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형식 타동사, 우리말 조사에 속으면 틀리는 이유
극장에 가면 표에 적힌 좌석 번호대로 앉습니다. 이름표를 달고 아무 데나 앉는 게 아니라, 자리 자체가 누가 앉을지를 정해 두었죠. 영어 문장도 이와 비슷해서, 목적어는 이름표가 아니라 정해진 자리로 알아봅니다.
오늘 다룰 주제는 3형식 타동사입니다. 우리말은 ‘을/를’이라는 이름표로 목적어를 표시하지만 영어는 동사 바로 뒤 자리로 표시합니다. 이 차이를 알면 marry with, discuss about 같은 실수가 왜 생기는지 원리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을/를’이 안 어울린다고 전치사를 넣으면 생기는 일
“그녀는 대학 친구와 결혼했다”, “우리는 그 문제에 대해 토론했다”를 영어로 옮겨 볼까요. 우리말의 ‘~와’, ‘~에 대해’를 그대로 살리려다 보면 아래처럼 전치사를 넣게 됩니다.
틀린 문장She married with her college friend.
We discussed about the problem.
두 문장은 모두 틀린 문장입니다. marry와 discuss는 대상을 바로 뒤에 받는 타동사인데, 그 사이에 전치사가 끼어들어 목적어 자리가 깨졌기 때문이죠.
학생들이 이 실수를 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목적어는 을/를로 해석된다’고 외워 두었는데, 우리말로 ‘친구를 결혼했다’는 어색하니 목적어가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이죠. 해석에 붙는 조사로 영어의 문장 성분을 판단한 셈입니다.
3형식 타동사와 목적어 자리의 원리
타동사는 동작이 다른 대상에 곧바로 미치는 동사이고, 그 대상이 목적어입니다. 3형식 문장은 ‘주어 + 타동사 + 목적어’로 뜻이 완성되므로, 이때의 동사를 보어 없이 목적어만으로 완전해진다는 뜻에서 완전타동사라고도 부릅니다.
핵심은 영어가 목적어를 무엇으로 알아보느냐입니다. 영어 명사에는 조사가 붙지 않기 때문에, 문장 속 역할은 자리가 정합니다. 타동사 바로 뒤에 전치사 없이 놓인 명사가 목적어입니다.
자리가 역할을 정한다The dog bit the man. (개가 남자를 물었다)
The man bit the dog. (남자가 개를 물었다)
단어는 같은데 자리만 바꿨더니 뜻이 뒤집혔습니다. 우리말은 “남자를 개가 물었다”처럼 순서를 바꿔도 조사가 역할을 지켜 주지만, 영어에서는 자리가 곧 역할이라 순서를 바꾸면 뜻이 달라지죠.
바른 문장She married her college friend.
We discussed the problem.
묻고 답하는 방식으로 풀어 보겠습니다. “그녀는 결혼했어. (누구랑?) 대학 친구랑.” “우리는 토론했어. (무엇에 대해?) 그 문제에 대해.” 우리말에서는 질문에 대한 답에 ‘~랑’, ‘~에 대해’가 붙지만, 영어에서는 그 답이 동사 바로 뒤에 조사 없이 들어갑니다.
이런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동사가 대상을 받는 방식이 언어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우리말 ‘결혼하다’는 상대를 ‘~와’로 받는 동사이고, 영어 marry는 상대를 목적어로 바로 받는 동사입니다. 그래서 목적어인지 아닌지는 우리말 조사가 아니라 영어 동사가 무엇을 바로 뒤에 받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목적어 자리에 오는 여러 가지 형태
타동사 바로 뒤가 목적어 자리라는 원리를 알면, 그 자리에 명사 말고 다른 형태가 와도 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대명사는 목적격으로 바뀌고, 동작을 목적어로 삼을 때는 to부정사나 동명사가, 생각이나 사실을 목적어로 삼을 때는 that절이 옵니다.
목적어의 여러 형태I know him well. (대명사 목적격)
I want to rest this weekend. (to부정사)
She enjoys swimming in the sea. (동명사)
I think that he is right. (that절)
“나는 원해. (뭘?) 주말에 쉬는 것을.” “나는 생각해. (뭘?) 그가 옳다는 것을.” 길이와 모양은 달라도 모두 타동사 바로 뒤에서 ‘무엇을’에 답하는 덩어리라는 점은 같습니다.
그래서 긴 문장을 읽을 때도 타동사를 찾으면 바로 뒤에서 목적어 덩어리가 시작된다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목적어가 어디서 끝나는지만 찾으면 문장의 뼈대가 드러나죠.
‘을/를’로 해석되지 않는 3형식 타동사
이제 시험에 자주 나오는 예외 동사들을 우리말 조사별로 묶어 보겠습니다. 모두 우리말로는 ‘을/를’이 어색하지만, 영어에서는 전치사 없이 목적어를 바로 받는 3형식 타동사입니다.
‘~와’로 해석되는 동사
marry(~와 결혼하다), resemble(~와 닮다), accompany(~와 동행하다)가 대표적입니다. 우리말 ‘~와’에 끌려 with를 넣기 쉽지만 목적어를 바로 씁니다.
‘~와’로 해석되는 동사He resembles his father closely.
I will accompany you to the station.
‘~에’로 해석되는 동사
enter(~에 들어가다), reach(~에 도착하다), attend(~에 참석하다), approach(~에 다가가다), answer(~에 답하다)가 여기에 속합니다. 특히 reach는 같은 뜻의 arrive가 자동사라 arrive at을 쓰는 것과 헷갈리기 쉽죠.
‘~에’로 해석되는 동사We reached the summit at noon. (= We arrived at the summit at noon.)
She attended the meeting yesterday.
They entered the room quietly.
enter into와 attend to는 아예 다른 뜻으로 쓰입니다. enter into는 ‘(계약, 논의 등을) 시작하다’, attend to는 ‘~을 처리하다, 돌보다’라는 뜻이라, 장소에 들어가거나 모임에 참석한다는 뜻으로는 쓰지 않습니다.
‘~에 대해’, ‘~에게’로 해석되는 동사
discuss(~에 대해 토론하다), mention(~에 대해 언급하다), contact(~에게 연락하다)도 전치사 없이 목적어를 받습니다.
‘~에 대해’, ‘~에게’로 해석되는 동사He mentioned the plan at the meeting.
Please contact me by email.
반대 방향의 함정
거꾸로 우리말로는 ‘을/를’이 자연스러운데 영어에서는 자동사라서 전치사가 필요한 동사도 있습니다. wait for(~을 기다리다), listen to(~을 듣다), look at(~을 보다)이 대표적이죠.
‘을/를’로 해석되지만 전치사가 필요한 동사I waited him for an hour. (틀림)
I waited for him for an hour.
Listen to the teacher carefully.
두 방향의 실수 모두 원인은 같습니다. 우리말 조사를 기준으로 판단했기 때문이죠. 동사를 외울 때 ‘뒤에 무엇을 바로 받는지’를 함께 외우는 습관이 가장 확실한 해결책입니다.
틀린 문장과 바른 문장 비교 표
| 구분 | 틀림 | 바름 |
|---|---|---|
| ‘~와’ (marry) | He married with Jane. | He married Jane. |
| ‘~와’ (resemble) | She resembles with her aunt. | She resembles her aunt. |
| ‘~에’ (enter) | He entered into the hall. | He entered the hall. |
| ‘~에’ (reach) | We reached at the hotel. | We reached the hotel. |
| ‘~에’ (approach) | The ship approached to the port. | The ship approached the port. |
| ‘~에 대해’ (discuss) | Let’s discuss about it later. | Let’s discuss it later. |
| ‘~에 대해’ (mention) | She mentioned about the accident. | She mentioned the accident. |
핵심 정리
영어는 조사가 아니라 자리로 문장 성분을 정하는 언어입니다. 3형식 타동사 바로 뒤에 전치사 없이 놓인 말이 목적어이고, 우리말로 ‘을/를’이 붙든 ‘~와’, ‘~에’가 붙든 그 사실은 바뀌지 않습니다.
영작할 때는 우리말 조사를 영어 전치사로 옮기고 싶은 순간을 조심하세요. marry Jane, discuss the issue, reach the station처럼 동사와 목적어를 한 덩어리로 소리 내어 익혀 두면, 시험장에서도 손이 먼저 바른 형태를 고릅니다.
도입의 극장 좌석을 다시 떠올려 볼까요. 영어 문장에서 목적어는 이름표가 아니라 좌석 번호로 앉는 관객입니다. 타동사 바로 뒤 좌석에 누가 앉았는지만 확인하면, 우리말 해석이 어떻든 목적어를 놓치지 않습니다.
예상 문제
문제. 다음 중 어법상 올바른 문장을 고르시오. (고1 어법)① He resembles with his mother.
② We will discuss about the schedule tomorrow.
③ She entered into the classroom quietly.
④ The train reached at Busan at noon.
⑤ Could you explain the rule again?
[해설] resemble, discuss, enter, reach는 전치사 없이 목적어를 바로 받는 타동사입니다. ①의 with, ②의 about, ③의 into, ④의 at을 빼야 올바른 문장이 됩니다. ⑤는 타동사 explain 뒤에 목적어 the rule을 바로 써서 올바릅니다.
[정답] 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