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I 차폐 패키지, 전자파를 막는 금속막과 접지의 원리
철도 옆 주택가에는 높은 방음벽이 서 있습니다. 소리가 지나가는 길목에 벽을 세워 일부는 되돌려 보내고 일부는 흡수하게 만들어, 벽 너머로 새어 나가는 소음을 줄이는 구조입니다.
전자파도 비슷하게 막을 수 있습니다. 무선 통신 칩과 고속 칩이 한 패키지에 들어가는 요즘, 서로의 신호를 방해하지 않도록 하는 EMI 차폐 패키지가 필요해졌습니다.
비유와 다른 점은 벽을 세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전자파 차폐에서는 벽이 접지에 제대로 연결되어야 하고, 틈의 크기도 파장과 맞춰 따져야 합니다.
칩 사이에서 전자파 간섭이 생기는 이유
EMI(Electromagnetic Interference, 전자파 간섭)는 어떤 회로에서 나온 전자파가 다른 회로의 동작을 방해하는 현상입니다. 고속으로 켜지고 꺼지는 클록과 스위칭 전원, 무선 송신 회로가 대표적인 발생원입니다.
간섭은 두 방향으로 일어납니다. 내 칩에서 나간 전자파가 주변을 방해하는 방출, 그리고 바깥의 전자파가 내 칩을 흔드는 영향입니다. 여러 칩을 한 패키지에 담는 SiP(System in Package)에서는 안쪽 칩끼리도 서로 방해할 수 있습니다.
EMI 차폐가 전자파를 막는 원리, 반사와 흡수
차폐의 기본은 도체로 된 벽을 세우는 것입니다. 전자파가 도체 표면에 닿으면 대부분 되돌아 나가고, 벽 안으로 들어간 일부는 도체 안에 전류를 일으키며 에너지를 잃고 흡수됩니다.
도체 안으로 파고드는 깊이는 주파수가 높을수록 얕아집니다. 이 깊이를 표피 깊이(Skin Depth)라고 하며, 구리는 1 GHz에서 약 2 µm, 10 GHz에서 약 0.65 µm 수준으로 계산됩니다. 그래서 수 µm 두께의 얇은 금속막으로도 상당한 차폐가 가능하다고 설명합니다.
차폐 성능은 dB 단위로 말하고, 숫자가 클수록 더 많이 줄였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20 dB이면 전계의 세기가 10분의 1로 줄어드는 정도입니다.
패키지 주변에서 쓰는 세 가지 차폐 방법
패키지 주변의 차폐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보드 위에서 부품 전체를 금속 뚜껑으로 덮는 방식, 패키지 표면에 금속막을 입히는 방식, 패키지 안에서 칩 사이에 벽을 세우는 방식입니다.
세 가지 차폐 방법
- 금속 캔(Metal Can): 보드 위에서 부품을 금속 뚜껑으로 덮습니다. 구조가 단순하고 효과가 확실한 대신 높이와 면적을 차지합니다.
- 컨포멀 차폐(Conformal Shielding): 몰딩이 끝난 패키지의 윗면과 옆면에 금속막을 얇게 입힙니다. 패키지 크기가 거의 늘지 않습니다.
- 구획 차폐(Compartment Shielding): 한 패키지 안에서 칩 사이의 몰드에 홈을 파고 도전 재료로 채워 벽을 만듭니다. 안쪽 칩끼리의 간섭을 막습니다.
기기가 작아질수록 높이와 면적을 아끼려고 EMI 차폐를 패키지 안으로 가져오는 방향으로 갑니다. 컨포멀 차폐가 금속 캔과 비교해 크기 부담이 작다는 점이 큰 이유입니다.
컨포멀 차폐가 만들어지는 흐름
컨포멀 차폐와 구획 차폐의 공정 흐름
- 칩과 부품을 기판에 올리고 몰딩해 하나의 덩어리로 만듭니다.
- 구획 차폐가 필요하면 칩 사이의 몰드에 레이저로 홈을 파고 도전 재료로 채웁니다.
- 판 형태로 이어져 있는 기판을 낱개 패키지로 자릅니다.
- 스퍼터링(Sputtering)으로 패키지의 윗면과 옆면에 금속막을 여러 겹 증착합니다.
- 금속막이 기판 옆면에 드러난 접지 배선의 단면에 닿도록 해 접지와 연결합니다.
- 막의 두께와 접지 연결, 외관을 검사합니다.
스퍼터링은 금속 원자를 때려 내어 표면에 얇게 입히는 증착 방법입니다. 구리나 스테인리스강 같은 금속을 겹쳐 쓰는 경우가 많고, 한 층은 전기 전도를, 다른 층은 접착과 표면 보호를 맡는다고 설명합니다.
참고로 EMC라는 약어는 쓰이는 분야에 따라 뜻이 갈려 혼동하기 쉽습니다. 패키지에서는 봉지 재료인 에폭시 몰딩 컴파운드(Epoxy Molding Compound)를, 전자파 분야에서는 전자파 적합성(Electromagnetic Compatibility)을 가리킵니다.
접지와 틈, 차폐가 새는 자리
금속막을 입히기만 하면 차폐가 된다는 생각은 흔한 오해입니다. 막이 접지에 연결되지 않으면 막에 유도된 전류가 빠져나갈 길이 없어서, 차폐 성능이 크게 떨어질 수 있습니다.
틈도 문제입니다. 막에 뚫린 구멍이나 접지 연결 사이의 간격은 전자파가 새는 통로가 되고, 틈의 길이가 파장에 가까울수록 더 잘 샙니다. 설계에서는 틈의 길이를 파장의 20분의 1 이하로 억제하는 경험칙이 쓰입니다.
가상 계산 예시, 주파수별로 허용되는 틈의 길이파장은 빛의 속도를 주파수로 나눈 값입니다. 2.4 GHz에서는 3 × 10⁸ ÷ (2.4 × 10⁹) = 0.125 m, 곧 125 mm이므로 20분의 1은 125 ÷ 20 = 6.25 mm입니다.
5 GHz에서는 3 × 10⁸ ÷ (5 × 10⁹) = 0.06 m, 곧 60 mm이므로 20분의 1은 60 ÷ 20 = 3 mm입니다. 진공 중 파장으로 계산한 단순 예시이고, 실제 패키지 안에서는 재료 때문에 파장이 더 짧아지므로 더 엄격하게 보기도 합니다.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허용되는 틈이 줄어듭니다. 고주파 칩일수록 접지 연결을 촘촘하게 하고 막의 틈을 줄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안테나를 패키지에 넣는 구조에서는 또 다른 고려가 필요합니다. 안테나가 향하는 쪽에 차폐막을 입히면 신호 자체가 막히므로, 그 부분은 차폐에서 제외해야 합니다.
EMI 차폐 패키지 비교 표
| 구분 | 금속 캔 | 컨포멀 차폐 | 구획 차폐 |
|---|---|---|---|
| 위치 | 보드 위, 부품을 덮는 뚜껑 | 패키지의 윗면과 옆면 | 패키지 안, 칩 사이 |
| 만드는 방법 | 금속 뚜껑을 씌움 | 스퍼터링으로 금속막 증착 | 몰드에 홈을 파고 도전 재료 충전 |
| 주로 막는 대상 | 바깥과의 간섭 | 바깥과의 간섭 | 안쪽 칩끼리의 간섭 |
| 크기 부담 | 높이와 면적이 늘어남 | 늘어나는 양이 작음 | 늘어나는 양이 작음 |
| 접지 연결 | 보드의 접지 패턴에 연결 | 기판 옆면의 접지 배선에 접촉 | 기판의 접지 배선에 연결 |
| 놓치기 쉬운 점 | 뚜껑 이음새의 틈으로 누설 | 접지 접촉이 끊기면 성능 저하 | 홈 사이의 간격이 틈이 됨 |
핵심 정리
EMI 차폐는 도체 벽이 전자파를 반사하고 흡수하게 만드는 일이며, 패키지에서는 컨포멀 차폐와 구획 차폐가 크기를 아끼면서 그 벽을 세웁니다. 벽을 세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접지 연결과 틈의 길이가 성능을 함께 좌우합니다.
방음벽이 틈 없이 이어져 있어야 소음이 줄어들듯, 차폐도 끊김 없는 접지로 이어질 때 벽 구실을 합니다. 다만 전자파의 벽은 µm 단위의 얇은 금속막으로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소음과 다릅니다.
면접 대비 질문
면접 대비 질문컨포멀 차폐가 전자파를 막는 원리를 설명하고, 차폐 성능이 떨어지는 대표적인 원인을 말해 보세요.
[답변 포인트] 도체 막이 전자파를 반사하고, 막 안으로 들어온 일부는 유도 전류로 흡수한다고 시작하며, 높은 주파수에서는 표피 깊이가 얕아 수 µm 두께의 막으로도 차폐가 가능하다고 설명합니다. 몰딩이 끝난 패키지 표면에 스퍼터링으로 금속막을 증착하고 기판 옆면의 접지 배선에 닿게 하는 구조라는 점을 말합니다. 성능이 떨어지는 원인은 접지 연결 불량과 파장 대비 큰 틈이며, 안테나 방향처럼 차폐에서 제외해야 하는 영역이 있다는 점까지 덧붙이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