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B 본딩과 매스 리플로우, 열과 압력으로 갈리는 차이

TCB 본딩과 매스 리플로우, 열과 압력으로 갈리는 차이

고속도로 톨게이트에는 하이패스 차로와 일반 차로가 나란히 있습니다. 하이패스 차로는 차들이 속도를 크게 줄이지 않고 줄지어 통과하고, 수동 정산 부스에서는 차 한 대씩 멈춰 확인한 뒤 보냅니다.

칩을 기판에 붙이는 두 방식이 이 풍경과 닮았습니다. 여러 칩을 오븐에 한꺼번에 통과시키는 매스 리플로우, 그리고 칩 하나씩 정밀하게 눌러 붙이는 TCB 본딩입니다.

비유와 다른 점은 빠른 쪽이 거칠고 느린 쪽이 꼼꼼하다는 단순한 구분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칩과 기판은 열을 받으면 서로 다르게 휘기 때문에, 얼마나 정밀하게 붙을 수 있는지는 가열하는 방식에서 갈립니다.

칩을 붙일 때 열과 힘이 필요한 이유

플립칩(Flip Chip) 접합에서는 칩 범프의 솔더를 녹여야 합니다. 그러려면 접합부가 솔더의 녹는점 이상으로 올라가야 하고, 칩의 접속 자리와 기판의 접속 자리가 정확히 맞아야 합니다.

문제는 칩과 기판이 열을 받으면 서로 다른 만큼 늘어나고 휜다는 점입니다. 칩의 주재료인 실리콘은 팽창이 작고, 유기물 기판은 그보다 훨씬 크게 늘어납니다. 이 차이가 접합하는 순간의 정렬과 접촉을 흔듭니다.

매스 리플로우, 오븐에서 한꺼번에 녹이는 방식

매스 리플로우(Mass Reflow, MR)는 칩을 기판 위에 올려 둔 채로 여러 개를 한꺼번에 가열 오븐에 통과시키는 방식입니다. 오븐 안에서 솔더가 녹으면서 접합이 이루어집니다.

매스 리플로우 흐름

  1. 기판의 접속 자리나 칩 범프에 플럭스(Flux)를 바릅니다. 솔더 표면의 산화막을 걷어 내는 보조제입니다.
  2. 본딩 장비가 칩을 집어 범프를 접속 자리에 맞춰 올려놓습니다. 이때는 눌러 붙이지 않고 얹어 둘 뿐입니다.
  3. 칩이 올라간 기판을 리플로우 오븐에 넣어 정해진 온도 곡선대로 가열합니다.
  4. 솔더가 녹아 접속 자리에 달라붙고, 오븐을 나와 식으면서 굳습니다.
  5. 칩과 기판 사이의 틈을 언더필 수지로 채워 굳힙니다.

칩을 올려놓는 시간만 들이고 가열은 오븐이 한꺼번에 맡으므로 처리량이 높습니다. 오래 쓰여 와서 공정 조건이 안정적이라는 점도 강점입니다.

한계는 오븐 안에서 가열되는 동안 접합 자리를 눌러 주는 힘이 없다는 점입니다. 칩과 기판이 서로 다르게 휘면 어떤 범프는 접속 자리에 닿지 못하고, 어떤 범프는 이웃과 붙을 수 있습니다. 간격이 좁고 칩이 얇을수록 이 문제가 커집니다.

TCB 본딩, 칩 하나씩 눌러 붙이는 방식

열압착 본딩(Thermo-Compression Bonding, TCB)은 본딩 헤드가 칩을 집어 기판 위의 정확한 자리에 놓은 뒤, 위에서 열과 압력을 함께 가해 접합하는 방식입니다. 한 번에 칩 하나를 처리합니다.

TCB 한 칩의 흐름

  1. 필요에 따라 기판 위에 접합 보조 소재를 미리 올립니다. 필름이나 페이스트 형태가 있습니다.
  2. 본딩 헤드가 칩을 집어 카메라로 위치를 읽고 정렬합니다.
  3. 헤드가 칩을 눌러 범프를 접속 자리에 맞닿게 하고 압력을 유지합니다.
  4. 헤드를 빠르게 가열해 솔더를 녹이고, 압력을 유지한 채 식혀서 굳힙니다.
  5. 헤드를 들어 올려 다음 칩으로 옮겨 갑니다.

눌러 주는 덕분에 칩이나 기판이 약간 휘어 있어도 범프를 접속 자리에 맞대어 접합할 수 있고, 접합 뒤의 높이도 관리하기 쉽습니다. 헤드가 칩 위에서 가열하므로, 기판 전체를 오븐처럼 오래 달구지 않아도 되는 편입니다.

간격이 좁고 칩이 얇은 곳에서 TCB가 주로 쓰입니다. 얇은 칩을 여러 장 쌓는 적층 메모리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대신 칩 하나마다 가열과 냉각을 거치므로 한 사이클이 길고, 장비도 비싸고 정밀해야 합니다. 이 점이 TCB의 가장 큰 대가입니다.

속도와 정밀도를 맞바꾸는 계산

두 방식의 처리량 차이를 가상의 숫자로 따져 보면 감이 옵니다. 실제 장비의 사이클 타임과 불량률은 제품과 공정마다 크게 다릅니다.

가상 계산 예시, 시간당 양품 수TCB 한 칩에 가열과 압착, 냉각, 이동까지 6초가 걸린다고 가정하면 한 시간에 3,600 ÷ 6 = 600개를 붙입니다. 불량률이 1%라면 양품은 600 × 0.99 = 594개입니다.

매스 리플로우는 칩을 올려놓는 데 1초가 걸리고 오븐은 병렬로 돈다고 가정하면 시간당 3,600개입니다. 불량률이 5%라면 양품은 3,600 × 0.95 = 3,420개이고, 3,420 ÷ 594 ≈ 5.8배입니다.

불량률이 이만큼 높아도 매스 리플로우의 양품 수가 훨씬 많으니, 간격이 넓고 칩이 두꺼운 제품이라면 굳이 TCB를 쓸 이유가 없습니다. 반대로 불량 하나가 값비싼 칩 여러 장을 함께 버리게 만드는 제품이라면, 처리량이 낮아도 접합 성공률이 높은 쪽이 이득입니다. 이때 TCB 본딩의 처리량 한계는 비용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TCB가 매스 리플로우보다 항상 더 좋은 방식이라는 오해가 있습니다. 두 방식은 우열이 아니라 제품의 간격과 두께, 불량 한 건의 손실에 따라 고르는 선택지입니다.

접합 뒤 틈을 메우는 방법의 차이

접합이 끝나면 칩과 기판 사이에 틈이 남고, 이 틈은 수지로 채워 줘야 합니다. 이 수지가 언더필(Underfill)이며, 범프에 걸리는 응력을 나눠 받아 접합부를 지켜 줍니다.

매스 리플로우에서는 보통 접합이 끝난 뒤 액체 수지를 가장자리에 떨어뜨려 모세관 현상으로 틈 안으로 스며들게 합니다. 반면 TCB는 접합 전에 NCF(Non-Conductive Film)라는 필름형 수지를 먼저 붙여 두고, 누르면서 솔더를 녹일 때 틈을 함께 메우는 조합이 쓰이기도 합니다.

간격이 좁거나 칩 사이 틈이 얇으면 액체 수지가 구석까지 채워지기 어렵기 때문에, 미리 놓아 두는 방식이 선택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떤 수지를 쓸지는 틈의 크기와 사용하는 접합 방식에 맞춰 함께 정해집니다.

TCB 본딩과 매스 리플로우 비교 표

구분매스 리플로우TCB
가열 방식오븐에서 기판 전체를 가열헤드가 칩 위에서 가열하며 가압
처리 단위여러 칩을 동시에칩 하나씩
휨에 대한 대응접합 중 누르는 힘이 없어 휨의 영향이 큼압력으로 접촉을 확보
적합한 조건간격이 넓고 칩이 두꺼운 제품간격이 좁고 칩이 얇은 제품
접합 보조 소재플럭스, 접합 후 액체 언더필NCF나 페이스트를 먼저 올리는 조합도 가능
처리량과 장비 부담처리량 높음, 장비 부담 낮음정밀도 높음, 사이클이 길고 장비 부담 큼
놓치기 쉬운 점휨이 큰 칩에서 접촉 불량느려서 모든 제품에 쓸 수는 없음

핵심 정리

매스 리플로우는 오븐에서 여러 칩을 한꺼번에 녹이는 빠른 방식이고, TCB 본딩은 칩 하나씩 열과 압력으로 눌러 붙이는 정밀한 방식입니다. 둘을 가르는 기준은 휨을 어떻게 다루는가와 속도를 얼마나 내주는가이며, 간격이 좁고 칩이 얇아질수록 TCB 쪽 비중이 커집니다.

하이패스 차로와 수동 정산 부스처럼, 어느 쪽이 더 우월하다기보다 들어오는 차의 조건에 맞는 차로를 고르는 문제입니다. 반도체에서는 그 조건이 접점 간격과 칩 두께, 그리고 불량 하나가 남기는 손실입니다.

면접 대비 질문

면접 대비 질문매스 리플로우 대신 TCB를 써야 하는 상황은 언제이고, 그때 치르는 대가는 무엇인지 설명해 보세요.

[답변 포인트] 매스 리플로우는 칩을 얹어 둔 채 오븐으로 한꺼번에 가열해 처리량이 높지만, 접합 중 눌러 주는 힘이 없어 칩과 기판의 휨 차이가 접촉 불량이나 브리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시작합니다. TCB는 헤드로 눌러서 접촉을 확보하고 높이를 관리하므로 좁은 간격과 얇은 칩, 적층 구조에 유리하다고 말합니다. 반면 칩 하나씩 가열과 냉각을 거쳐 사이클이 길고 장비 비용이 크다는 점, NCF 같은 접합 보조 소재와 짝지어 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더하면 좋습니다.