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부정사 규칙, 문장 끝 전치사와 함께 보는 규범 문법 논쟁
경기 규칙은 한 번 정해지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협회가 룰북을 고치면서 조금씩 바뀝니다. 새 규칙이 나와도 오랫동안 옛 규칙대로 뛰던 사람들은 한동안 익숙한 쪽을 고집하죠. 심판의 재량으로 판정이 갈리는 장면도 이 틈새에서 생깁니다.
영어 문법에도 이런 틈새가 있습니다. 오늘 다룰 분리부정사 규칙과 문장 끝 전치사 규칙은 오래된 규범 문법과 실제 용법이 어긋나는 대표적인 쟁점입니다. 어느 쪽이 맞다고 단정하기보다 문법서와 스타일 가이드가 어떻게 갈리는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규칙을 지키려다 어색해지는 문장
학교에서 배운 대로 부정사의 to와 동사를 붙여 쓰고 문장은 전치사로 끝내지 않으려다 보면, 문장이 부자연스러워질 때가 있습니다. 아래 문장들은 문법적으로 가능하지만 일상에서는 어색하게 들립니다.
규칙을 지키려고 고친 문장At what are you looking? (어색함)
The firm expects more than to double its revenue. (어색함)
실제로 흔히 쓰는 문장What are you looking at?
The firm expects to more than double its revenue.
두 번째 문장에서 more than to double로 옮기면 ‘두 배 이상으로 늘린다’는 뜻이 아니라 ‘두 배로 늘리는 것 이상을 기대한다’는 느낌으로 바뀌어 뜻이 흐려집니다. 규칙을 지키려고 어순을 바꿨는데 뜻과 자연스러움이 함께 흔들리는 셈입니다.
규범 문법과 기술 문법, 두 규칙이 생긴 배경
규범 문법(prescriptive grammar)은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정하는 문법이고, 기술 문법(descriptive grammar)은 사람들이 실제로 어떻게 쓰는지를 관찰해 적는 문법입니다. 오늘의 두 규칙은 모두 규범 문법의 전통에서 나왔습니다.
분리부정사를 피하라는 권고는 흔히 19세기 규범 문법가들의 영향으로, 문장 끝 전치사를 피하라는 권고는 그보다 앞선 17세기 이후의 주장에서 비롯되었다고 설명합니다. 두 경우 모두 라틴어 문법을 본보기로 삼았다는 설명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라틴어에서는 부정사가 한 단어여서 사이에 무언가를 끼울 수 없었다는 점이 자주 언급되죠.
현대의 많은 사전과 스타일 가이드는 두 규칙을 절대 규칙이 아니라 선택 사항으로 다룹니다. 다만 가이드마다 입장이 조금씩 다르고, 격식 있는 글이나 특정 시험에서는 피하라고 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럼 분리부정사는 써도 되는 거야? (규칙 위반 아니야?) 문법적으로 틀린 문장이라기보다 스타일에 관한 권고에 가까워. 어떤 가이드를 따를지는 글을 읽는 사람과 상황이 정하는 거지.
분리부정사 규칙의 쟁점, to와 동사 사이에 부사가 올 때
분리부정사(split infinitive)는 to와 동사원형 사이에 부사 같은 말이 들어간 형태입니다. 규범 문법에서는 부사를 to 앞이나 동사 뒤로 옮기라고 권해 왔습니다.
분리한 형태와 붙인 형태She wants to carefully read the contract. (분리부정사)
She wants to read the contract carefully. (분리하지 않은 형태)
We need to quickly finish the report. (분리부정사)
We need to finish the report quickly. (분리하지 않은 형태)
이 문장들은 부사를 뒤로 옮겨도 뜻이 같아서 큰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more than double처럼 옮기면 뜻이 달라지거나 어색해지는 경우에는, 부사를 to와 동사 사이에 두는 쪽이 낫다고 보는 가이드가 많습니다.
not의 위치도 비슷한 쟁점입니다. to not go보다 not to go를 전통적으로 권해 왔지만 둘 다 실제로 쓰이며 뜻은 같습니다. 학교 시험에서는 not to go 형태를 기본으로 삼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 형태에 먼저 익숙해지는 편이 안전합니다.
not의 위치He decided not to go. (전통적으로 권하는 형태)
He decided to not go. (실제로도 쓰이는 형태)
문장 끝 전치사를 피하기 어려운 이유
문장 끝에 전치사를 남기는 형태를 전치사 후치(preposition stranding)라고 부릅니다. 규범 문법은 전치사를 의문사나 관계대명사 앞으로 옮기라고 권해 왔지만, 그렇게 하면 어색하거나 불가능한 문장이 많습니다.
문장 끝에 남은 전치사Who are you talking to?
This is the house I live in.
She has no one to talk to.
격식체에서는 To whom are you talking?이나 This is the house in which I live.처럼 전치사를 앞으로 옮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관계대명사 that은 전치사 바로 뒤에 올 수 없어서, the friend that I talked to 같은 문장은 전치사를 끝에 두어야 합니다.
구동사는 더 분명합니다. come up with나 put up with에서 up과 with는 동사와 한 덩어리를 이루는 말이라, 떼어서 앞으로 옮기기 어렵습니다.
앞으로 옮기기 어려운 구동사That is the idea he came up with.
This is the noise I cannot put up with.
규칙을 고치려다 오히려 틀리는 경우
분리부정사 규칙처럼 규칙을 지키려는 마음이 앞서면 오히려 틀린 문장이 나옵니다. 전치사를 앞으로 옮기고 끝에 또 남기거나, 전치사 뒤에서 who를 그대로 쓰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고치다가 틀린 문장The man to whom I spoke to is my teacher. (틀림)
To who did you give the book? (틀림)
바르게 고친 문장The man to whom I spoke is my teacher.
The man I spoke to is my teacher.
To whom did you give the book?
전치사를 앞으로 옮겼다면 끝에 같은 전치사를 또 남기지 않고, 앞으로 옮긴 전치사 뒤에서는 who 대신 whom을 씁니다. 반대로 구어체에서는 Who did you give it to?처럼 who를 쓰는 경우가 흔합니다.
분리부정사에서는 삽입이 너무 길어지는 경우도 문제가 됩니다. 사이에 들어가는 말이 길면 to와 동사의 관계를 읽기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삽입이 너무 긴 문장She decided to, after a long and careful look at the budget, accept the offer. (어색함)
After a long and careful look at the budget, she decided to accept the offer.
논쟁 규칙 비교 표
| 구분 | 전통적 권고 | 실제 용법 | 판단 기준 |
|---|---|---|---|
| 분리부정사 | She wants to read it carefully. | She wants to carefully read it. | 뜻이 분명한지, 읽기 쉬운지 |
| not의 위치 | He decided not to go. | He decided to not go. | 시험과 격식체에서는 not to |
| 의문문의 전치사 | To whom are you talking? | Who are you talking to? | 격식체는 앞, 대화체는 뒤 |
| 관계절의 전치사 | the house in which I live | the house I live in | that은 전치사 뒤에 쓸 수 없음 |
| 구동사 | (앞으로 옮기기 어려움) | the idea he came up with | 한 덩어리로 보고 끝에 남김 |
핵심 정리
분리부정사 규칙과 문장 끝 전치사 규칙은 문법 오류의 기준이라기보다 격식과 스타일에 대한 권고에 가깝습니다. 규범 문법은 라틴어를 본보기로 삼아 피하라고 했지만, 현대의 많은 가이드는 뜻이 분명하고 자연스러우면 허용합니다.
룰북이 개정되어도 경기의 성격에 따라 적용이 달라지듯, 영어도 글의 종류에 따라 선택이 달라집니다. 시험과 격식 있는 글에서는 보수적인 형태를, 일상 대화에서는 자연스러운 형태를 고르면서 틀린 것과 스타일의 차이를 구분하는 눈을 기르세요.
예상 문제
문제. 다음 문장에서 어법상 틀린 부분을 찾아 바르게 고쳐 쓰시오. (고1 서술형)(1) The man to whom I spoke to was kind.
(2) To who did you give the book?
[해설] 전치사를 관계대명사 앞으로 옮겼다면 끝에 같은 전치사를 또 남기지 않습니다. 앞에 놓인 전치사 뒤에서는 목적격 whom을 씁니다.
[정답] (1) spoke to → spoke (The man to whom I spoke was kind.) (2) who → whom (To whom did you give the boo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