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층 식각, 한 층씩 깎아 내는 원리와 기존 식각과의 차이

원자층 식각, 한 층씩 깎아 내는 원리와 기존 식각과의 차이

솜씨 좋은 목수는 대패의 날을 머리카락 한 올 정도만 내밀어 얇은 대팻밥 한 겹을 밀어 냅니다. 날을 많이 내밀면 한 번에 많이 깎이지만 나뭇결이 파이고 표면이 거칠어지니까요.

원자층 식각(ALE, Atomic Layer Etching)은 이 대패질을 원자 한 층 안팎의 단위로 하는 기술입니다. 표면을 한 번에 얇은 층만 바꾸고 벗겨 내는 과정을 사이클로 반복해서, 깎이는 양을 사이클 횟수로 정합니다.

대패와 다른 점도 있습니다. 목수는 손의 감각으로 날 높이를 맞추지만, ALE는 반응이 스스로 멈추는 자기 제한 성질을 이용해 한 번에 깎이는 양을 일정하게 만듭니다.

원자층 식각이란, 식각을 두 단계 사이클로 나눈 방식

일반적인 건식 식각은 플라즈마 속에서 화학 반응과 이온 충돌이 동시에 일어나고, 식각이 끝나는 순간은 시간이나 종료점 신호로 정합니다. 반응하는 동안 계속 깎이는 연속 공정이라 깎이는 양이 시간에 따라 늘어납니다.

ALE는 이 두 가지 일을 시간에 따라 나눕니다. 먼저 반응 기체로 표면의 몇 층만 화학적으로 바꾸고, 그다음 바뀐 층만 골라서 제거합니다. 이 한 쌍이 한 사이클이고, 이를 필요한 만큼 반복합니다.

증착 쪽에서 원자층 증착(ALD)이 두 기체를 번갈아 넣어 한 층씩 쌓는 방식이라면, ALE는 그 반대 방향의 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쌓는 일과 깎는 일 모두 자기 제한 반응을 빌려 정밀도를 확보한다는 점에서 같은 발상입니다.

연속 식각이 정밀도에서 한계를 만나는 이유

연속 식각에서는 식각 속도가 이온의 에너지와 양, 라디칼의 양, 압력, 온도 같은 여러 변수에 한꺼번에 의존합니다. 식각을 멈추는 시점에 수 초의 오차가 생기면 그만큼의 두께가 오차가 되는데, 몇 nm 두께의 막을 다루는 구조에서는 이 오차가 너무 큽니다.

두 번째 문제는 하부 막에 대한 손상입니다. 이온이 계속 충돌하면 식각이 끝난 뒤 드러난 아래층의 표면이 거칠어지거나, 이온이 표면 속으로 박히고 결함이 생깁니다. 아래층이 트랜지스터 채널처럼 민감한 재료라면 이 손상은 소자 특성으로 곧바로 이어집니다.

세 번째는 패턴 의존성입니다. 홈의 폭이나 종횡비에 따라 식각 속도가 달라지는 종횡비 의존 식각(ARDE)과 패턴 밀도에 따라 속도가 달라지는 로딩 효과는, 같은 웨이퍼 위에서도 깎이는 깊이를 다르게 만듭니다.

그래서 얇은 막을 정확히 깎아야 하는 곳에서는 선택비를 높이고 이온 에너지를 낮추는 방향의 요구가 커졌습니다. ALE는 이 요구를 구조적으로 풀려는 시도입니다.

개질과 제거, 원자층 식각 사이클의 원리

ALE의 핵심은 두 단계가 각자 스스로 멈춘다는 데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알려진 것이 실리콘을 염소와 아르곤 이온으로 깎는 방식입니다.

ALE 한 사이클 (실리콘, 염소와 아르곤 이온 예시)

  1. 개질: 염소 계열의 반응 기체를 흘려 표면의 맨 위 몇 층만 염소와 반응시킵니다. 표면이 다 덮이면 더 이상 반응이 진행되지 않는 자기 제한(Self-limiting) 성질이 있습니다.
  2. 퍼지: 남은 반응 기체를 내보내서 다음 단계와 섞이지 않게 합니다.
  3. 제거: 아르곤 이온처럼 낮은 에너지의 이온으로 표면을 때려서, 염소가 결합해 약해진 층만 떼어 냅니다.
  4. 퍼지: 떨어져 나온 부산물을 내보냅니다. 이 한 바퀴가 끝나면 다시 1단계로 돌아갑니다.

3단계의 이온 에너지가 중요합니다. 개질된 층의 결합을 끊기에는 충분하지만, 아래의 개질되지 않은 실리콘을 스퍼터링으로 깎아 내기에는 부족한 에너지 구간에 맞춰야 합니다. 이 구간을 ALE 윈도우(ALE window)라고 부르며, 이 안에서는 이온을 더 오래 쏴도 사이클당 식각량이 늘지 않고 일정하게 유지됩니다.

사이클당 깎이는 양은 재료와 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원자 한 층에서 수 Å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식각량은 시간이 아니라 사이클 횟수로 정해집니다.

가상 예시: 사이클 횟수로 식각량 정하기사이클당 0.2 nm가 깎인다고 가정하면 2 nm를 제거하려면 10사이클이 필요합니다. 한 사이클이 5초 걸린다고 가정하면 총 소요 시간은 50초입니다.

사이클 수가 한 번 어긋나도 오차는 0.2 nm에 그칩니다. 이 수치는 계산 방식을 보이려는 가상의 값이며 실제 공정의 값이 아닙니다.

대패의 비유가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대패는 날의 높이로 한 번에 깎이는 두께를 정하지만, ALE는 개질층의 깊이를 반응 기체와 온도 같은 화학 조건이 정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방향성 식각과 등방성 식각, 두 갈래의 ALE

제거 단계에 이온을 가속해서 쓰는 방식은 이온이 수직으로 내리꽂히므로 위에서 아래로만 깎는 방향성(Anisotropic) ALE가 됩니다. 패턴의 바닥을 파 내려가거나 수직 벽을 유지해야 하는 경우에 쓰입니다.

이온 대신 열과 화학 반응으로 개질층을 제거하면 모든 방향으로 똑같이 깎는 등방성(Isotropic) ALE, 흔히 열적 ALE가 됩니다. 산화알루미늄 같은 막에 대해 개질과 휘발 반응을 번갈아 쓰는 열적 ALE가 보고되어 있으며, 이온 충돌이 없어 하부 손상이 적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등방성 ALE가 거론되는 곳은 구조의 옆면이나 안쪽 표면을 균일하게 파내야 하는 경우입니다. 이온이 닿지 않는 좁은 틈이나 채널을 둘러싸는 입체 구조에서는 이온으로 방향을 주는 방식을 쓰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기존 식각과 달라지는 점, 장점과 한계

ALE의 장점은 식각량이 사이클 수로 정해져 정밀하다는 점입니다. 이온 에너지를 낮게 쓰므로 하부 막의 손상이 적고, 개질 화학을 조절해서 선택비를 높일 수 있으며, 표면 거칠기를 오히려 줄여 매끄럽게 만드는 효과도 보고됩니다.

자기 제한 반응이라는 성질 덕분에 패턴 밀도나 종횡비에 따른 속도 차이도 줄어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응이 포화에 이르면 접근이 쉬운 곳과 어려운 곳이 모두 같은 한 층씩 깎이도록 맞추기 쉽기 때문입니다.

대신 단점이 분명합니다. 사이클마다 가스를 바꾸고 퍼지해야 해서 연속 식각보다 처리 속도가 크게 느리고, 전용 장비와 정교한 가스 전환 제어가 필요합니다. 최신 수준에서도 한 층을 깎는 데 대략 초 단위가 걸린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개질과 제거 조건이 확립된 재료도 한정적입니다. 새 재료에 적용하려면 반응 기체와 이온 에너지, 온도 조건을 처음부터 다시 찾아야 해서 개발 부담도 따릅니다.

그래서 연속 식각을 ALE가 완전히 대체한다는 생각은 맞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두께는 빠른 연속 식각으로 깎고, 정밀도가 필요한 마지막 수 nm만 ALE로 마무리하는 식으로 역할을 나누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쓰임새와 산업에서의 의미

원자층 식각이 거론되는 곳은 공통적으로 막이 얇고 아래층이 민감한 구조입니다. 핀이나 채널 두께를 정밀하게 조정하는 단계, 얇은 하부 막 위에서 식각을 멈춰야 하는 스페이서와 게이트 주변 공정, 구조를 입체로 쌓은 소자에서 옆면을 균일하게 파내야 하는 단계가 그 예입니다.

어느 공정에 어느 방식이 실제로 쓰이는지는 회사와 세대마다 달라서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소자가 작아지고 얇은 막이 늘수록 식각 오차의 허용 범위는 줄어드니, 정밀 식각의 필요는 커지는 방향입니다.

산업 측면에서는 식각이 단순히 많이 깎는 공정에서 얼마나 정확하게 멈추는가를 겨루는 공정으로 무게가 옮겨 가고 있다는 점이 의미가 큽니다. 증착의 ALD와 짝을 이루는 이 기술은 식각 장비와 특수 가스 산업에도 새 요구를 던집니다.

식각 방식별 비교 표

구분연속 플라즈마 식각 (RIE)방향성 ALE등방성 열적 ALE
식각을 일으키는 힘화학 반응과 이온 충돌이 동시에 작용개질과 저에너지 이온 제거를 번갈아 사용개질과 열 화학 반응 제거를 번갈아 사용
식각량을 정하는 기준시간과 종료점사이클 횟수사이클 횟수
방향성수직 위주 (조건에 따라 조절)수직모든 방향 균일
하부 손상 위험이온 충돌에 의한 손상과 거칠기낮은 이온 에너지로 감소이온이 없어 낮음
처리 속도빠름느림느림
적합한 용도두꺼운 막, 대부분의 패턴 식각정밀한 바닥 식각, 마무리 단계입체 구조의 옆면과 안쪽 식각

핵심 정리

원자층 식각은 식각을 개질과 제거 두 단계의 사이클로 나눠서, 각 단계가 스스로 멈추는 성질로 깎이는 양을 정밀하게 정하는 기술입니다. 연속 식각이 시간과 여러 변수에 기대는 것과 달리, 사이클 횟수가 곧 식각량이 됩니다.

대패 한 번에 한 겹이라는 비유처럼, 얇고 민감한 막을 다룰 때 정밀함은 속도를 내어 주고 얻는 대가입니다. 그래서 원자층 식각은 연속 식각을 대체하기보다, 정밀도가 필요한 마지막 단계에 역할을 맡는 보완 기술로 이해하면 이 방식이 왜 필요하고 왜 느린지가 함께 설명됩니다.

면접 대비 질문

면접 대비 질문원자층 식각이 연속 플라즈마 식각보다 식각량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하고, 모든 식각을 ALE로 하지 못하는 이유를 말해 보세요.

[답변 포인트] 연속 식각은 화학 반응과 이온 충돌이 동시에 진행되고 여러 변수에 의존해 종료 시점의 오차가 곧 두께 오차가 된다는 점을 먼저 말합니다. ALE는 자기 제한적인 개질 단계와, 개질층만 제거하는 저에너지 제거 단계를 분리해서 사이클 수로 식각량을 정하며, 이온 에너지를 ALE 윈도우 안에 두면 하부 막을 건드리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한계로는 사이클마다 가스 전환과 퍼지가 필요해 처리 속도가 느리고 적용 가능한 재료 조건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들고, 그래서 대부분은 연속 식각으로 깎고 마지막 수 nm만 ALE로 마무리한다고 연결하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