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성어와 두문자어, brunch와 NASA가 만들어지는 원리

혼성어와 두문자어, brunch와 NASA가 만들어지는 원리

과일 가게에서 오렌지 주스와 당근 주스를 반씩 섞어 마시면, 어느 한쪽도 아닌 새로운 맛이 납니다. 영어에는 단어를 이렇게 반씩 섞어 새 단어를 만드는 길이 있고, 긴 이름의 머리글자만 모아 짧게 부르는 길도 있죠.

오늘 다룰 혼성어와 두문자어가 바로 그 두 길입니다. brunch와 smog는 섞어서, NASA와 FBI는 머리글자를 모아서 만들어졌고, 이 차이를 알면 a와 an을 고르는 문제까지 한꺼번에 풀립니다.

단어를 줄이고 섞다가 어긋난 문장

새로 만들어진 단어는 낯설어서, 풀어 쓴 긴 표현과 같은 방식으로 문장에 넣다가 어긋나기 쉽습니다. 특히 머리글자로 된 말 앞에서는 철자만 보고 관사를 고르는 실수가 많죠.

관사가 어긋난 문장He is a FBI agent. (틀림)

She works as an NASA engineer. (틀림)

Please send me a ASAP reply. (틀림)

세 문장은 모두 관사에서 틀렸습니다. 관사는 철자가 아니라 뒤따르는 말의 첫 소리를 보고 고르기 때문입니다.

FBI는 ‘에프비아이’로 읽혀 모음 소리로 시작하니 an을 쓰고, NASA는 ‘나사’로 읽혀 자음 소리로 시작하니 a를 씁니다. ASAP는 어느 쪽으로 읽어도 첫 소리가 /eɪ/라서 an이 맞습니다.

혼성어와 두문자어가 만들어지는 두 가지 원리

혼성어(blend)는 두 단어의 일부를 잘라 이어 붙인 단어입니다. 보통 앞 단어의 앞부분과 뒤 단어의 뒷부분을 합치고, 결과는 하나의 새 단어로 굳어지죠.

섞어서 만든 혼성어breakfast + lunch → brunch

smoke + fog → smog

motor + hotel → motel

머리글자를 모아 만든 말은 두문자어라고 부릅니다. 나사처럼 단어로 이어 읽으면 acronym, 에프비아이처럼 글자를 하나씩 읽으면 initialism으로 나누는 자료가 많습니다.

다만 둘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 acronym으로 부르는 자료도 있어서, 분류 이름은 책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이름보다 어떻게 읽히는지에 초점을 맞춥니다.

머리글자로 만든 말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 → NASA (나사처럼 한 단어로 읽음)

Federal Bureau of Investigation → FBI (글자를 하나씩 읽음)

as soon as possible → ASAP (글자로도, 에이샙처럼 한 단어로도 읽힘)

smog는 연기와 안개가 섞인 공기야. (그냥 smoke and fog라고 하면 안 돼?) 두 단어를 따로 말하면 두 가지 대상으로 들리지만, 하나로 섞으면 둘이 뒤엉킨 한 가지 현상을 한 번에 가리킬 수 있기 때문이야.

두문자어는 길고 자주 반복되는 이름을 가볍게 부르려는 필요에서 나온다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을 매번 말하는 것보다 NASA 한 단어가 훨씬 편하죠.

한 번 굳은 말은 원래 단어들의 문법에서 벗어나 하나의 명사처럼 움직입니다. brunch는 셀 수 있는 보통명사로 brunches가 되고, NASA는 고유명사라 관사 없이 쓰입니다.

두문자어를 읽는 방식으로 정하는 a와 an

관사의 원리는 머리글자로 된 말에서도 그대로입니다. 철자가 아니라 읽을 때 처음 나는 소리가 모음인지 자음인지를 봅니다.

자음 소리로 시작a NASA engineer

a UN delegate

a UFO sighting

모음 소리로 시작an FBI agent

an MBA program

an ASAP reply

UN은 철자가 모음 U로 시작하지만 ‘유엔’으로 읽혀서 첫 소리가 자음 /j/입니다. UFO도 같은 이유로 a UFO가 되죠.

MBA 과정에는 an을 써. (M은 자음 글자잖아?) 글자 M의 이름이 ‘엠’이라서 /ɛ/라는 모음 소리로 시작하기 때문이야.

혼성어는 보통 단어와 똑같이 첫 소리만 보면 됩니다. a brunch menu, a smog alert, a motel room처럼 자음 소리로 시작하면 a를 쓰죠.

복수형과 동사 일치에서 자주 틀리는 경우

혼성어와 두문자어는 일반 명사의 문법을 그대로 따르지만, 새로 만들어진 모양이라 단복수와 동사 일치에서 흔들리기 쉽습니다. 원래 단어의 문법을 먼저 떠올리는 것이 가장 빠른 점검법입니다.

단복수가 어긋난 문장We had two brunchs last month. (틀림)

Smog are dangerous for children. (틀림)

Three CEO’s attended the meeting. (어색함)

고친 문장We had two brunches last month.

Smog is dangerous for children.

Three CEOs attended the meeting.

brunch는 ch로 끝나는 명사라서 복수형에 es를 붙여 brunches가 됩니다. 새 단어라고 해서 철자 규칙이 달라지지는 않죠.

smog는 fog처럼 셀 수 없는 물질명사로 쓰여 단수 취급을 받습니다. 그래서 동사도 are가 아니라 is로 맞춥니다.

두문자어의 복수는 끝에 s만 붙여 CEOs처럼 씁니다. 아포스트로피는 소유를 나타낼 때 쓰므로 CEO’s는 ‘그 CEO의’라는 뜻으로 읽히기 쉽죠.

두문자어는 글에서 처음 나올 때 한 번 풀어 쓰고 괄호에 약어를 넣으면 읽는 사람이 놓치지 않습니다. as soon as possible (ASAP)처럼 쓴 뒤에는 약어만 써도 됩니다.

만드는 방식과 문법 포인트 비교 표

구분만드는 방식예어긋난 형태와 고친 형태
혼성어두 단어의 일부를 잘라 이어 붙임brunch, smog, moteltwo brunchs → two brunches
단어처럼 읽는 두문자어머리글자를 모아 한 단어로 읽음NASAan NASA engineer → a NASA engineer
글자로 읽는 두문자어머리글자를 하나씩 읽음FBI, MBAa FBI agent → an FBI agent
복수 표기두문자어 끝에 s만 붙임CEOThree CEO’s → Three CEOs

핵심 정리

혼성어와 두문자어는 모두 새 단어를 만드는 장치이고, 한 번 굳으면 하나의 명사처럼 문법 규칙을 따릅니다. 혼성어는 두 단어의 일부를 이어 붙여 만들고, 두문자어는 머리글자를 모아 만듭니다.

처음의 주스 비유로 돌아가면, 혼성어는 두 맛을 섞은 한 잔이고 두문자어는 긴 이름표를 짧게 줄인 라벨입니다. 문장에 쓸 때는 철자가 아니라 입으로 읽어 본 첫 소리를 먼저 확인해 보세요.

예상 문제

문제. 다음 중 어법상 틀린 문장을 고르시오. (고1 어법)① She works for NASA, and her sister is an FBI agent.
② We ordered two brunches on Sunday.
③ Smog is a mixture of smoke and fog.
④ He holds a MBA from a university in Seoul.
⑤ A UN delegate spoke first at the meeting.

[해설] ④는 MBA가 ‘엠비에이’로 읽혀 모음 소리 /ɛ/로 시작하므로 an MBA가 되어야 합니다. ①은 NASA가 고유명사로 관사 없이 쓰이고 FBI 앞에 an이 쓰였으며, ②는 ch로 끝나는 brunch에 es가 붙었고, ③은 smog가 단수 취급이라 is가 맞으며, ⑤는 UN이 자음 소리 /j/로 시작해 a가 맞습니다.

[정답] 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