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필러 범프, 솔더 범프와 마이크로 범프의 차이

구리 필러 범프, 솔더 범프와 마이크로 범프의 차이

항만에서 컨테이너를 쌓을 때는 모서리의 잠금 장치가 아래 컨테이너와 정확히 맞물려야 합니다. 잠금 장치가 크면 조금 어긋나도 들어가지만, 컨테이너를 더 촘촘히 쌓으려면 장치를 작게 만들고 위치를 더 정밀하게 맞춰야 합니다.

칩을 기판에 거꾸로 얹을 때의 접점인 범프도 같은 고민을 합니다. 오늘은 구리 필러 범프를 중심으로, 솔더 범프와 마이크로 범프가 어떻게 다른지 정리해 봅니다.

비유와 다른 점은 접점이 맞물리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범프는 전기 신호와 전류, 열이 지나가는 길이면서 칩과 기판의 팽창 차이를 견뎌야 하는 완충 구조이기도 합니다.

범프가 칩과 기판을 잇는 방식

범프(Bump)는 칩 패드 위에 세운 작은 돌기 모양의 접속 단자입니다. 플립칩(Flip Chip) 방식에서는 칩을 뒤집어 기판 위에 얹는데, 이때 위아래를 잇는 통로가 바로 이 돌기들입니다.

범프는 세 가지 일을 합니다. 전기 신호와 전원을 보내고, 칩에서 생긴 열을 아래로 전달하며, 칩과 기판을 기계적으로 붙잡습니다. 접점 사이의 간격인 피치(Pitch)가 줄어도 세 가지를 모두 해내야 합니다.

범프 아래에는 UBM(Under Bump Metallurgy)이라는 얇은 금속층이 깔립니다. 칩 패드와 범프 재료가 서로 섞이지 않도록 막으면서, 범프가 잘 붙도록 돕는 층입니다.

솔더 범프, 녹아서 붙는 둥근 접점

솔더 범프(Solder Bump)는 솔더 합금으로 만든 둥근 접점입니다. 기판의 접속 자리에 맞춰 놓고 열을 가하면 솔더가 녹았다가 굳으면서 칩과 기판을 이어 붙입니다.

녹은 솔더는 표면 장력 때문에 접속 자리로 모이려는 성질이 있습니다. 처음에 조금 어긋나게 놓아도 스스로 자리를 찾아가므로 이를 자기 정렬이라고 부르며, 솔더 범프의 큰 장점입니다. 공정이 단순하고 오래 쌓인 경험이 많다는 점도 강점입니다.

한계는 간격이 좁아질 때 드러납니다. 솔더는 녹으면서 옆으로 퍼지고 높이가 낮아지는데, 이웃한 범프와 닿으면 두 접점이 하나로 붙는 브리징(Bridging) 불량이 됩니다.

구리 필러 범프, 기둥은 남기고 솔더만 녹이는 구조

구리 필러 범프는 구리 기둥 위에 솔더를 얇게 얹은 구조입니다. 열을 가하면 꼭대기의 솔더 캡만 녹고, 구리 기둥은 녹지 않고 그대로 서 있습니다.

기둥이 형태를 지켜 주므로 솔더가 퍼질 여지가 작고, 같은 간격에서도 이웃 접점과의 여유가 커집니다. 구리는 솔더보다 전기와 열을 잘 전달하고, 같은 굵기로 큰 전류를 흘릴 때 전자이동에 버티는 데도 대체로 유리합니다.

가상 계산 예시, 피치 50 µm에서 남는 간격솔더 범프의 지름이 40 µm이면 이웃 범프와의 간격은 50 − 40 = 10 µm입니다. 접합하면서 지름이 25% 퍼진다고 가정하면 40 × 1.25 = 50 µm가 되어 간격이 0이 되고, 브리징이 생깁니다.

구리 기둥의 지름이 25 µm이고 솔더 캡이 4 µm 퍼진다고 가정하면 29 µm이므로 간격은 50 − 29 = 21 µm가 남습니다. 실제 수치는 공정과 설계마다 다르고, 이 예시는 기둥이 있을 때 간격의 여유가 달라지는 경향을 보여 주기 위한 것입니다.

구리는 솔더보다 단단해서 접합부가 응력을 덜 흡수하고 칩 쪽으로 그대로 전달합니다. 칩 배선 사이의 약한 절연층이 손상되지 않도록 구조와 접합 조건을 신중하게 정해야 합니다.

구리 필러에는 솔더가 전혀 없다는 오해가 있습니다. 기둥 끝에 솔더 캡이 있어서, 이 캡이 녹아 기판 쪽 접속 자리와 접합을 만듭니다.

마이크로 범프, 크기로 나뉘는 이름

마이크로 범프(Microbump)는 재료의 이름이 아니라 크기로 붙인 이름입니다. 칩과 칩을 잇거나 칩과 인터포저를 잇는 곳처럼, 접점 간격이 수십 µm 이하로 아주 좁은 범프를 가리킵니다.

이 정도로 간격이 좁아지면 솔더 구로는 브리징을 피하기 어려워서, 구리 기둥 위에 얇은 솔더를 얹은 구조를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마이크로 범프는 구리 기둥 구조의 작은 버전으로 설명되곤 합니다.

마이크로 범프가 구리 필러나 솔더 범프와 별개의 재료라는 생각은 흔한 오해입니다. 크기를 기준으로 한 분류이므로, 같은 마이크로 범프라도 구조가 다를 수 있습니다.

기둥 범프를 만드는 흐름

범프는 보통 칩이 웨이퍼 상태일 때 한꺼번에 만듭니다. 도금으로 쌓아 올리는 방식이라, 앞서 기판 회로에서 본 SAP와 비슷한 흐름을 따릅니다.

구리 필러 범프 형성 흐름

  1. 칩 패드를 열어 둔 웨이퍼 전면에 UBM이 될 금속 씨앗층을 증착합니다.
  2. 감광 필름을 입히고 노광과 현상으로 범프 자리에 구멍을 엽니다.
  3. 전해 도금으로 구멍 안에 구리 기둥을 세웁니다.
  4. 같은 구멍 안에서 기둥 위에 솔더를 얇게 도금합니다.
  5. 감광 필름을 벗기고, 드러난 씨앗층을 에칭해 범프끼리 끊습니다.
  6. 리플로우로 솔더 캡을 한 번 녹여 둥근 모양으로 다듬습니다.

솔더 범프는 같은 흐름에서 구리 기둥 단계를 빼고, 솔더를 두껍게 도금하거나 솔더 볼을 올린 뒤 녹여서 구 모양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둥을 세우는 단계가 하나 더 들어가는 만큼 구리 필러 쪽 공정이 길고 비용도 더 듭니다.

구리 필러 범프와 솔더 범프 비교 표

구분솔더 범프구리 필러 범프마이크로 범프
기본 구조솔더 합금의 둥근 구구리 기둥과 솔더 캡간격이 수십 µm 이하인 범프, 주로 기둥 구조
이름의 기준재료와 모양재료와 모양크기(간격)
접점 간격상대적으로 넓은 편더 좁게 가능수십 µm 이하
접합할 때 모양전체가 녹아 퍼지고 낮아짐기둥은 유지, 캡만 녹음기둥은 유지
강점자기 정렬, 단순한 공정간격 확보, 전기와 열 전달칩 사이의 고밀도 연결
놓치기 쉬운 점간격이 좁으면 브리징솔더가 없다는 오해별개의 재료라는 오해

핵심 정리

솔더 범프는 전체가 녹아 붙는 둥근 접점이고, 구리 필러 범프는 녹지 않는 구리 기둥에 솔더 캡을 얹어 간격의 여유를 만든 구조입니다. 마이크로 범프는 이 둘과 별개의 재료가 아니라, 간격이 수십 µm 이하로 좁은 범프를 부르는 이름입니다. 접점이 촘촘해질수록 기둥 구조가 쓰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컨테이너의 잠금 장치처럼, 간격이 좁아질수록 접점은 더 작아지고 위치는 더 정밀해야 합니다. 범프에서는 거기에 더해 전기와 열, 응력까지 함께 견뎌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면 좋습니다.

면접 대비 질문

면접 대비 질문솔더 범프에서 구리 필러 범프로 넘어가는 이유를 설명하고, 마이크로 범프는 어떤 범프를 가리키는지 말해 보세요.

[답변 포인트] 솔더 범프는 접합 때 전체가 녹아 옆으로 퍼지고 높이가 낮아져 간격이 좁아지면 브리징 위험이 커진다고 시작합니다. 구리 필러 범프는 녹지 않는 구리 기둥이 모양과 높이를 지켜 주고, 꼭대기의 솔더 캡만 녹아 접합하므로 더 좁은 간격이 가능하며 전기와 열 전달에도 유리하다고 말합니다. 마이크로 범프는 재료가 아니라 간격이 수십 µm 이하인 범프를 가리키는 크기 기준의 이름이라는 점, 구리가 단단해 칩 쪽 응력 관리가 필요하다는 단점까지 짚으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