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생물 주어 해석, 사람을 주어로 바꿔 읽는 요령

무생물 주어 해석, 사람을 주어로 바꿔 읽는 요령

아침에 창밖을 보니 비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약속을 미루고 집에 있기로 했다면 우리는 “비 때문에 집에 있었어”라고 말하죠. 비는 원인일 뿐이고, 문장의 주인공은 집에 머문 ‘나’입니다.

영어는 같은 상황을 The rain kept us indoors.처럼 말합니다. 비가 주어가 되어 우리를 집 안에 붙잡아 둔 것처럼 표현하죠. 오늘은 이런 문장의 특징과 함께, 번역 투를 피하는 무생물 주어 해석 요령을 정리합니다.

직역하면 어색해지는 무생물 주어 문장

사물이 주어인 문장을 단어 순서대로 옮기면 뜻은 통해도 우리말이 부자연스러워집니다. 사물이 사람을 데려가고 만들어 내는 낯선 장면이 되기 때문이죠.

직역한 해석The news made her happy.
→ 그 소식이 그녀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어색함)

This road will take you to the station.
→ 이 길이 너를 역으로 데려다줄 것이다. (어색함)

A short walk brought us to the lake.
→ 짧은 산책이 우리를 호수로 데려왔다. (어색함)

세 해석 모두 뜻을 잘못 옮긴 것은 아닙니다. 다만 소식이 사람을 ‘만들고’ 길이 사람을 ‘데려다주는’ 문장은 우리말에서 거의 쓰지 않죠.

한국어는 사람을 주어로 세우고, 원인이나 조건은 ‘~때문에’, ‘~하면’ 같은 부사어로 나타내는 쪽을 편하게 느낍니다. 그래서 영어의 사물 주어를 그대로 주어로 옮기면 번역 투가 되는 것이죠.

무생물 주어 해석의 원리, 주어를 부사어로

영어는 타동사 문장을 즐겨 쓰는 언어입니다. 원인이나 수단이 되는 사물까지 주어 자리에 세워 ‘무엇이 누구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라는 틀로 사건을 설명하죠. 이런 문장을 무생물 주어 구문이라고 합니다.

무생물 주어 해석은 세 단계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사물 주어는 부사어로, 목적어인 사람은 주어로, 동사는 그 사람에게 어울리는 서술어로 바꾸는 것이죠.

해석 3단계1단계: 사물 주어를 ‘~때문에, ~하면, ~로’ 같은 부사어로 바꾼다.
2단계: 목적어(대개 사람)를 우리말 주어로 삼는다.
3단계: 동사를 그 사람이 주어일 때 어울리는 서술어로 바꾼다.

The news made her happy. → 그 소식을 듣고 그녀는 기뻤다.

This road will take you to the station. → 이 길로 가면 역이 나온다.

“그녀는 기뻤어. (왜?) 그 소식을 들었거든.” “역이 나와. (어떻게 하면?) 이 길로 가면.” 주어였던 사물이 ‘왜’와 ‘어떻게 하면’에 대한 답으로 자리를 옮기자 우리말이 금세 자연스러워집니다.

사물 주어를 어떤 부사어로 바꿀지는 문맥이 정합니다. 그래서 해석의 출발점은 주어를 보고 ‘이것이 원인인가, 조건인가’를 먼저 묻는 습관이죠.

원인으로 읽는 경우

이미 일어난 일을 말하는 과거 시제 문장에서는 사물 주어가 대개 원인입니다. ‘~때문에’, ‘~해서’로 옮기면 자연스럽죠.

원인을 나타내는 주어The heavy snow delayed our flight. → 폭설 때문에 비행기가 늦게 떠났다.

His careless remark cost him his job. → 경솔한 발언 때문에 그는 일자리를 잃었다.

조건과 수단으로 읽는 경우

will이나 can처럼 앞으로의 일을 말하는 조동사가 붙으면 사물 주어는 조건으로 읽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제와 조동사가 해석의 단서가 되는 셈이죠.

조건과 수단을 나타내는 주어A ten-minute walk will bring you to the beach. → 10분만 걸으면 해변이 나온다.

A quick look at the map will tell you where we are. → 지도를 잠깐 보면 우리가 어디 있는지 알 수 있다.

두 번째 문장의 a quick look은 ‘지도를 보는 것’이라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조건과 수단은 경계가 겹칠 때가 많으니, ‘~하면’과 ‘~로’ 중 우리말이 더 매끄러운 쪽을 고르면 됩니다.

같은 원리로 읽는 다른 구문

사물을 주어로 세우는 습관은 평서문 밖에서도 나타납니다. 의문문, 시간 주어, 동명사 주어에도 같은 해석 원리가 그대로 통하죠.

What으로 시작하는 질문

What이 주어인 의문문What brings you here? → 무슨 일로 오셨어요?

What made you change your mind? → 왜 마음을 바꿨어?

“무엇이 너를 여기로 데려오니?”라고 옮기면 어색하죠. What이 이유를 묻는 주어라는 점을 잡으면 ‘무슨 일로’, ‘왜’라는 우리말이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시간이 주어인 문장

시간을 주어로 세운 문장The 1990s saw the rapid spread of the internet. → 1990년대에 인터넷이 빠르게 퍼졌다.

The next morning found him in a hospital bed. → 다음 날 아침 그는 병원 침대에 누워 있었다.

see와 find가 시간 주어와 만나면 ‘보다’, ‘발견하다’가 아니라 ‘그 시기에 그런 일이 있었다’는 뜻이 됩니다. 시간 주어는 ‘~에’를 붙여 시간 부사어로 옮기면 되죠.

동명사와 명사구 주어

행동을 주어로 세운 문장Reading this book will give you a new view of history. → 이 책을 읽으면 역사를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된다.

A good night’s sleep will make you feel better. → 하룻밤 푹 자고 나면 기분이 나아질 것이다.

행동을 나타내는 주어 뒤에 will이 오면 조건으로 읽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 책을 읽으면”이라는 질문과 답이 해석의 길잡이가 되죠.

학생들이 자주 잘못 읽는 경우

첫째, 가정법 조동사가 붙은 문장을 실제로 일어난 일로 읽는 경우입니다. would have p.p.가 오면 사물 주어는 원인이 아니라 ‘~했더라면’이라는 가정의 조건이죠.

가정을 사실로 읽은 해석A few more minutes would have saved him.
→ 몇 분이 더 있어서 그는 살았다. (틀림)

→ 몇 분만 더 있었더라면 그는 살았을 것이다. (실제로는 살지 못함)

둘째, 동사의 사전 뜻에 묶이는 경우입니다. cost는 ‘비용이 들다’에서 출발하지만, 무생물 주어 문장에서는 ‘무언가를 잃게 하다’라는 뜻으로 넓게 쓰이죠.

사전 뜻에 묶인 해석The accident cost her the sight in one eye.
→ 그 사고가 그녀에게 한쪽 눈의 시력을 비용으로 치르게 했다. (어색함)

→ 그 사고로 그녀는 한쪽 눈의 시력을 잃었다.

셋째, 감정을 일으키는 동사에서 주어와 목적어의 방향을 뒤집는 경우입니다. 놀란 사람은 목적어 everyone이고, 결과는 놀라게 한 원인이죠.

방향을 뒤집은 해석The result surprised everyone.
→ 모두가 그 결과에 놀라움을 주었다. (틀림)

→ 그 결과를 보고 모두가 놀랐다.

직역과 자연스러운 해석 비교 표

구분영어 문장직역자연스러운 해석
원인The news made her happy.그 소식이 그녀를 행복하게 만들었다.그 소식을 듣고 그녀는 기뻤다.
원인His careless remark cost him his job.경솔한 발언이 그에게 일자리를 치르게 했다.경솔한 발언 때문에 그는 일자리를 잃었다.
조건This road will take you to the station.이 길이 너를 역으로 데려다줄 것이다.이 길로 가면 역이 나온다.
가정의 조건A few more minutes would have saved him.몇 분이 더 그를 구했을 것이다.몇 분만 더 있었더라면 그는 살았을 것이다.
시간The 1990s saw the rapid spread of the internet.1990년대는 인터넷의 빠른 확산을 보았다.1990년대에 인터넷이 빠르게 퍼졌다.
이유 질문What brings you here?무엇이 너를 여기로 데려오니?무슨 일로 오셨어요?

핵심 정리

영어는 원인, 조건, 수단, 시간이 되는 사물까지 주어로 세우고, 한국어는 사람을 주어로 세우고 나머지를 부사어로 돌립니다. 무생물 주어 해석은 이 차이를 메우는 작업으로, 사물 주어는 부사어로, 사람 목적어는 주어로 바꾸면 되죠.

비가 우리를 집 안에 붙잡아 둔 것이 아니라 비 때문에 우리가 집에 있었던 것처럼, 주어를 ‘왜’나 ‘어떻게 하면’의 답으로 옮겨 보세요. 그때 과거 시제면 원인, will이 있으면 조건, would have p.p.면 이루어지지 않은 가정으로 읽는다는 점까지 확인하면 해석이 정확해집니다.

예상 문제

문제. 다음 중 영어 문장과 우리말 해석의 의미가 일치하지 않는 것을 고르시오. (고2 해석)① The heavy rain kept us indoors all day. – 폭우 때문에 우리는 하루 종일 집 안에 있었다.
② A five-minute walk will take you to the museum. – 5분만 걸으면 박물관이 나온다.
③ The noise from upstairs woke me up at dawn. – 위층 소음 때문에 나는 새벽에 잠이 깼다.
④ A little more effort would have made you the winner. – 조금 더 노력한 덕분에 너는 우승했다.
⑤ What made you so angry? – 너는 왜 그렇게 화가 났니?

[해설] ④의 would have made는 과거 사실과 반대되는 가정이므로, 사물 주어 a little more effort는 ‘조금만 더 노력했더라면’이라는 조건으로 읽어야 합니다. 실제로는 우승하지 못했다는 뜻이니 ‘노력한 덕분에 우승했다’는 해석은 의미가 정반대입니다.

[정답] 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