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F 기판 공법, SAP와 mSAP로 미세 회로를 만드는 법

ABF 기판 공법, SAP와 mSAP로 미세 회로를 만드는 법

낡은 도로에 새 차선을 낸다고 해 봅시다. 노면 전체에 두꺼운 아스팔트를 깔고 길이 될 부분만 남긴 채 나머지를 깎아내는 방법이 있고, 처음부터 길이 지나갈 자리에만 포장을 올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길이 좁고 촘촘해질수록 두 번째 방법이 훨씬 반듯한 길을 냅니다.

패키지 기판의 회로를 만드는 공법도 이 두 갈래로 나뉩니다. 오늘 다룰 ABF 기판과 SAP, mSAP는 모두 가는 구리 배선을 쌓아 올리는 쪽에 속합니다.

도로 공사와 다른 점은 규모입니다. 기판의 배선은 수 µm에서 수십 µm 단위라서, 도로에서는 오차로 넘어갈 깎임이 여기서는 곧바로 선폭을 바꿉니다.

패키지 기판이 칩과 보드 사이에서 하는 일

칩의 접속 패드는 간격이 매우 촘촘하고, 메인보드의 접속 자리는 그보다 훨씬 넓게 벌어져 있습니다. 이 간격 차이를 중간에서 풀어 주는 부품이 패키지 기판(Package Substrate)입니다.

기판은 가운데의 코어(Core)와 그 위아래로 쌓이는 빌드업(Build-up) 층으로 나뉩니다. 코어는 기판이 휘지 않도록 버티는 뼈대이고, 빌드업 층은 절연층과 구리 배선을 한 겹씩 번갈아 쌓아 올린 부분입니다. 칩 쪽의 미세 회로는 대부분 이 빌드업 층에서 만들어집니다.

패키지 기판의 층 구조

  • 코어: 유리섬유로 보강한 수지로 만든 두꺼운 중심층입니다. 기계적 강도를 맡습니다.
  • 빌드업 절연층: 코어 위아래에 한 겹씩 올라가는 절연 재료입니다.
  • 구리 배선층: 절연층 위에 만들어지는 회로입니다. 층이 올라갈수록 칩 쪽 간격에서 보드 쪽 간격으로 넓어집니다.
  • 솔더 레지스트: 맨 바깥에서 배선을 보호하고, 접속 자리만 열어 둡니다.

층과 층 사이는 비아(Via)가 잇습니다. 절연층을 뚫고 구리를 채워 넣은 작은 수직 통로입니다.

ABF가 빌드업 절연층으로 쓰이는 이유

빌드업 절연층에 널리 쓰이는 재료가 ABF(Ajinomoto Build-up Film)입니다. 에폭시 계열 수지에 실리카 입자를 섞어 필름 모양으로 만든 절연 재료로, 기판 위에 붙인 뒤 열과 압력으로 굳힙니다. 고성능 칩에 쓰이는 ABF 기판이라는 이름은 이 필름을 빌드업 층에 쓴 기판이라는 뜻입니다.

실리카 입자의 비율이 높으면 열팽창이 줄어듭니다. 칩의 실리콘과 기판의 열팽창 차이가 작을수록 온도가 오르내릴 때 접합부에 걸리는 힘이 작아집니다. 또 표면이 매끈하게 굳어서 가는 회로를 올리기에 유리합니다.

비아는 이 필름에 레이저로 구멍을 내서 만듭니다. 구멍 바닥에 남은 찌꺼기는 약품으로 씻어 낸 뒤 구리를 채웁니다.

흔히 ABF와 SAP를 같은 종류의 말로 보는 오해가 있습니다. ABF는 절연 재료의 이름이고, SAP는 그 위에 구리 회로를 만드는 공법의 이름입니다.

서브트랙티브 공법, 깎아내서 만들 때의 한계

서브트랙티브 공법(Subtractive Process)은 이름 그대로 빼는 방식입니다. 절연층 전체에 구리를 덮고, 남길 회로 모양만 감광 필름으로 가린 뒤, 드러난 구리를 약품으로 녹여 냅니다.

문제는 약품이 아래로만 파고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구리가 옆으로도 녹아서 선의 단면이 사다리꼴로 변하는데, 이 현상을 언더컷(Undercut)이라고 합니다. 구리가 두꺼울수록 옆으로 깎이는 양도 늘어납니다.

가상 계산 예시, 언더컷이 선폭에 미치는 영향구리 두께가 12 µm이고, 한쪽 옆면이 두께의 25%만큼 깎인다고 가정합니다. 한쪽 옆면에서 깎이는 양은 12 × 0.25 = 3 µm입니다.

감광 필름으로 가린 폭이 20 µm라면 선의 윗면 폭은 20 − 2 × 3 = 14 µm가 됩니다. 아랫면은 20 µm, 윗면은 14 µm인 사다리꼴이므로, 설계한 선폭과 간격이 어긋납니다. 실제 깎이는 비율은 약품과 공정 조건에 따라 다릅니다.

이 때문에 서브트랙티브 공법은 선이 굵은 일반 회로 기판에서는 충분하지만, 칩 가까운 미세 회로로 갈수록 한계가 드러납니다.

SAP 공법, 필요한 자리에만 쌓는 방식

SAP(Semi-Additive Process)는 반대로 필요한 자리에만 구리를 쌓습니다. 절연층 위에 아주 얇은 구리 씨앗층을 먼저 깔고, 감광 필름으로 회로가 들어갈 홈을 만든 뒤, 그 홈 안에서만 구리를 도금해 키웁니다. 도로 공사로 치면 길이 지나갈 자리에만 포장을 올리는 셈입니다.

SAP로 회로층 한 겹을 만드는 흐름

  1. 빌드업 절연 필름을 붙이고 열과 압력으로 굳힙니다.
  2. 레이저로 비아 구멍을 내고 바닥의 찌꺼기를 약품으로 씻어 냅니다.
  3. 무전해 도금으로 표면 전체에 얇은 구리 씨앗층을 입힙니다.
  4. 감광 필름을 입히고 노광과 현상으로 회로 자리를 홈으로 엽니다.
  5. 전해 도금으로 홈 안에 구리를 채워 회로와 비아를 한꺼번에 키웁니다.
  6. 감광 필름을 벗겨 내고 드러난 씨앗층을 가볍게 에칭해 회로 사이를 끊습니다.

구리가 필름이 만든 홈의 벽을 따라 자라므로 선의 옆면이 수직에 가깝게 서고, 선폭이 홈의 폭으로 거의 정해집니다. 마지막에 깎아 내는 것은 아주 얇은 씨앗층뿐이라 회로 본체에는 영향이 작습니다. 이 흐름은 ABF 기판의 빌드업 층마다 반복됩니다.

대가도 있습니다. 표면이 매끈할수록 미세 회로에는 유리하지만, 그 위에 구리를 떨어지지 않게 붙이는 일은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SAP에서는 씨앗층과 절연층 사이의 접착력이 늘 점검 항목이 됩니다.

mSAP, 구리 박을 씨앗층으로 쓰는 변형

mSAP(modified Semi-Additive Process)는 SAP의 변형입니다. 씨앗층을 무전해 도금으로 새로 만드는 대신, 수 µm 두께의 얇은 구리 박이 처음부터 붙어 있는 재료를 씁니다. 이 박이 씨앗층 역할을 합니다.

이후 흐름은 SAP와 같습니다. 감광 필름으로 홈을 만들고 전해 도금으로 회로를 키운 뒤, 필름을 벗기고 남은 구리 박을 에칭으로 제거합니다. 박을 녹일 때 회로 윗부분도 조금 같이 깎이지만, 박이 얇아서 서브트랙티브보다는 훨씬 적습니다.

장점은 무전해 도금 공정이 줄어 관리가 쉽고, 구리 박이 절연층에 이미 단단히 붙어 있다는 점입니다. 반면 박을 에칭으로 걷어 내야 하므로 SAP보다 선폭을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정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ABF 기판 공법 비교 표

구분서브트랙티브mSAPSAP
회로를 만드는 방식전면에 덮은 구리를 깎아 냄얇은 구리 박 위에 도금으로 쌓음무전해 씨앗층 위에 도금으로 쌓음
씨앗층필요 없음, 두꺼운 구리가 곧 회로처음부터 붙어 있는 구리 박무전해 도금으로 새로 형성
선 옆면 모양사다리꼴(언더컷)수직에 가까움수직에 가까움
미세 회로 적합도낮음중간높음
공정 부담단순중간무전해 도금 때문에 관리 항목이 많음
놓치기 쉬운 점구리가 두꺼울수록 옆으로 더 깎임박을 제거할 때 윗면이 조금 깎임매끈한 표면과 접착력의 균형

핵심 정리

ABF는 빌드업 절연 재료이고, SAP와 mSAP는 그 위에 구리 회로를 쌓는 공법입니다. 깎아내는 서브트랙티브 공법은 언더컷 때문에 가는 선에 한계가 있고, 필요한 자리에만 쌓는 SAP 계열이 미세 회로의 기본이 되었습니다. ABF 기판의 회로 품질은 어떤 공법으로 층을 쌓았는지에 크게 좌우됩니다.

처음의 도로 공사로 돌아가면, 길이 넓을 때는 깎아내도 문제가 없지만 길이 좁아질수록 포장을 필요한 자리에만 올려야 반듯합니다. 기판에서는 그 차이가 µm 단위의 선폭 오차로 나타난다는 점을 기억해 두면 좋습니다.

면접 대비 질문

면접 대비 질문서브트랙티브 공법과 SAP, mSAP는 회로를 만드는 방식이 어떻게 다르고, 미세 회로에서 SAP 계열이 유리한 이유는 무엇인지 설명해 보세요.

[답변 포인트] 서브트랙티브는 전면의 구리를 에칭으로 깎아 회로를 남기는 방식이라 구리가 옆으로도 녹는 언더컷이 생기고, 선이 가늘수록 오차 비중이 커진다고 시작합니다. SAP는 얇은 씨앗층 위에서 감광 필름이 만든 홈 안에만 구리를 도금하므로 옆면이 수직에 가깝고, mSAP는 씨앗층 대신 얇은 구리 박을 쓰는 변형이라고 구분합니다. ABF는 빌드업 절연 재료이지 공법이 아니라는 점, SAP의 과제가 매끈한 표면에서의 접착력이라는 점까지 말하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