을 이루면 순 전류가 0이 되는데, 이 평형 상태의 전위 장벽이 바로 내부 전위입니다.
내부 전위의 크기내부 전위 Vbi = (kT/q)·ln(Na·Nd / ni²)
양쪽 도핑 농도(Na, Nd)가 높을수록 장벽이 높아집니다. 실리콘 PN 접합에서는 대체로 0.6~0.7 V 수준이죠.
여기서 흔한 오해를 짚겠습니다. 내부 전위를 전압계로 재거나 전지처럼 전류를 뽑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틀립니다. 회로를 연결하면 금속 접촉부에서 생기는 전위차가 내부 전위를 정확히 상쇄해, 외부로는 아무 전압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도핑이 공핍층 폭을 정한다
공핍층은 N쪽과 P쪽에 걸쳐 퍼지는데, 양쪽에 드러난 전하량은 서로 같아야 합니다. 그래야 공간 전하 영역 전체가 전기적으로 중성을 이루죠.
그 결과 도핑이 옅은 쪽으로 공핍층이 더 깊이 파고듭니다. 농도가 낮으면 같은 전하량을 드러내는 데 더 넓은 영역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 성질은 소자 설계에서 그대로 활용됩니다. 한쪽을 아주 낮게 도핑하면 공핍층을 그쪽으로 넓게 확보할 수 있어, 고전압을 견디는 다이오드나 수광 소자를 만들 때 쓰이죠.
경계의 두 쪽을 나란히 보기
| 구분 | N형 영역 | P형 영역 |
|---|---|---|
| 다수 캐리어 | 전자 | 정공 |
| 경계로 확산해 나가는 캐리어 | 전자 → P쪽으로 | 정공 → N쪽으로 |
| 공핍층에 남는 고정 전하 | 양(+) 도너 이온 | 음(−) 억셉터 이온 |
| 내부 전기장 방향 | N형(+)에서 P형(−)으로, 확산을 되밀어냄 | |
핵심 정리
PN 접합에서 캐리어는 북적이는 방처럼 처음엔 빈 쪽으로 확산하지만, 중성 입자와 달리 뒤에 전하를 띤 이온을 남깁니다. 그 이온이 만든 전기장이 확산을 되밀어 평형에서 멈추게 하죠.
이렇게 생긴 공핍층과 내부 전위가 다이오드, 트랜지스터, 태양전지의 출발점입니다. PN 접합이 왜 한쪽으로만 전류를 잘 흘리는지도, 결국 이 전위 장벽을 외부 전압으로 낮추거나 높이는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면접 대비 질문
면접 대비 질문PN 접합에서 공핍층과 내부 전위가 생기는 과정을 순서대로 설명하고, 평형에서 전류가 0인 이유를 말해 보세요.
[답변 포인트] 농도 차로 전자와 정공이 경계를 넘어 확산하고 재결합하면서, 움직이는 캐리어가 빠진 자리에 고정된 도너·억셉터 이온이 남아 공핍층이 생깁니다. 이 고정 전하가 N에서 P로 향하는 전기장(내부 전위)을 만들어 추가 확산을 되밀어냅니다. 평형에서는 확산 전류와 드리프트 전류가 크기는 같고 방향이 반대라 서로 상쇄되어 순 전류가 0이 된다는 점을 짚으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