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사 be동사 생략, 헤드라인과 메모에서 문장이 줄어드는 원리
이사 짐을 쌀 때 상자 겉면에는 ‘주방, 깨짐 주의’라고만 적습니다. 주어도 서술어도 없지만 짐을 옮기는 사람은 그 상자를 어디에 내려놓아야 하는지 바로 알죠.
영어에도 이렇게 줄어든 글이 있습니다. 헤드라인, 표지판, 메모, 레시피에서는 관사 be동사 생략이 아주 흔하게 일어나는데, 어떤 조건에서 이런 생략이 허용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짐 상자처럼 줄어든 글이 일반 문장에서 틀리는 이유
줄어든 문장은 짧은 표지판이나 메모에서는 자연스럽지만, 같은 방식을 영작이나 서술형 답안에 가져오면 오류가 됩니다. 생략을 허용하는 글과 허용하지 않는 글이 따로 있기 때문이죠.
일반 문장에서 줄어든 예Bridge was closed because of the heavy rain. (틀림)
Wet floor made her slip in the hallway. (틀림)
The store open until nine tonight. (틀림)
첫째와 둘째 문장은 주어로 쓴 명사구 앞에 관사가 빠졌고, 셋째 문장은 be동사가 빠졌습니다. 일반 문장에서는 이 빈칸을 모두 채워야 문장이 성립합니다.
관사 be동사 생략은 공유된 맥락이 빈칸을 채울 때 일어난다
이 생략이 허용되는 까닭은 읽는 사람이 빠진 말을 쉽게 복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표지판은 그것이 놓인 장소가, 메모는 쓰는 사람과 읽는 사람이 함께 아는 상황이, 레시피는 지금 손에 든 재료가 빈칸을 채워 줍니다.
줄어든 글과 복원한 문장Wet floor. → The floor is wet.
Out of order. → This machine is out of order.
Gone to the bank. → I have gone to the bank.
복원하는 순서는 간단합니다. 먼저 빠진 주어와 관사를 채우고, 그다음 상태와 시제를 알려 주는 be동사나 조동사를 채우면 됩니다. 복원한 문장이 자연스러우면 그 생략은 허용되는 생략입니다.
왜 하필 관사와 be동사부터 지울까요? 이 두 가지는 문장의 뼈대를 세우는 말이지만 뜻의 중심은 아니어서, 지워도 명사와 동사와 형용사가 뜻을 대신 전해 주기 때문입니다.
표지판과 메모와 레시피에서 빠지는 말
표지판은 명사구만 남기는 경우가 많고, 메모는 주어 I를 지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레시피는 명령문 형태에서 재료 앞의 the를 지우거나 목적어를 줄이기도 하죠.
장르별 줄어든 글표지판: No parking after ten at night.
메모: Called Mr. Kim. Will call back Friday.
레시피: Heat oil in a large pan. Add onions and stir.
복원한 문장Parking is not allowed after ten at night.
I called Mr. Kim. I will call back on Friday.
Heat the oil in a large pan. Add the onions and stir.
레시피에서 관사 be동사 생략 가운데 the가 빠지는 까닭은 재료 목록이 앞에 적혀 있어 읽는 사람이 어느 재료인지 이미 알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정관사가 ‘듣는 사람이 아는 대상’에 붙는다는 원리를 거꾸로 보면, 모두가 아는 대상이라 the까지 지워도 되는 셈이죠.
헤드라인의 약속과 일반 글에서 어색해지는 경우
헤드라인에는 관사와 be동사를 빼는 것 말고도 몇 가지 약속이 더 있습니다. 과거분사만 남기면 수동의 뜻으로 읽고, to부정사만 남기면 앞으로 할 일로 읽는 식이죠.
직접 만든 헤드라인 예시New library planned near the river → A new library is planned near the river.
Mayor to visit flood area → The mayor is to visit the flood area.
이런 약속은 신문 지면에서 굳어진 관습이라 일반 글에서는 그대로 쓰지 않습니다. 보고서나 에세이의 문장을 헤드라인처럼 쓰면 내용은 통해도 문체가 어색해지죠.
일반 글에서 어긋난 예Our teacher to give us a test next week, so we are studying. (틀림)
Heavy rain expected tomorrow, so we canceled the picnic. (어색함)
고친 문장Our teacher is going to give us a test next week, so we are studying.
Heavy rain is expected tomorrow, so we canceled the picnic.
마지막으로 지워서는 안 되는 말이 있습니다. not이나 no는 뜻을 뒤집는 말이라서, ‘No parking’과 ‘Parking’은 정반대 안내가 되기 때문입니다.
생략 문체와 완전한 문장 비교 표
| 구분 | 줄어든 글 | 복원한 문장 | 빠진 말 |
|---|---|---|---|
| 표지판 | Wet floor. | The floor is wet. | 관사, be동사 |
| 메모 | Gone to the bank. | I have gone to the bank. | 주어, 조동사 |
| 레시피 | Heat oil in a large pan. | Heat the oil in a large pan. | 관사 |
| 헤드라인 | New library planned near the river | A new library is planned near the river. | 관사, be동사 |
| 일반 글 | Bridge was closed after the storm. (틀림) | The bridge was closed after the storm. | 관사는 살려야 함 |
핵심 정리
관사 be동사 생략은 읽는 사람이 빠진 말을 복원할 수 있을 때 허용되는 문체입니다. 표지판, 메모, 레시피, 헤드라인은 장소와 상황이 빈칸을 채워 주지만, 일반 글에서는 관사와 be동사를 모두 살려야 합니다.
이삿짐 상자에 적은 한 줄이 짐을 나르는 사람에게만 통하듯, 줄어든 문장도 그 문체를 아는 독자에게만 통합니다. 읽을 때는 빠진 말을 하나씩 되살려 보고, 직접 쓸 때는 완전한 문장으로 돌려놓는 습관을 들이세요.
예상 문제
문제. 다음 안내문을 완전한 문장으로 바꿔 쓰시오. 단, 관사 1개와 be동사 1개를 보충하고 현재의 상태를 나타내시오. (고1 서술형)Bridge closed until further notice.
[해설] 주어로 쓴 명사 Bridge 앞에는 관사 The를, 상태를 나타내는 closed 앞에는 be동사 is를 보충합니다. ‘has been closed’는 be동사 하나만 보충하라는 조건에 맞지 않습니다.
[정답] The bridge is closed until further notic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